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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적자 사업부도 억대 성과급?… 삼성전자, 총파업 앞두고 '노노 갈등' 확...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은 메모리사업부, 파운드리사업부, 시스템LSI사업부 등으로 구성되는데... 노조는 DS 부문 중심의 쟁의행위를 통해 협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인데, 시장에서는 반도체 공정 특성상...

적자 사업부도 억대 성과급?… 삼성전자, 총파업 앞두고 '노노 갈등' 확...

노조, 오는 5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 예고… “최대 30조 손실” 주장

DX “성과 없는 곳에 보상은 역차별”… 노조 “제도 바꿔야 DX·DS 함께 산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ㅍㅍㅅㅅ 이주환 기자)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단순한 임단협 대치를 넘어 사업부 간 형평성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오는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했고, 파업 시 회사에 최대 30조원 수준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사내에서는 노조 요구가 과연 전 직원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특정 사업부의 이해를 과도하게 반영한 것인지에 대한 반발도 함께 커지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초기업노조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성과급 산정 방식이다. 노조는 현행 경제적부가가치(EVA) 중심 구조 대신 영업이익 기준의 제도화를 요구하고 있다.

초기에는 영업이익 15% 재원화를 주장했고, 이후에는 영업이익 10%를 재원으로 삼아 ‘부문 40%, 사업부 60%’ 비율로 배분하는 방식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측은 이를 통해 디바이스경험(DX)와 디바이스솔루션(DS) 모두가 공통으로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적자 사업부 억대 보상 논란… DX “형평성 무너진다”

하지만 이 요구는 오히려 내부 갈등을 키우고 있다. 스마트폰·가전·TV 등 완제품 사업을 담당하는 DX 부문 직원들 사이에서는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성과주의 원칙이 흔들린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적자를 이어온 사업부까지 고액 성과급 지급 대상으로 묶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반발이 강하다.

DS 안에서도 온도차… 메모리와 비메모리의 차이

이 같은 반발의 배경에는 DS 부문 내부의 실적 격차가 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은 메모리사업부, 파운드리사업부, 시스템LSI사업부 등으로 구성되는데, 메모리는 삼성전자 실적을 떠받쳐온 핵심 사업으로 평가받는 반면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는 수년째 조 단위 적자가 누적된 사업부로 거론돼 왔다.

최근 삼성전자 직원 200여 명이 참여한 사내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약 60%가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는 적자 상태이므로 성과급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4년 전삼노 총파업 승리 궐기대회 (사진=연합뉴스)

성과급이 아니라 ‘교섭력 상금’ 되나

직원들의 문제의식은 단순한 감정적 반발에 그치지 않는다. 실적을 낸 조직과 적자를 낸 조직의 보상 기준이 지나치게 비슷해질 경우, 성과주의가 아니라 ‘집단 교섭력’이 보상을 좌우한다는 인식이 사내에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서도 이번 사안을 두고 “노사 갈등을 넘어 DS와 DX 간 노노 갈등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해석이 적지 않다.

억대 성과급 시나리오, 숫자보다 큰 건 파장

노조 요구안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적자 사업부 직원들까지 1인당 수억원대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노조의 요구안이 관철될 경우,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 직원들이 1인당 4억원에 가까운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고, 앞선 보도들에서는 메모리 사업부 1인당 4억5000만원, 파운드리·시스템LSI 3억원 수준 요구안이 거론되기도 했다.

문제는 구체적인 액수보다, 이러한 요구가 기존 사내 보상 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초기업노조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노조 “프레임의 오류, 본질은 낡은 기준”

노조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영업이익 15% 재원 상한 폐지와 제도화가 이뤄지면 DX와 DS 모두에 공통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DX 내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처럼 실제 흑자를 내고도 현 구조상 불리한 평가를 받는 조직이 있어, 문제의 본질은 특정 적자 사업부 챙기기가 아니라 낡은 성과급 지급 기준 자체라는 논리다.

노조는 이번 요구를 ‘적자 사업부 퍼주기’가 아니라 ‘사업부 실적을 더 직접 반영하는 제도 개편’으로 보고 있다.

회사 “제도 개편보다 우선 보상”… 절충 카드 제시

사측도 대응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집중교섭에서 경쟁사 이상 수준의 보상을 보장하는 특별 포상안을 제시했다. 회사 설명으로는 노조가 요구한 영업이익 10% 재원화보다 많은 수준의 재원을 활용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메모리 사업부에는 경쟁사 동등 이상 지급률을 보장하고,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에는 경영성과 개선 시 OPI 50%에 추가 25%를 더해 최대 75%까지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다만 회사는 제도 자체를 한 번에 바꾸기보다 특별 포상을 먼저 적용하고 추가 논의를 이어가자고 했지만, 노조는 이를 일시적 처방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안이 모두에게 유리한 것도 아니다”

여기서 아이러니가 생긴다. 회사 측 설명대로라면 노조 요구안이 모든 DS 구성원에게 유리한 것만도 아니다.

회사는 노조가 요구한 ‘부문 40%, 사업부 60%’ 방식을 2025년 OPI 지급률에 대입하면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 지급률이 기존 47%에서 11%로 떨어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겉으로는 적자 사업부까지 챙기는 듯 보이지만, 실제 제도 설계에 따라서는 메모리 중심의 보상 확대 효과만 커지고 일부 사업부는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논란이 단순히 ‘노조 대 회사’가 아니라 ‘누구의 성과를 어떤 기준으로 인정할 것인가’라는 더 복잡한 문제로 읽히는 이유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HBM 추격전 앞둔 삼성에 파업 악재… 노조 명분 시험대

총파업이라는 강수에도 불구하고 노조를 향한 외부의 시선은 냉담하다. 노조는 DS 부문 중심의 쟁의행위를 통해 협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인데, 시장에서는 반도체 공정 특성상 생산 차질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공급망 신뢰와 고객 대응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외신도 이번 사안을 단순한 노사 분규로 보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삼성의 파업 움직임을 두고 “글로벌 AI 패권 다툼이 절정에 달한 시점에 발생한 심각한 차질”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뒤처진 상황에서 주도권 회복에 집중해야 할 시점에 내부 결속까지 흔들릴 경우, 경쟁사들에 전략적 기회를 내줄 수 있다는 취지다.

여기에 더해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조직이나 인원을 둘러싼 압박성 메시지, 이른바 ‘블랙리스트’ 유출 사건에 노조원이 연관됐다는 점까지 불거지면서, 노조가 명분보다 대결 수위를 끌어올리는 데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도 함께 커지고 있다.

돈 문제만이 아니다… 삼성 보상체계의 구조적 충돌

삼성전자 성과급 논란의 본질은 단순히 돈의 액수가 아니라, 미래 전략 사업을 육성하면서도 전사적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합리적 기준의 부재에 있다.

노조의 제도 개선 요구는 일리가 있으나, 격차가 큰 조직을 무리하게 하나의 프레임으로 묶는 방식은 내부 결속력을 약화시킬 위험이 크다.

파업을 앞둔 삼성전자에 필요한 것은 강경한 투쟁이나 일회성 보상이 아닌, 성과와 투자 그리고 조직 통합을 아우를 수 있는 정교한 보상 체계의 재설계다.

(ㅍㅍㅅㅅ / PPSS ) 이주환 기자 kamchatka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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