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회장을 지낸 장주영 변호사
[로리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장을 지낸 장주영 변호사는 11일 “10명의 범인을 잡았으니까 한 명쯤 조작해서 억울한 사람을 만들어도 괜찮다고 용인할 수 있느냐”면서 “수사와 기소의 분리가 요구되는 시대상황과 검찰개혁의 역사에는 무관심하고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외치는 것에는 설득력이 없다”고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부여에 반대했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정욱)와 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단장 윤창렬)은 이날 오후 2시, 대한변협회관 지하 1층 세미나실에서 ‘수사기관 역량강화를 위한 공청회’를 개최해 수사ㆍ기소 분리 및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과 공소청 설치 등 형사사법 제도의 중대한 개편이 진행되는 가운데, 제도의 정합성과 안정적인 정착 방안을 모색하고 수사기관 역량강화를 중심으로 형사사법 체계의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민변 회장을 지낸 장주영 변호사는 토론을 시작하면서 “보완수사권을 포함한 검사의 수사권은 폐지돼야 한다”며 최근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 사례들을 인용했다.
장주영 변호사는 “카카오 김범수 의장은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면서 “법원은 검찰이 시세조정 공모 혐의의 증거로 제시한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의 허위 진술의 동기와 이유가 명확하다며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준호 전 부문장은 이 사건뿐만 아니라 별건으로도 조사를 받았고, 여러 차례 구속영장이 청구돼 극심한 심리적 압박을 받았다. 별건 압수수색 이후 이전 진술을 번복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 결과 이 사건에서는 기소되지 않았다. 이준호 전 부문장의 진술이 없었다면 피고인들이 이 자리에 있지도, 일부 피고인들은 구속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또, 장주영 변호사는 쿠팡의 퇴직금 사례를 꼬집었다.
장주영 변호사는 “쿠팡의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 불기소와 관련해서, 안권섭 상설특별검사는 일용직 노동자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관련해서 불기소처분하라고 부당하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검사 2명을 기소했다”면서 “이들은 주임검사의 추가 증거 자료 확보 요청을 거절하고, 불기소 수사보고서를 주임검사 대신 작성하기도 했는데, 특검은 압수수색을 통해 추가 자료를 확보해 기소했다”고 지적했다.
장주영 변호사는 “(쿠팡의) 수만 명의 일용직 노동자들이 200만원의 퇴직금을 못 받고 그냥 넘어갈 뻔했다. 보완수사를 해야 할 텐데도 안 하던 게 지금까지의 검찰이었다”면서 “민생 사건에서도 마찬가지로 보완수사권이든 직접수사개시든 검사의 수사권 자체에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민변 회장을 지낸 장주영 변호사
장주영 변호사는 “사건을 조작하고 인권을 유린한 사례는 정치인이나 유명인을 가리지 않고 빙산의 일각이라고 본다”면서 “문재인 정부 때 백윤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 사건을 조사할 때, 공무원들을 어떻게 수사했는지 물어보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주영 변호사는 “검사의 직권남용에 대해 형사처벌을 포함해 책임을 물은 적도 없고, 효과적인 재발방지 대책도 없었고, 관례적ㆍ관습적으로 반복됐다”면서 “10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면 안 된다는 법격언이 있는데, 이는 형사사법권이 얼마나 위험한 것이고, 정말 신중하게 행사해야 한다는 말로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주영 변호사는 “법무부는 보완수사 우수 사례집을 펴냈는데, 검사들이 보완수사를 잘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10명의 범인을 잡았으니까 한 명쯤 조작해서 억울한 사람을 만들어도 괜찮다고 용인할 수 있는가? 나는 용인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장주영 변호사는 그러면서
“검사의 직권남용은 송치사건의 보완수사든 직접수사든 가리지 않고 수사권 자체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수사권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
고 재차 강조했다.
민변 회장을 지낸 장주영 변호사
장주영 변호사는 “보완수사권을 허용하자는 논리는, 결국 직접수사 개시권도 허용하자는 논리와도 통한다”면서 “수사기관이 부실하게 수사하거나 수사의 신속성과 효율성 때문에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면, 인지수사ㆍ특수수사도 필요하다는 논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장주영 변호사는 “수사기관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수사-기소 분리와 관계 없이 꾸준히,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할 과제”라며 “수사와 기소의 분리가 요구되는 시대상황과 검찰개혁의 역사에는 무관심하고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외치는 것에는 설득력이 없다”고 일갈했다.
이어서 민변 회장을 지낸 장주영 변호사는 검사의 보완수사권 유지 논리에 대해 반박했다.
먼저 장주영 변호사는 “구속 사건은 시간이 촉박하니까 검사가 송치받아서 수사해야 하므로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다”면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 전에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구속영장이 발부된 때는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됐다는 이유로 발부된 것이기 때문에 구속기간 20일이 짧지 않다”고 반박했다.
장주영 변호사는 “지명수배된 피의자를 구속한 때에도 구속 전 보석제도(조건부 석방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면서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하는 한편, 출석을 담보하기 위해 보석금 납부, 전자발찌 부착, 주거지 제한, 접근금지명령 등의 조건을 달아 석방하는 제도를 도입하면 불구속 수사 원칙과 피해자 보호를 조화롭게 추구할 수 있어서 대법원에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번째로 장주영 변호사는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에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며 “그런데 검사든 수사관이든 사건을 접수하면 가장 먼저 공소시효를 확인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그렇게 처리해왔다”고 지적했다.
장주영 변호사는 법무부가 홍보용으로 발간한 보완수사 우수 사례집에 대해 쓴소리를 냈다.
장주영 변호사는 “법무부의 보완수사 우수 사례집에는 공소시효 임박사건 5개가 있던데, 참고인중지 결정으로 7년, 기소중지의견으로 9년 동안 묵혔다가 공소시효가 임박하자 수사검사가 단서를 발견해서 기소했다는 내용이 있다”면서 “그러면 7년, 9년 동안 뭐하고 있었길래 이게 우수 사례인가, 직무태만 사례냐”고 비판했다.
장주영 변호사는 “또 한 사례는 검사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했는데, 경찰이 1년 3개월 동안 수사를 안 하고 있다가 공소시효를 넘겼다는 건데, 의도적이든 고의적이든 공소시효를 넘기는 행위는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이 있든 없는 일어나는 일이지, 이걸 막기 위해 보완수사권을 줄 이유가 없다”면서 “검사는 보완수사를 요구해놓고 뭘 했는가”라고 되물었다.
장주영 변호사는 “특사경(특별사법경찰관리)이 5년 동안 사건을 방치하다가 공소시효 만료 3일 전에 송치해서 검사가 만료 하루 전에 약식 기소했다는 사건도 있더라”면서 “그 사건 내용은 자동차를 의무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운행했다는 사건으로, 아주 사소하고 예외적인데 이런 것을 처리하기 위해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줘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장주영 변호사는 “실무적으로 검사의 보완수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젊은 검사들은 공소청으로 전환되는 마당에 보완수사를 안 하겠다고 한다”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 당시 경찰과 검찰은 서로 권한이 있다고 얘기하다가 보완수사 문제만 나오면 떠넘기려고 했다”고 밝혔다.
장주영 변호사는 “수사기관의 수사력 강화 방안은 수사-기소 분리와 관계없이 추진돼야 한다”면서 “수사-기소가 분리되는 마당해 정교하고 내실 있게, 꾸준히 시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주영 변호사는 “수사 초기에 검사를 지정하고 수사기관과 상호 협력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또, 정확하고 성실하게 보완수사를 요구하고, 그 이행을 독려하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주영 변호사는 “경찰은 수사보조도구로 인공지능을 활용하려고 한다”면서 “판례 검색과 의견서 초안 작성, 진술조서 요약 등을 활용하고 있는데, 앞으로 계속 발전하면 실무에서 사건 처리 지연이 상당히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민변 회장을 지낸 장주영 변호사는 “검찰개혁은 과거부터 논의해 왔지만, 왜 지금 논의되고 있는지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면서 “검찰총장이 사직하면서 대선에 바로 출마해 대통령이 됐고, 내란을 기도하다가 국민의 저항에 실패했다”고 윤석열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장주영 변호사는 “다수의 국민은 검찰의 직권남용을 통제해야 한다고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데, 이 국면에서 검찰에게 보완수사권을 주자는 논의가 아니라 검찰을 어떻게 개혁할 것이냐는 방안을 먼저 내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주영 변호사는 “검사의 직접수사권만 폐지해서 권력 남용을 통제할 수 있다면 그 이유를 얘기해야 한다”면서 “그리고 검찰 통제 방안을 내놓고, 그것이 다른 개혁 방안과 비교해서 더 낫다고 얘기해야 하는데 그런 방안이 없다”고 꼬집었다.
민변 회장을 지낸 장주영 변호사
장주영 변호사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냈다.
그는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준다면, 회유ㆍ강압수사를 통제할 수 있는가? 보완수사의 범위를 어떻게 제한할 것이냐”고 물으며 “검사가 보완수사를 하다가 별건 범죄의 단서를 발견해 수사기관에 보내서 재송치를 받는 과정만 달라졌지, 직접수사ㆍ인지수사와 똑같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장주영 변호사는 “지금도 검사가 보완수사권을 가지고 있는데 사건처리가 지연된다고 얘기한다. 지금도 사건처리가 지연되고 있는데 앞으로 보완수사권을 계속 가지고 있으면 지연이 안 되냐”면서 “그 이유가 뭔지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야 하는데, 저는 설명도 못 들었고 납득도 잘 안된다”고 지적했다.
장주영 변호사는 “수사의 신속성과 효율성, 경찰 수사의 부실 문제로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허용하자는 주장에 검찰개혁 논의는 실종됐다”면서 “지금 경찰의 수사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검찰개혁을 논하고 있으니 검찰개혁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주영 변호사는 “어떤 사람은 보완수사권을 없애면 범죄자 천국이 된다고 한다”면서 “국정원이 하도 간첩 사건을 조작하니까 국정원의 국내 수사권을 없애고 경찰로 이관하자 거기에 반대한다는 사람은 간첩 천국이 된다고 근거 없는 공포 마케팅을 했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공청회는 김주현 대한변호사협회 제2정책이사가 사회를 맡고, 이재헌 대한변호사협회 수석부협회장이 좌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했다. 김기원 서울지방변호사회 수석부회장은 ‘중대범죄수사청 역량강화를 위한 조직 구성 방안’을 주제, 류경은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보완수사권 관련 주제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지는 지정토론에서는 양홍석 변호사, 강한 문화일보 기자, 김승현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이창온 이화여자대학교 법학과 교수, 하인호 검찰개혁추진단 행정지원국장, 유리안 변호사, 장주영 변호사(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가 참여해 수사기관 역량강화 방안을 심층적으로 논의했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
최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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