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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제우의 ‘아웃사이드’] 중도실용은 정치인 하기 나름

현재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중도실용 정치인은 캐나다의 중도좌파 정당인 자유당의 총리 마크 카니이다. 집권 1년4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60% 중반 지지율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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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우의 ‘아웃사이드’

[장제우의 ‘아웃사이드’] 중도실용은 정치인 하기 나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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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3 18면

캐나다 총리 ‘중도 좌파’ 카니

차별화된 우파적 정책 리더십

영국 버넘, 기업친화 사회주의

한국은 스탠스 우위만 내세워

장제우 작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중도실용 정치인은 캐나다의 중도좌파 정당인 자유당의 총리 마크 카니이다. 집권 1년4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60% 중반 지지율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첫째 요인은 역시 당당하고 품격 있게 트럼프에 맞선 덕이다. 카니는 특유의 안정감 있는 태도로 시의적절한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특히 애국심을 드높이는 메시지는 기존 리버럴 또는 진보의 이미지와 차별화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니는 10년 집권 끝에 낮은 지지율로 자진 사퇴한 자당 소속의 전임 총리 트뤼도에 비해 상당히 우파적이다. 취임 후 첫 조치는 트뤼도의 대표 기후정책인 소비자 탄소세를 폐지하는 것이었다. 그는 대미 교역량 축소와 경제 회복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아시아 등에 에너지 수출을 늘릴 계획이고 이에 따라 전 정부와 달리 수송관 건설을 지원하며,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도 낮추었다.

민간 투자 촉진을 위한 정부 투자 확대로 대규모 재정 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와는 대조적으로 지난 10년간 팽창한 공공부문의 대책으로 10%의 감원을 예고하고 있다. 기업 유치를 위해 실효세율을 2.4%p 낮추는 등 각종 세제 혜택을 마련했고, 이민 정책에서는 임시거주 허용 인원을 절반으로 줄이고 난민 수용 시설 지원을 중단했으며 강화된 국경법으로 난민 심사를 한층 까다롭게 만들었다.

카니는 당의 노선을 상당 부분 우측으로 틀었고 이 과정에서 자당 소속 전임 총리의 정책을 따갑게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부 갈등은 소소한 수준이다. 그는 트뤼도 정부의 정책이 그 시대에 맞는 타당성을 갖고 있었다며 두둔할뿐 아니라 전당대회에서 역대 자유당 총리들의 업적을 칭송할 땐 트뤼도를 가장 길게 언급하기도 했다. 심지어 28명의 장관 중 13명을 유지했으니 전 정권에 대한 여론의 반감을 고려하면 꽤 놀라운 일이다.

카니는 실용주의자를 자칭하며 ‘일이 되게 하는 것’을 중요시한다. 그러나 중도라는 호칭은 남들이 붙인 것이고, 그 지지층을 언론에서 ‘뉴 카니’라고 부르지도 않으며 그로 인한 소란도 없다. 높은 지지율에 담긴 외연확장은 중도를 표방해서가 아니라 그저 현 시점에 적절한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다수가 여기기 때문이다.

한국과는 다른 형태로 중도실용 외연확장을 도모하는 나라들은 캐나다 말고도 많다. 영국과 집권 노동당을 극우의 위협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최근 등장한 신임 총리 앤디 버넘은 우파와 좌파의 실용적 조합을 아주 극적으로 묘사한다.

그는 지향하는 국가 모델이 ‘기업 친화적 사회주의(Business-Friendly Socialism)’라고 설명한다.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절로 떠오르는 모순 어법 같지만 기실 오래 전부터 세계의 중도좌파가 추구해온 바에 다름 아니다. ‘국가와 정부는 경제 성장을 위한 조치들을 적극 취하는 동시에 그 과실이 골고루 퍼지도록 (우파보다 더) 적극 개입해야 한다’라는 중도실용 노선은 종종 균형을 잡기 어렵고 성과의 크기도 다르지만 늘 있어왔던 일이다.

호주의 경제학자 앤드류 리는 좌우를 넘어서야 한다는 이른바 ‘제3의 길’이 여러 당면한 사안에 실질적 지침을 주지 못함에도 좌우를 포괄하여 만연한 게 문제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리는 또 ‘제3의 길’이 미래라고 주장하던 정치인들이 실제로는 금세 태세전환에 나섰음을 지적한다. 예컨대 주창자 토니 블레어는 두번째 총선을 기해 그에 대한 언급을 아예 멈추었는데, 유럽 의회 선거에서 보수당에 패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호주에서는 과거 ‘제3의 길’을 강력히 주장했던 노동당 대표가 훗날 극우정당에 합류했다. 한국의 중도실용 옹호자들이 설마 이런 행보를 걷지는 않겠지만 정책의 내실보다는 무작정 스탠스의 우위를 내세운다는 인상이 들기도 한다. 보수성이 짙어진 청년세대의 현 정부 부동산 정책 지지율은 20%를 넘기기도 힘들지만,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고율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에는 강경 좌파 정책임에도 50%를 넘나드는 호응이 있다. 실제 성과는 차치하더라도, 중도실용만이 정답이며 이를 위해선 중도보수로 가야 한다는 이들이 새겨볼 만한 대목이다.

/장제우 작가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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