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18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제53기 정기 주주총회 후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디일렉)
삼성전기가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사업을 우주항공으로 확대한다. 저궤도 위성과 지상 단말을 동시에 겨냥해 공급망을 넓힌다. 스마트폰 외 전방 산업으로 MLCC 적용처를 확대하는 셈이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18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제53기 정기 주주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우주항공 시장에서 위성, 단말 두 분야를 모두 시장으로 보고 있다"며 "고객과 협의하는 한편 일부 제품은 이미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저궤도 위성에 들어가는 MLCC뿐 아니라, 위성 정보를 받아 중계하는 지상 단말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위성 중심에서 통신 인프라 전반으로 공급 영역을 확장하는 구조다. 저궤도 위성은 수백에서 수천기 단위로 확대되는 군집형 시장이다. 지상 단말까지 더해지면 MLCC 수요 기반은 크게 넓어진다.
우주항공용 MLCC는 고신뢰성이 핵심이다. 극한 온도와 진동, 방사선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일반 IT용보다 기술 장벽이 높고 단가도 높다. 공급 업체가 제한적인 만큼 한 번 진입하면 장기 거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기로선 물량 확대보다 수익성 개선 효과가 큰 시장이다.
배경에는 미국 민간 우주 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커지는 흐름이 있다. 저궤도 위성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위성뿐 아니라 이를 연결하는 지상 장비 시장도 함께 커지고 있다. 삼성전기가 위성과 단말을 동시에 공략하는 것도 이런 구조 변화에 대응한 전략이다.
삼성전기는 인공지능(AI) 중심의 부품 수요 확대에도 대응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로 고용량·고신뢰성 MLCC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수급이 빠듯해졌고, 고객사와 공급 조건 재조정을 협의 중이다. 장 사장은 "데이터센터에서 쓰이는 고용량·고신뢰성 MLCC 수요가 상당히 빡빡하다"며 "시장이 공급자 위주로 바뀌고 있고,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고려해 고객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급 부담은 하반기로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분기별로 수급 상황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고객사와 공급 계획을 조율하고 있다. 장 사장은 "다양한 시나리오를 가지고 고객들과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기판 사업도 같은 흐름이다. 삼성전기는 AI 서버와 네트워크, 자율주행 수요 증가에 대응해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공급을 확대하고 있지만, 수요가 생산능력을 크게 웃도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생산성 개선과 수율 향상, 공장 확대와 보완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장 사장은 "현재 감당할 수 있는 생산 캐파보다 고객 요구가 50% 이상 많다"며 "보완 투자와 공장 확대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휴머노이드 대응도 병행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카메라모듈, MLCC, 반도체 기판, 액추에이터 등 주요 부품을 모두 공급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일부 제품은 올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장 사장은 "휴머노이드는 휴대폰이나 자동차와 같은 미래 전자부품 플랫폼"이라며 "일부 제품은 올 하반기부터 양산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투자에 대한 판단도 명확하다. 삼성전기는 데이터센터 중심 투자에서 출발한 AI 수요가 향후 기업 전반으로 넓혀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장 사장은 "AI는 아직 초기 단계"라며 "향후에는 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5년 이상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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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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