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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전환을 넘어 모빌리티 혁명으로 (11)] 삼성전자, 피지컬 AI를 ‘제2의 반도체 신화’ 달성의 일환으로 추진 중(下)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6.05.11 00:30
ㅣ 수정 : 2026.05.11 00:30
[기사요약]
삼성, 피지컬 AI 생태계 확장
레인보우로보틱스 중심 로봇 연합 구축
로봇 플랫폼 사업자 도약 시도
테슬라와 현대자동차의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중심으로 한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이 2025년 말부터 본격화되고 있다. 테슬라 옵티머스의 의욕적 공장 배치 및 대량 생산 페이스는 기술적이고 엔지니어링적인 여러 난관으로 지연되고 있는 반면, 현대차가 주도하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는 CES 2026에서 작동성과 공장 활용 가능성을 강조하는 진전된 시연을 선보였다. 아틀라스는 2026년 현대차 미국 공장 적용에 이어 2028년까지 대폭 가격을 낮추어 대량 생산될 계획이다. 이 경쟁은 단순한 기술의 시연을 넘어 제조업 생산 체계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촉진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명예 KIET Fellow] 삼성전자가 추진하고 있는 로봇 사업의 지향점은 기계적 자동화를 넘어, 인공지능(AI)이 물리적 실체와 결합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의 완성에 있다.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삼성그룹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핵심 부품을 아우르는 거대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이 생태계의 중심축은 국내 최초의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휴보(HUBO)’를 개발한 레인보우로보틱스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의 제조 역량을 실체화할 핵심 파트너로서 협동로봇, 이족보행 플랫폼, 자율이동 로봇(AMR) 등을 공급하며 삼성의 공장 자동화 및 차세대 로봇 라인업의 근간을 형성한다.
• 삼성 휴머노이드 생태계의 중심은 레인보우로보틱스.. 소프트웨어는 삼성SDS 담당, 생태계 전후단에 인탑스 및 SPG 등 포진
삼성SDS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삼성의 AI 및 휴머노이드 전략 추진의 소프트웨어 관련 중심축이다. 사진은 삼성SDS 동탄 데이터센터 [출처=삼성SDS]
로봇의 ‘두뇌’와 ‘신경망’ 역할을 담당하는 소프트웨어 층위에서는 삼성SDS가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삼성SDS는 자체 AI 플랫폼인 ‘브라이틱스(Brightics) AI’와 ‘패브릭스(FabriX)’를 통해 로봇의 관제, 데이터 통합, AI 에이전트 기능을 제공하며, 로봇이 복잡한 산업 현장에서 무엇을 보고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규칙 엔진과 운영체계(OS)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삼성SDS는 ‘K-피지컬 AI 얼라이언스’를 주도하며 NC AI, 리얼월드, 씨메스, 펑션베이 등 기술 전문 기업들과 협력해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를 잇는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WFM)’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로봇이 물리 법칙을 이해하고 실제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많은 변수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드는 지능화 작업의 핵심이다.
생태계의 전단(Front-end)에서 완제품 및 모듈 생산을 담당하는 또 다른 핵심 기업은 인탑스이다. 인탑스는 삼성전자의 보행 보조 로봇 ‘봇핏(Bot Fit)’의 시제품 제작부터 최종 양산 조립(EMS)까지 핵심 제조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드림텍과 자회사 나무가는 로봇의 시각 인지 능력을 담당하는 3D ToF(Time of Flight) 카메라 센서 및 비전 모듈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로봇 센서 공급망 참여가 거론되고 있다.
이러한 전단 기업들은 삼성전자의 설계 도면을 실제 물리적 제품으로 구현하고 대량 양산 체제를 구축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삼성전자의 첫 웨어러블 로봇인 ‘봇핏’은 인탑스에서 위탁 생산하고 있다. [출처=인탑스]
후단(Back-end) 부품 생태계에서는 초정밀 감속기와 모터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활약하고 있다. 로봇의 관절 부위에서 힘을 조절하고 정밀한 움직임을 가능케 하는 감속기는 로봇 제조 원가의 약 3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다.
이랜시스는 삼성전자의 메인 공급사로서 ‘봇핏’과 가정용 AI 로봇 ‘볼리’ 등에 들어가는 초소형 감속기를 공급하고 있으며, 국내 정밀 감속기 점유율 1위인 SPG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양팔형 휴머노이드 ‘RB-Y1’의 관절에 감속기를 공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에스비비테크는 하모닉 감속기를 국산화해 삼성의 공급망 다변화 전략에 참여하고 있으며, KH바텍은 금속 가공 기술을 바탕으로 로봇의 외장 프레임과 관절 케이스를 납품하는 하드웨어 파트너로 협력하고 있다.
또한, 피지컬 AI의 ‘두뇌’ 역할을 수행하는 AI 칩의 테슬라 및 그록(Groq) 등 글로벌 메이저의 파운드리 위탁 생산이 AI 칩 자체 기술력 확보의 중요한 기반이다.
즉 삼성전자는 테슬라의 차세대 휴머노이드용 AI 칩인 ‘AI6’와 글로벌 팹리스 기업 그록(Groq)의 차세대 언어 처리 장치(LPU)인 ‘Groq3’를 4나노 공정에서 위탁 생산하기로 계약했다.
<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삼성그룹의 AI 및 휴머노이드 생태계 >
• 테슬라와 그록 등 글로벌 메이저의 AI 칩 위탁생산 통한 자체 기술력 배양 중
요약하자면 삼성전자의 로봇 생태계는 네 가지 층위의 전략적 구조를 가진다.
첫째, 국내의 레인보우로보틱스(H/W)와 삼성SDS(S/W)가 기술의 수직 계층을 형성한다. 둘째, 정밀 부품 및 센서 업체들이 후방에서 공급망을 지탱한다. 셋째, 해외에서는 테슬라나 엔비디아와 같은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으로 AI 칩과 시뮬레이션 환경을 확보한다. 넷째, 삼성전자의 평택 5공장(P5) 및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과 같은 글로벌 제조 거점이 실제 기술을 검증하고 데이터를 축적하는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체계적인 구조는 삼성이 완제품 제조사를 넘어 로봇 산업의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성공적인 로봇 생태계 구축을 위한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삼성그룹은 향후 전략은 다음과 같이 제시할 수 있다.
첫째, 핵심 부품 협력사에 대한 ‘상생형 기술 지원’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이랜시스나 SPG와 같은 중소 협력사들이 글로벌 수준의 원가 경쟁력과 품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삼성의 스마트공장 기술을 이전하고 대량 양산을 보장해 ‘부품의 국산화 및 표준화’를 완성해야 한다.
둘째, ‘오픈 파트너십’을 통한 지능 고도화가 필요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언급했듯이 로봇은 거대한 생태계의 산물이며, 삼성은 엔비디아의 아이작(Isaac) 플랫폼이나 글로벌 AI 연구 기관들과 협력해 자사 로봇의 인지 능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셋째, ‘보안 및 프라이버시’를 로봇의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워야 한다. 삼성SDS의 구축형(On-Premise) AI 환경과 삼성전자의 녹스(Knox) 보안 솔루션을 로봇에 이식해, 개인의 사생활이나 기업의 기밀이 외부로 유출될 우려를 원천 차단함으로써 중국산 로봇과의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
삼성은 이미 한국과 미국 내 자사 공장 두 곳에 완전한 E2E(end-to-end) 5G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물류부터 제조, 운송, 포장, 출하에 이르기까지 공정 운영 전반에 최첨단 기술이 도입되었다. [출처=삼성전자]
이제 삼성은 로봇을 단순한 하드웨어가 아닌,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지능형 서비스 플랫폼’으로 정의하고 글로벌 생태계의 룰 메이커(Rule Maker)가 되기 위한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해야 할 것이다.
◀ 곽대종(Daejong Gwak) ▶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박사 / 산업연구원 명예 KIET Fellow / (전)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환경·기술분과 위원 /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평가위원 / (전) 산자부 연구개발사업 평가위원 / (전) 규제개혁위원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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