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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자본시장 체질 개선… 코스닥 2부제로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를 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상장한 사례나, 카카오가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 등을 잇따라 상장한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금융당국은 '분할 후 중복상장'(쪼개기 상장)뿐만 아니라 '인수·신설한...

자본시장 체질 개선… 코스닥 2부제로

3월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이재명 대통령. 한상균 연합뉴스 기자

금융당국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의 목록을 공개하고, 코스닥 시장은 2부제로 개편할 계획이다. 상장된 모회사가 다시 자회사를 상장하는 ‘중복상장’은 금지할 방침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3월 18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의 자본시장 개선안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상법 개정 등 일련의 금융시장 개혁에 대해 “큰 돌을 몇 개 집어낸 것”이라며 “이제 중간 크기의 돌도 집어내고 자갈도 집어내야 옥토가 된다”고 말했다.

또 행사 종료 후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대한민국의 가장 큰 과제는 먹고사는 문제, 즉 경제”라며 “자산 상당 부분이 부동산에 집중돼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다. 과감히 구조를 바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의 목표는 국민이 안정적으로 투자하고 기업은 혁신으로 성장해 그 성과가 국민에게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라며 “우리 자본시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불리며 저평가됐지만, 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립하면 분명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재평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복상장 막고 저PBR 기업 공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우선 저(低) PBR 기업을 반기마다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대주주 이익을 위해 주가가 낮더라도 방치하는 관행을 개선하도록 시장 압박을 강화하는 취지다. PBR이 1 미만이면 시가총액이 청산가치에도 못 미친다는 의미로, 자산 대비 시장 평가가 과도하게 낮다고 풀이할 수 있다.

향후 PBR이 동일업종 내 2개 반기 연속 하위 20%에 해당할 경우 한국거래소 홈페이지에 공표되고, 종목명에 ‘저PBR’ 꼬리표가 부착된다. 다만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를 수행한 경우 공표 및 꼬리표를 일정 기간 면제해 자발적 개선을 끌어낸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자산가치 재평가 공시도 도입한다. 그동안 일부 기업이 자산가치 상승에도 원가 기준을 유지하면서 기업가치가 저평가되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우선 토지 자산은 공시지가를 활용해 장부가치와 공정가치 간 차이를 재무제표 주석에 공시하도록 의무화할 계획이다. 이후 다른 자산으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아울러 모회사 일반주주의 피해를 막기 위해 자회사를 통한 중복상장은 ‘원칙 금지·예외 허용’ 기조를 택하기로 했다. 중복 상장이 모회사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아서다.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를 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상장한 사례나, 카카오가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 등을 잇따라 상장한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금융당국은 ‘분할 후 중복상장’(쪼개기 상장)뿐만 아니라 ‘인수·신설한 자회사’도 실질적 지배력이 있으면 중복상장으로 판단하고, 기준을 명확히 충족하는 예외만 허용할 예정이다. 중복 상장 시 모회사 이사회에 주주 충실의무도 부여하기로 했다.

‘한국판 나스닥’ 성공할까

올 하반기 국내 증시에 찾아올 변화의 다른 한 축은 코스닥 시장 개편이다. ‘성숙한 혁신 기업’(프리미엄 시장)과 ‘성장 중인 기업’(스탠다드 시장)으로 구분해 2부 리그 체계로 재편하되, 승강제를 운영해 기업이 성장 단계에 따라 넘나들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미국의 나스닥을 벤치마킹해 프리미엄 시장의 진입 요건을 설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스닥은 글로벌 셀렉트·글로벌·캐피탈 3개 층위로 나누고 진입 요건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달리 상장요건을 다양하게 설정해 기업이 유리한 조건을 결합해 상장을 신청할 수 있는 것도 나스닥의 특징이다. 코스닥 프리미엄도 시총·유동성·자기자본이익률(ROE)·주가순자산비율(PBR) 등 다양한 진입 요건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종목 수는 전체 1천700여 개 가운데 200개를 넘지 않도록 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위 10% 이내로 소수정예 종목들을 집중 관리하겠다는 계획으로 읽힌다. 하반기 의견수렴을 거쳐 내년 초부터 가동될 전망이다.

당국이 승강제를 도입하되 기업 규모에 따라 시장 자체를 분리하는 일본 JPX 방식이 아니라, 단일시장 안에서 리그를 구별하는 나스닥 방식을 벤치마킹하는 건 대형주 이전상장을 차단해 코스닥시장의 위축을 막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아울러 자율적 인수·합병(M&A)을 통한 구조조정도 활성화한다. M&A 제안 시 일반주주가 거래의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공시 가이던스를 마련하고, 이사회가 주주 충실 의무에 따라 매수가격의 공정성과 찬반 의견을 공시하도록 의무화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을 키우려면 기관투자자나 장기투자자 중심으로 탄탄한 수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며 “이번 제도 개편은 이런 기반을 만들어주기 위한 작업”이라고 밝혔다.

김영대 기자 lonafree@yna.co.kr

임수정 연합뉴스 경제부 기자 sj9974@yna.co.kr

작성 : 2026. 3. 26 [2026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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