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 가고 싶은 곳 찾아가 문턱 낮추겠다”
배영준 오방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광주일보·실로암사람들 ‘무장애 지도 프로젝트’ 현장 누벼
입구 단차부터 경사로 설치까지 점검…11월 시범공사 진행
2026년 08월 12일(수) 19:45
배영준 오방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비장애인에겐 무심코 넘는 몇 ㎝ 문턱이 휠체어 장애인에게는 세상을 막아서는 거대한 벽입니다.”
전남광주시 이동약자들이 일상에서 단차 장벽 없이 자유롭게 이동할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돕는 ‘생활공간 중심 무장애 지도 제작 및 배리어프리 공간 개선 사업’이 본격 시작됐다.
광주일보와 (사)실로암사람들이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공동체 활성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이번 사업의 중심에는 현장에서 발로 뛰는 배영준(29) 오방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가 있다.
문턱과 단차로 인한 제약은 오늘날 장애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유모차를 미는 부모나 보행이 불편한 어르신 등 우리 모두의 문제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문턱이 없는 곳을 찾아 헤매다 매번 찾던 곳을 또 찾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때문에 이들의 생활 영역은 자연스레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번 사업에서는 매장명과 주소 등 기본 정보부터 입구 단차 유무, 경사로 설치 여부, 장애인 화장실 및 전용 주차장 유무, 엘리베이터 설치 여부까지 다각도로 점검한다. 단순한 실태 파악에 그치지 않고 환경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경사로 설치 희망 여부도 적극적으로 조사한다. 이를 토대로 오는 11월 중 1개소를 선정해 실제 시설 개선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가 기존의 배리어프리 운동과 다른 점은 장애인 당사자들이 수동적인 요구자에 머물지 않고 직접 주체로 나섰다는 데 있다.
“그동안 장애인 단체들이 기업이나 지자체에 무장애 지도 제작을 요구하거나 전단지를 나눠주는 방식에 그쳤다면, 이번에는 우리가 직접 현장을 조사해 지도를 만들고 가게에 배포한다는 점에서 특별해요. 내 삶을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한다는 주체성을 갖게 돼 참여하는 활동가들의 자부심이 굉장히 크죠. ‘내가 갈 수 있는 곳’을 울며 겨자 먹기로 골라야 했던 지난날을 교훈 삼아 ‘내가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도록 변화해 나가길 바랍니다.”
오는 9~10월에는 조사 결과를 정량 분석해 온라인 맵 및 QR 연동 지도로 제작하고, 11월에는 배리어프리 1개소 시범 개선 공사 및 성과 공유를 위한 집담회를 개최한다.
배 활동가는 지속 가능한 관리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역할을 과제로 꼽았다. 이번 사업은 전남광주시에 국한돼 있지만 고흥, 영암, 장흥 등 인구가 적은 지역일수록 이동권 환경은 더욱 열악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배 활동가는 “지도가 만들어지면 장애인들이 미리 정보를 확인하고 방문할 수 있어 시행착오가 크게 줄어든다. 하지만 민간 공모사업으로 진행되는 지도는 사후 관리가 되지 않으면 일회성에 그칠 위험이 있다”며 “사업 이후에도 전남광주시와 각 시·군이 적극적으로 나서 관련 예산을 편성하고 시민참여예산 등을 확대해 배리어프리 환경 조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단단히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김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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