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소중한 우리말, 일상 속에서도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시민과 소통하겠다며 지자체들이 만든 행정 언어를 살펴보니 정체불명의 외래어가 마구 섞여 있었습니다.
백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자와 영어를 버무린 '장보로(路) 온(ON) 나(NA)', 소리 나는 대로 영어를 끼워 맞춘 '중구를 잇(IT)다'에, '원 포 유(1 FOR U) 페스타', 'SUPER! 맘 앤 대디', 뜻을 짐작하기도 어려운 '뚜비 Eco Winning Day', 'daldal 데이트'까지.
대구의 기초자치단체들이 최근 발표한 행정 사업의 이름들입니다.
[안미애/경북대 한국어문화원장 : "공공 언어는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을 써야 하는데 이 모두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모르고 그냥 만든 정책명이 되는 거죠."]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페스타나 페스티벌은 축제나 순우리말 모꼬지로, 숏폼이나 쇼츠는 짧은 동영상으로 바꿔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행정 현장에선 외면받고 있습니다.
국어문화원연합회가 중앙부처와 광역자치단체들이 낸 보도자료 5만 건을 분석했더니 절반 가까운 문서에서 불필요한 외국어 남용이 확인됐습니다.
전국 지자체, 교육청마다 '국어 진흥 조례'를 경쟁적으로 만들어뒀지만, 이름뿐입니다.
관련 조항 대부분이 '노력해야 한다'는 선언적 수준에 그치는 데다 실태 점검도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영애/대구시의원/'국어 사용 조례안' 대표발의 : "직원이나 시민에게 올바르게 국어 교육을 실시한다는 사항들이 있거든요. 사용 제한 실태 점검 이런 것도 좀 필요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행정의 문턱을 낮추겠다며 내놓은지자체의 공공 언어가 도리어 소통을 가로막는 벽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백유진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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