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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교수의 기업신용평가] 기아자동차의 MBTI와 신용등급

현재 경영평론가, 경영컨설턴트, 도시비평가로 활동하고 있고, 네이버에서는 장교수라는 이름으로 활동한다. 인하대를 수석 졸업하며 계획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외대 경영학석사, 인하대에서 경제학을 추가로...

[장교수의 기업신용평가] 기아자동차의 MBTI와 신용등급

자동차 게임의 흐름을 주도하는 기업

[한국강사신문 장기민 칼럼니스트] 기아자동차를 한명의 사람으로 생각해보면, 단순히 경기를 잘하는 선수가 아닌 경기장의 흐름 자체를 설계하는 사람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눈앞의 점수보다 판의 구조를 먼저 읽고, 경쟁자의 움직임보다 시장의 방향을 먼저 재배치하는 인물 말이다. 필자는 기아의 경영 성향을 ENTJ형 전략 지휘자로 해석하고 싶다.

이는 심리검사가 아니라 기업의 의사결정 패턴을 읽기 위한 비유이지만, 최근 기아의 재무제표를 포함한 공식 자료를 살펴보면 더욱 뚜렷해진다. 현재 기아는 송호성 사장과 최준영 사장이 함께 대표이사 체계를 이루고 있으며, 최준영 대표는 최고안전책임자 역할도 맡고 있다. 또한 국내 신용등급은 2026년 4월 평가기준 AAA로 나타나고 있다.

기아의 성향을 ENTJ로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이 기업이 감각적인 브랜드에 머무르지 않고 구조를 설계하는 기업으로 변하고 있는 중에 있기 때문이다. 기아는 2026 CEO Investor Day에서 2030년 글로벌 판매 419만대, 시장점유율 4.5퍼센트, 영업이익 18조원과 OPM 10퍼센트 이상을 목표로 제시했다. 동시에 전동화 풀라인업 확대, 제조 혁신, 소프트웨어 중심 전환, 미래 사업 역량 강화라는 방향을 명확히 밝혔다. 첫 전용 PBV 모델인 PV5를 앞세워 사업용 모빌리티 공간까지 확장하려는 전략도 분명하다. 이것은 제품을 많이 파는 기업의 언어가 아니라, 산업의 질서를 다시 짜는 기업의 언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적의 결도 이 해석을 뒷받침한다. 기아는 2024년 글로벌 연간 판매 308만9457대로 사상 최대 판매 기록을 세웠고, 2024년 연간 및 4분기 실적에서도 역대 최대 수준의 매출과 수익성을 제시했다. 2026년 1분기 미국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 기준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이 확인됐고, 그 안에서 기아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1퍼센트 증가했다.

특히 친환경차 비중 확대와 하이브리드 판매 증가가 두드러졌다. 이는 기아가 단순한 제조기업이 아니라, 포트폴리오 조정 능력이 뛰어난 운영형 기업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ENTJ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다. 감정보다 구조, 유행보다 체계, 순간의 박수보다 장기 지배력에 집중하는 태도다.

흥미로운 점은 기아가 차갑기만 한 기업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기아의 디자인 철학인 Opposites United는 상반된 가치의 긴장과 조화에서 가능성을 찾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자연과 기술, 질서와 변화, 전통과 혁신을 동시에 붙잡으려는 이 철학은 기아가 공학만으로 움직이는 회사가 아니라 문화적 감수성과 산업적 실용성을 함께 다루는 회사임을 말해준다.

인문학적으로 보자면 기아는 이동수단을 만드는 기업이 아니라, 인간의 삶이 이동을 통해 어떻게 재구성되는지를 질문하는 기업이다. 사회적으로 보자면 자동차를 넘어 도시와 일상, 물류와 노동, 소비와 경험을 다시 조직하는 기업이다. 과학적으로 보자면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안전과 데이터, 플랫폼 설계 능력을 축적하는 시스템 기업이다.

기아자동차 기업이 실제 사람이라면 그는 회의실에서 말이 가장 많은 사람이 아닌 마지막에 판을 정리하는 사람일 것이다. 빠르게 결론을 내리되 근거 없이 밀어붙이지 않고, 감성의 언어를 쓰되 숫자를 놓치지 않으며, 위기 앞에서는 흥분하기보다 체계를 재정비하는 타입으로 분석된다. 다만 ENTJ형 기업의 약점도 있다.

너무 강한 실행 중심성은 현장의 미세한 감정, 고객의 서정적 경험, 조직 내부의 피로 신호를 늦게 읽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기아가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하려면 강한 전략 위에 더 섬세한 해석을 얹어내야 한다. 전기차와 PBV, 하이브리드와 소프트웨어를 각각의 사업부로만 보지 말고, 도시의 삶을 어떻게 다시 설계할 것인가라는 하나의 서사로 연결해야 한다. 그래야 기술은 제품을 넘어서 문화가 된다.

필자가 기아(주)의 경영관리 자문을 한다면, 단지 무엇을 더 팔 것인가를 묻지 않고, 어떤 도시적 장면 속에서 브랜드가 기억될 것인가를 물어볼 것이다. PBV를 물류차가 아니라 생활과 상업, 이동과 체류를 잇는 사회적 공간으로 읽고, EV를 친환경 상품이 아니라 미래 세대의 감각과 윤리를 담는 플랫폼으로 해석하는 식으로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것은 경영을 숫자로만 다루지 않고 문명적 흐름으로 읽는 방식이며, 기아 같은 전략형 기업에 가장 필요한 다음 단계의 언어다.

결국 기아의 성장성은 이미 크다는 사실보다 앞으로 어떤 질서를 주도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AAA라는 신용은 단순한 안전판이 아니라, 더 큰 전환을 감당할 수 있는 체력을 증명하는 과정일 것이다. 이제 기아는 '잘 만드는' 기업을 넘어, 게임의 흐름을 먼저 정하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기아는 여전히 자동차 회사이지만, 동시에 시대의 이동 방식을 설계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그리고 바로 그 점이, 이 기업을 ENTJ형 전략 지휘자로 해석하게 만드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장기민 칼럼니스트는 세종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이다. 한국외대에서 도시・미학을 강의하고 있으며 미술, 디자인, 경영학, 경제학, 도시계획학을 융합적으로 전공했다. 현재 경영평론가, 경영컨설턴트, 도시비평가로 활동하고 있고, 네이버에서는 장교수라는 이름으로 활동한다. 인하대를 수석 졸업하며 계획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외대 경영학석사, 인하대에서 경제학을 추가로 전공하며 공부했다. 한양대와 국민대에서는 디자인을 전공해 디자인 석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에서 젊은 CEO를 위한 경제학을 강의했고, 한양대학교에서 디자인창업론을 강의한 이력이 있다. 인하대학교에서도 창업에 대한 강의를 했다.

경희대학교에서 학부생들에게 창업학을 강의했다. 현재 서울창업기업원 기업경영관리지원본부를 책임하고 있고, 한국경영환경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국내최초 재무제표 디자이너이다. 매일경제신문, 중부일보, 조세금융신문, 한국강사신문 등의 언론사에 기자이자 칼럼니스트로 소속된 저널리스트이다. 경기도 부천시청과 인천광역시청에서도 기자활동을 했다. 저서로는 『도시의 MBTI』, 『도시는 다 계획이 있구나』, 『도시, 미래를 그리다』, 『모든 비즈니스는 창업이다』, 『하버드씽킹』, 『플랫폼씽킹』, 『10대의 진로를 위한 디자인경제』, 『홍대앞은 왜 홍대를다니지않는사람들로가득할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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