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인도서 잇단 성과…현장 경영·기술 투자 결실
멤피스 투자부터 HVDC 국산화까지…전력망 주도권 확보
조현준 효성 회장. 사진=효성그룹 제공
매일일보 = 정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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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현장 경영이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해 지구 네바퀴나 돌 정도로 현장 경영에 매진한 조 회장은 효성을 글로벌 전력기기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로 끌어올렸다. 시장 변화와 고객 목소리를 경영에 즉각 반영하기 위해 직접 인맥을 쌓고 현장을 지휘한 조 회장의 집념이 '글로벌 효성'의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매출 5조9685억원, 영업이익 7470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글로벌 수주잔고만 전년 대비 34%나 늘어 11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미국과 유럽, 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 조 회장이 직접 공을 들였던 것이 성과로 나타났다.
특히 효성의 성과는 선제 대응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력 인프라 확충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 등 글로벌 전력기기 시장이 ‘슈퍼사이클’에 올라타기 전부터 조 회장은 초고압 전력기기 생산능력 확충과 연구개발(R&D)을 독려했고 그 전략이 주효했다.
조 회장의 ‘현장 중심 DNA’는 그의 이력과도 맞닿아 있다. 미국 예일대와 일본 게이오기주쿠대를 거쳐 미쓰비시상사, 모건스탠리 도쿄지점 등에서 근무한 그는 정·재계 핵심 인사들과 꾸준히 교류하며 해외 사업의 밑그림을 그렸다. 지난 1997년 효성 T&C 입사 후 전략본부와 무역·섬유PG 등 요직을 거치며 실무 감각을 쌓은 것은 오늘날 현장형 리더십의 근간이 됐다.
그는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와 현장 경영을 기반으로 전력기기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 파티흐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 새프라 캐츠 오라클 CEO 등과 만나 에너지·AI·산업 구조 변화에 대해 의견을 나눴고, 미국 정계와 지방정부 인사들과도 접점을 넓혔다.
베트남, 인도, 호주 등 주요 협력 국가 인사들과의 관계도 이어가며 사업 기회를 직접 모색했다. 특히 조 회장은 지난 2016년과 2018년 두 차례 당시 베트남 총리를 만나 현지 인프라 사업 진출과 신규 투자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협력 기반 강화에 공을 들여왔다.
조 회장의 현장 경영은 실제 수주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2월 미국에서 약 7870억원 규모의 765kV 초고압변압기 및 리액터 공급계약을 따냈다. 미국에 진출한 한국 전력기기 기업의 단일 프로젝트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전력기기 풀 패키지 최고 공급에 이은 쾌거로, 조 회장이 선제 투자한 미국 멤피스 공장이 거점 역할을 하며 납기와 기술 경쟁력을 극대화한 결과다.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효성의 글로벌 전략이 통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 시장에서 초고압변압기와 차단기 공급을 확대하고 있고, 호주에서는 1425억원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설계·조달·시공(EPC) 계약과 인도 푸네 공장 증설 등 글로벌 지배력도 넓히고 있다.
조 회장은 미래 기술 투자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초고압직류송전(HVDC)은 미래 에너지 시장을 이끌 핵심 기술”이라며 지원 의지를 밝히고 장기 투자를 이어간 것이 대표적이다.
이에 지난 2017년부터 1000억원을 투입한 효성중공업은 지난 2024년 200MW급 전압형 HVDC 국산화에 성공하며 기술 자립을 이뤄냈다. 효성중공업은 이에 더해 2GW급 대용량 전압형 HVDC 개발과 전용 생산기지 구축까지 추진하며 글로벌 HVDC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조 회장은 성공이 쉽사리 오지 않으며, 긴 인내의 시간과 명확한 판단을 위한 부단한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경영의 정석을 몸소 증명하고 있다. 시장이 커진 뒤 대응하기보다 앞서 거점을 갖춘 그의 선구안은 현재 효성을 K-전력기기 시장의 주역으로 만든 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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