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명시 하안동 하안주공 단지 일대의 모습. 광명=김정훈 기자
경기 광명시가 철산·하안 재건축 사업장에 공공임대주택 도입을 추가로 요구한 것을 두고 조합과 정비사업위원회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당초 광명시가 임대주택 대신 녹색건축 등의 항목을 선택해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해 상당수 사업장이 이에 맞춰 정비계획을 마련했지만 도중에 임대주택 이슈가 불거지면서 사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정비사업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면서 비슷한 방식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1기 신도시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철산·하안 재건축연합회는 전날 광명시에 공공임대주택 추가 요구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제출하는 등 집단 반발 움직임을 키우고 있다. 임대아파트 도입 요구 중단 등의 내용을 담은 소유주 연대서명서도 받고 있다.
앞서 19일 광명시가 철산·하안 택지지구 내 재건축 조합 및 지정개발자 등에 공공임대주택 반영 요청 공문을 보내면서 지자체와 재건축 사업장 주민 간의 갈등이 점화됐다.
그동안 광명시 일대 정비사업장들은 공공임대주택 대신 녹색건축,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지능형건축물 등 다른 인센티브 항목을 활용해 330% 용적률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정비계획을 마련해왔다.
사업이 일정 부분 진행된 상황에서 공공임대주택을 반영하라는 요구가 나오면서 사업성 악화와 사업 지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안동
일대 재건축 조합의 한 관계자는 “인센티브 항목은 선택할 수 있다는 시의 안내에 따라 다른 항목을 활용해 용적률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계획을 짰고 공공임대주택을 넣어야 한다는 논의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광명시는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 차원에서 부득이하게 공문을 보냈다는 입장이다. 광명시 관계자는 “임대주택 반영을 처음부터 의무사항으로 두는 것이 바람직했지만 선택항목으로 운영하다 보니 초기에는 임대주택을 선택한 단지가 없었다”며 “주거 취약계층 복지도 중요한 만큼 부득이하게 공공임대주택 반영을 요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민 반발이 거세지자 광명시는 이날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과 추진위원회, 사업시행자 등과 간담회를 열었지만
양측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에서는 임대주택 반영 취지를 설명했지만 참석한 주민들과 사업 추진 주체들은 공공임대주택 반대 의견을 고수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시에서 단지별로 대안을 준비해오라고 했지만 주민 반발이 큰 탓에
추후 다시 협의하기로 했다”면서 “주민들은 임대주택 반영 철회 입장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분당·일산·평촌 등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장들도 이번 갈등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기 신도시 역시 용적률 인센티브에 대한 공공기여 이행이 핵심 사항 중 하나기 때문이다. 평촌의 한 재건축 관계자는 “임대주택은 기존에 시에서도 제안하지 않았고, 상응하는 다른 시설로 공공기여를 이미 계획했다”며 “공공임대주택을 추가로 요청하면 소유주들의 반발이 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공공임대주택 공급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지만 사업이 상당히 진행된 상황에서 기존 계획과 다른 요구가 나오면 주민 입장에서는 행정에 대한 신뢰가 낮아질 수 있고 사업 지연도 불가피할 수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임대주택 반영 기준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절충점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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