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학교 전경
광주 지역 주요 대학 총학생회가 저조한 투표율 속에 힘겹게 꾸려졌다. 외면받는 학생자치 회복을 위해 학생들을 위한 적절한 의제 발굴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 대학가에 따르면 전남대학교 제55대 총학생회 선거에서 단독 출마한 ‘그린’이 두 차례 치러진 투표에서 39.85%의 투표율(첫번째 투표율 36.26%)로 당선됐다.
개표 요건 투표율인 33.3%를 간신히 넘긴 셈인데, 근래 치러진 총학생회 단일 선거(2023년, 2024년) 가운데서는 가장 높은 득표율이다.
학생자치에 대한 재학생들의 낮은 관심도가 여실히 드러난 결과다.
오프라인은 물론 에브리타임 등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선거 독려가 있었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크지 않았다.
인문대학 4학년인 박모씨는 “역대 총학생회에 기대했던 부분에서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되레 총학생회 명함을 자기 스펙용으로 치부하려는 행태에 실망이 컸다”며 “또 당장 나조차도 졸업을 위한 성적, 스펙에 신경쓰다보니 학생들의 입장을 대변해주지 않는 학생회는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학생 자치에 대한 무관심은 개별 학과에서도 나타났다.
전남대의 경우 AI융합대 등 단과대는 물론 인공지능학부 등 개별 학과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가 꾸려졌다. 비대위조차 꾸리기 어려운 곳도 있어 향후 학생 의견 수렴 과정이 녹록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윤동규 전남대 총학생회장은 “단과대 회장 출마자가 아예 없어 학과 회장들 중심으로 비대위 체제를 꾸리려는데, 학과 회장조차도 공석인 경우가 있었다”며 “비대위는 학우들의 의견을 대변하기 어려운 구조라 학생회 운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전남대 여수캠퍼스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투표율 저조로 조만간 총학생회 재선거가 이뤄질 예정인데, 비대위가 부재한 상황에서 본교 학생회와의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윤동규 총학생회장은 “‘전남대-여수대 통합 20주년’임에도 학생들 간 교류와 협력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학내 학생자치 담당 부서를 통해 연락을 시도하고 있는데, 하루빨리 소통 채널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린’은 학생 자치에 대한 관심도 제고에 주력하겠단 입장이다.
현행 온라인 채널 활성화는 물론 매주 진행되는 중앙운영위원회 회의를 단과대 건물별로 돌아가며 개최할 예정이다.
총학생회 운영(회의)에 대한 접근성을 키우는 방식으로 학생들의 참여도를 이끌어 내겠단 복안이다.
또 시험기간 중 ‘3천원의 점심밥’ 운영 등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학생 맞춤형 정책들을 펼칠 계획이다.
윤동규 총학생회장은 “학생 자치보다 성적과 대외활동 경험이 중요해진 학생들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한다”며 “(‘그린’은) 학업을 이끌어주는 학생 복지를 만들기와 대외 활동 독려를 위한 학교 위상 높이기에 집중하려 한다. 언젠가 학업과 학생자치의 중요도가 같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 믿는다”고 다짐했다.
조선대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조선대학교 제39대 총학생회 선거에서도 단독 출마한 ‘시그널(Cgnal)’ 선본이 51%의 득표율을 얻어 당선됐다. 당시 개표 요건(투표율 50% 이상)을 충족하지 못해 투표 기간을 하루 더 연장했다. 자연과학공공보건안전대학과 미술대학은 비대위 체제로 운영 중이다.
조선대 총학생회는 임기 동안 학생 체감형 변화를 이끌어 내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조민혁 조선대 총학생회장은 “학우들의 의견이 실제 정책과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하려 한다”며 “수강신청 등 학생들의 요구를 총학생회가 수렴해 학교 본부와 논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자신의 의견이 학교 변화로 이어지는 과정을 체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학생자치의 위기 속 진정성있는 의제 설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정금칠 여민정책연구원 대표는 “과거 학생회는 ‘독재정권타도’라는 시민 공동의 목표의식이 또렷했지만 현재는 사라졌다”며 “대학 졸업 후 진로가 불투명해지면서 총학생회 선거 뿐 아니라 학내 문제 관련해서도 관심도가 크게 떨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동의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논쟁을 통해 결정되는 과정이 평소에 학습돼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등록금 인상 문제처럼 학생 삶과 직결된 진정성 있는 아젠다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가람 기자
조선대학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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