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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재난은 늘어나는데 사람은 부족···방재안전직 처우 개선 과제

광주 북구청 안전총괄과 재난안전팀과 자율방재단, 주민들이 8일 극한 호우 상황을 가정한 양수기 가동 훈련이 열린 용전동 영산강변 일대에서 여름철 자연 재난 대비 엔진 양수기 가동훈련을 하고 있다.

재난은 늘어나는데 사람은 부족···방재안전직 처우 개선 과제

폭우·폭염·산불 대응 핵심 인력

자치구별 방재안전직 2~4명 수준

정부 인사 우대책 현장 안착 주목

"인력 확충·근무여건 개선 우선"

광주 북구청 안전총괄과 재난안전팀과 자율방재단, 주민들이 8일 극한 호우 상황을 가정한 양수기 가동 훈련이 열린 용전동 영산강변 일대에서 여름철 자연 재난 대비 엔진 양수기 가동훈련을 하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비 예보만 떠도 긴장합니다. 퇴근 후에도 휴대전화를 쉽게 놓지 못하죠.”

폭우와 폭염, 산불 등 재난이 일상화되면서 방재안전직 공무원들의 역할과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높은 업무 강도와 책임 부담 속에 만성적인 인력 부족까지 겹치면서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토로가 나온다. 정부가 올해 특별승진과 근속승진 단축 등 인사 우대책을 시행한 가운데 이러한 제도가 현장에 안착해 전문인력의 장기근속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해 9월 재난·안전 분야 조직·인력 강화 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 4월 지방공무원 임용령 개정을 통해 재난안전 분야 공무원에 대한 인사 우대 제도를 시행했다.

주요 내용은 재난안전 분야 우수 공무원에 대한 정원 외 특별승진과 근속승진 기간 최대 2년 단축, 근무평정 가산점 부여 등이다. 기후위기와 복합재난 증가로 재난안전 업무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전문 인력의 사기를 높이고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가 인사 우대책까지 내놓은 배경에는 현장의 고질적인 인력난이 자리하고 있다. 재난안전 분야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무지만, 방재안전직은 높은 업무 강도와 책임 부담 등으로 기피 직렬로 꼽히면서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광주지역 재난안전부서 총정원은 207명이지만 이 가운데 방재안전직 정원은 37명으로 17.9%에 불과하다. 또 입직 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사한 인원도 9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선 자치구의 방재안전직 규모도 ‘극소수’다.

현재 자치구 방재안전직 인원은 육아휴직자를 포함해 동구 3명, 서구 3명, 남구 4명, 북구 3명, 광산구 2명 수준이다. 이마저도 최근 신규 채용을 통해 인력을 보강한 결과다. 북구는 지난해까지 사실상 1명이 업무를 맡아오다 올해 신규 채용을 통해 인력이 보강됐으며, 광산구 역시 기존 인력 1명 체제에서 신규 직원이 충원돼 현재 2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처럼 방재안전직 인력 부족이 이어지면서 일반행정직이나 시설직 공무원 등이 재난 관련 부서 자리를 채우고 있는 실정이다.

재난 대응 최전선에 서 있는 방재안전직 공무원들은 상시 대기 상태에 가까운 근무 환경과 과중한 업무 부담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토로한다.

방재안전직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A씨는 “특보가 발표되면 곧바로 비상근무 체제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상황을 예의주시하게 된다”며 “재난이 발생했을 때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안전점검과 예방사업, 재난 대응 계획 수립 등 해야 할 업무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소수직렬이다 보니 순환도 잘 되지 않는다”며 “주말이나 휴일에도 기상 상황을 계속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재난 담당 공무원 B씨는 “특히 여름이나 겨울철에는 재난 위험이 크기 때문에 늘 긴장 상태로, 초과근무는 일상이다. 상황 보고와 피해 조사, 복구 지원, 주민 민원 대응이 한꺼번에 몰린다”며 “현장에서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데, 사고가 발생하면 담당 부서가 가장 먼저 책임론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승진 혜택과 가산점 제도를 마련한 것은 분명 의미 있는 변화”라면서도 “잦은 이탈을 막고 전문 인력이 현장에 남을 수 있도록 장기근속자에 대한 우대가 더욱 강화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공무원노조는 방재안전직 기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사 우대책을 넘어 인력 확충과 근무환경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한다.

백형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본부장은 “정부가 방재안전직에 대한 인센티브와 승진 우대책을 마련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다만 아직 시행 초기인 데다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재안전직은 자치구별로 1~4명 수준에 불과한 경우가 많아 한 명만 빠져도 업무 공백이 발생할 정도다. 가장 근본적으로는 인력난 해소가 우선돼야 한다”며 “승진을 빨리 시켜주거나 가산점을 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재난 대응 경험을 쌓은 전문 인력이 현장에 남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충분한 인력 확보와 안정적인 근무 여건이 뒷받침돼야 장기근속도 가능하고 정책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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