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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국 뛰는데 광주만 구경…겉도는 'e스포츠 도시'

리그 오브 레전드(롤) e스포츠 팬들의 시선이 대전으로 향하고 있다. 전 세계 11개 팀이 참가하는 ‘2026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이 28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막을 올리면서다.

MSI2026대전. 라이엇게임즈 제공

리그 오브 레전드(롤) e스포츠 팬들의 시선이 대전으로 향하고 있다. 전 세계 11개 팀이 참가하는 ‘2026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이 28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막을 올리면서다. 대전시는 다음 달 12일까지 이어지는 MSI를 관광·상권과 연계해 관람객 8만명, 1000억원대 경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대형 e스포츠 국제대회가 지역 관광과 소비 활성화 계기로 활용되는 가운데 ‘e스포츠 도시’를 표방해 온 광주는 유치 경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4월 마감된 ‘2027 코리아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본선 토너먼트 유치 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롤드컵은 MSI와 함께 롤을 대표하는 국제대회다.

5천석·1만석 벽…전용경기장 한계

광주시가 의향서를 내지 못한 배경에는 인프라 한계가 있다. 롤드컵 본선 토너먼트는 8강·4강에 최소 5000석, 결승에는 1만석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조선대 해오름관의 광주e스포츠경기장 주경기장은 1005석 규모에 그친다.

광주시는 김대중컨벤션센터 대관과 전남권 숙박시설 연계 등을 검토했다. 하지만 전남 시·군과의 공동 추진이 성사되지 않으면서 의향서 제출로 이어지지 못했다. 단일 지자체가 대관 일정과 숙박·교통·부대행사 공간을 동시에 확보하기 어려웠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강원 원주시는 이달 중순 전용 e스포츠 경기장 없이 ‘LCK 로드 투 MSI’를 열었다. 원주DB프로미아레나를 주경기장으로 활용, 인근 치악체육관에는 팬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관광지 스탬프 투어와 지역 소비 인증 행사도 연계했다.

롤드컵과 원주 대회는 규모와 성격이 다르다. 다만 기존 체육시설과 팬 행사, 관광·상권 프로그램을 사전에 연계한 이 사례는 광주에도 과제를 남긴다.

지난 2018년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체육관서 진행된 롤드컵 4강전 전경. 라이엇게임즈 제공

2018년 롤드컵 후 대형 대회 공백

광주는 e스포츠 기반이 탄탄한 도시다. 상설 경기장을 갖췄고, T1 ‘오너’ 문현준과 한화생명e스포츠 ‘딜라이트’ 유환중 등 지역 출신 선수들도 국제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롤드컵 4강전이 열려 흥행 가능성을 입증했다. 강기정 광주시장도 e스포츠를 ‘꿀잼도시‘ 광주의 핵심 콘텐츠로 육성하겠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이후 대형 국제대회 유치는 전무하다. 광주는 2023년 롤드컵 유치전에서 교통·숙박·관객 수용력 문제로 탈락, 이번에는 의향서 제출 단계에서 멈추며 지역 팬들의 아쉬움을 키웠다.

광주시민 김태완(33)씨는 “MSI나 롤드컵은 늘 극장에서 보거나 온라인으로만 즐긴다”며 “경기장도 있고 팬도 많은데 광주에서는 왜 큰 대회가 열리지 않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광주보다 인구와 예산 규모가 작은 기초지자체들의 행보는 대조적이다. 경기 안산시는 e스포츠 서머 페스티벌을 정례화했고, 경북 예천군은 국가대표 전용 훈련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경주시는 아마추어 대회를 유치해 운영 경험을 쌓고 있다. 라이엇게임즈의 비수도권 로드쇼도 강릉·대전·경주·부산·원주로 이어졌다.

2022 롤 MSI 조형물이 설치된 해운대 해수욕장. 아시아e스포츠산업지원센터 제공

2022 MSI 홍보 드론쇼가 펼쳐진 광안리 해수욕장. 아시아e스포츠산업지원센터 제공

“대회 넘어‘광주형 메가 콘텐츠’ 필요”

전문가들은 아마추어 대회 등 단발성 행사에 머무르지 않고, 팬들이 직접 광주를 찾을 이유가 되는 대형 e스포츠 콘텐츠를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정연철 호남대 e스포츠산업학과장은 “팬들은 프로 선수나 유명 스트리머를 보기 위해 지역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1년에 한두 차례라도 광주를 대표하는 메가급 행사를 열어 ‘광주에서 큰 e스포츠 대회가 열린다’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나윤 광주시의회 교육문화위원은 “e스포츠는 성장 잠재력이 큰 미래 산업인 만큼 지자체의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단순 행사 유치를 넘어 게임사와 협업해 지역 상권을 살릴 차별화된 콘텐츠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특별시 출범…광역 전담체계 과제

다음 달 1일 출범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광주의 시설 한계를 보완할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광주 경기장 인프라와 전남 숙박·관광 자원을 묶는 광역 전담체계 구축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대형 체육시설 대관 일정과 호텔 객실, 교통망, 부대행사 공간을 평소 공동 관리해야 한다. 공모가 시작되면 객실 확보와 셔틀 동선, 관광 코스, 지역 상권 연계안을 하나의 패키지로 제시할 상설 준비체계도 필요하다.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관계자는 “국내 e스포츠 시장은 일부 해외 게임 중심으로 형성돼 신규 국내 게임이 대회를 열기 쉽지 않은 구조”라며 “‘광주만의 e스포츠 문화’를 만드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행정통합을 계기로 광주 GES 등 자체 대회를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과 지역 게임기업 연계 사업으로 확대하고, 광주·전남 전역에서 즐길 수 있는 권역형 e스포츠 콘텐츠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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