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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 오염수, 바닷물만 보지말고…“촘촘한 생태계 감시망을”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로 녹아내린 핵연료를 식히려고 물을 쏟아붓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오염수 134만t 중 460t이 2023년 8월24일 일본 동해안에 버려졌다.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 직원들이 물고기 방사성물질 검삿감을 만들고 있다. 김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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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로 녹아내린 핵연료를 식히려고 물을 쏟아붓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오염수 134만t 중 460t이 2023년 8월24일 일본 동해안에 버려졌다. 우리나라와 중국 등 국제사회가 반발했지만 일본 정부는 최근까지 23차례에 걸쳐 17만9400t의 원전 오염수를 태평양에 투기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는 앞으로 27년 동안 더 바다에 버려진다.

원전 오염수가 처음 버려질 때 우리나라 어민들, 원자력발전을 반대하는 시민단체 등은 “해양 생태계 교란이 일어나고 수산물 소비가 감소하며 식탁이 위험해진다”며 곳곳에서 시위를 했다. 해양수산부는 전국 243곳에서 원전 오염수 감시·분석에 나서면서 생산 단계 수산물 검사와 원산지 표시 단속도 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유통·수입 단계 수산물을 검사하고 있다.

원전 오염수 방류 3년, 해양 안전 현주소는?

최초 방류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도 오염수 문제에 가장 민감한 곳은 부산이다. 일본과 가깝고, 국내 수산물의 절반이 부산을 거쳐 전국으로 배송되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시민들의 불안감을 덜어주려고 발 빠르게 대응했다. 원전 오염수가 방류되기 전인 2023년 3월부터 18개 부서가 참여하는 티에프(TF)를 가동했고 전담자를 뒀다. 50㎞가 넘는 부산 앞바다 해수 감시·분석에 직접 나서면서 감시 장비는 6대에서 12대, 감시·분석 지점은 10곳에서 26곳으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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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앞바다, 그리고 다른 해역들도 안전한 걸까? 부산시는 최근 “지난 3년 동안 채취한 해수 검삿감은 세계보건기구(WHO) 먹는 물 기준치를 넘지 않았다. 발암물질인 세슘134(반감기 2년)와 세슘137(반감기 30년)은 세계보건기구 먹는 물 기준치인 리터당 10베크렐 이하, 삼중수소는 세계보건기구 기준치인 리터당 1만베크렐 이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동·서·남해안 5개 지점(남해 초전몽돌해변, 여수 장등해변, 장흥 삼산항, 군산 선유항, 울진 후포항) 해수 방사성물질 분석 결과와 큰 차이가 없었다. 2023년 8월부터 생산·유통 단계 수산물·식품 6789건을 수거해 방사성물질 검사를 했더니 모두 기준치 이내였다”고 했다.

2023년 2월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발표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시뮬레이션. 2023년부터 10년 동안 연간 t당 22조베크렐을 방류하면 2028년 우리나라 제주도 남쪽 해상에 유입된다. 이때 삼중수소 농도는 t당 0.0001이다.

지금까지의 검사 결과를 보면, 과거 국민의힘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대해 과학적인 근거 없이 괴담을 퍼뜨리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 등을 공격한 것이 일리가 있었다고 주장할 수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오염수가 해류를 타고 우리나라 연안에 본격적으로 유입되고 있는지부터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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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주되게 거론되는 자료는 2023년 2월 한국방재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한국해양과학기술원·한국원자력연구원의 논문이다. 이를 보면, 일본 정부 계획대로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쓰더라도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가 해마다 22조베크렐씩 10년 동안 일본 동해안에 방류되는 것을 전제로 모의실험을 했더니 방류 10년 뒤인 2033년엔 삼중수소가 북태평양 전체로 확산했다. 우리나라는 방류 4~5년 뒤인 2027~2028년부터 제주도 남쪽 해역에 삼중수소가 유입되고, 방류 10년 뒤인 2033년엔 한반도의 삼면 바다까지 확산하는 것으로 나온다. 이때 우리나라 해역에 유입되는 삼중수소 농도는 해수 t당 0.0001(방류 2년 뒤)~0.001(방류 10년 뒤)베크렐이다. ‘2021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해양방사능 조사보고서’에 언급된 국내 해역 평균 삼중수소 농도인 t당 172베크렐에 견주면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2023년 2월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발표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시뮬레이션. 2023년부터 10년 동안 연간 t당 22조베크렐을 방류하면 2033년 우리나라 삼면 바다까지 유입된다. 이때 삼중수소 농도는 t당 0.001이다.

“물속 방사성물질 농도만 살펴선 안 돼”

그러나 단순히 물속 방사성물질 농도 변화만 살피는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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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정부기관 모의실험 결과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바다는 해수, 플랑크톤, 해조류·패류, 저서생물(바다 등의 밑바닥에서 사는 생물), 어류로 이어지는 생태계여서 물 형태인 삼중수소수뿐 아니라 생물체의 유기물과 결합한 유기결합형 삼중수소의 형성과 체류 시간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세슘137 등 핵종마다 환경과 생물체 내 움직임이 다르다. 이 논문도 ‘생물학적 조건이 배제된 환경 조건’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므로 생물학적 조건을 배제한 확산모델 결과를 근거로 생물체 내 움직임과 먹이망에 대한 장기 연구 없이 ‘생태계에도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과학적으로 한 단계가 빠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는 “방류가 30년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 우리 정부도 해수의 방사성물질 농도만 측정하는 데 머물지 말고 퇴적물·플랑크톤·해조류·패류·저서생물·어류를 동일한 지점에서 장기간 조사하는 생태계 모니터링을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즈키 유즈루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어류면역학)도 지난달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의 생물 농축과 건강 영향’ 토론회에서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에서 채집한 볼락류에서 연골이 신장과 비장에서 발견됐는데 악성이나 양성의 종양은 아니지만 돌연변이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고둥 등 물고기 이외의 바다생물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격감했다”며 오염수 해양 방류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우리나라 해역 본격 유입에 대비해 더 촘촘한 감시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해양수산부는 부산 앞바다는 7곳, 울산 앞바다는 6곳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감시하고 있다. 부산보다 바다 면적이 훨씬 넓은 경남 앞바다는 18곳에서만 감시한다.

원산지 단속을 놓고도 한계가 지적된다. 부산시가 2023년 1월부터 지난달 7일까지 수산물 원산지 표시를 단속했더니 2만7543건 중 원산지 미표시 49건과 거짓 표시 58건이 적발됐다. 거짓 표시 수산물 중 16건이 일본산을 국내산으로 표기했다. 방사성물질에 오염된 수산물이 국내 식탁에 버젓이 오를 위험성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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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운영하는 해수 방사성물질 감시·분석 지점. 부산시 제공

“부·울·경 통합 감시 체제 필요”

육·해·공 원전 오염수 감시는 국가사무여서 지방자치단체가 감시망을 늘리는 것은 국가사무의 연장으로 볼 수 있지만 국비 지원은 인색하다는 지적도 있다. 부산시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방사성물질 검사·분석 장비 구매에 22억원을 들였는데, 그중 국비는 2억원에 그쳤다.

또 원전 오염수가 부산 앞바다에만 오는 것이 아니어서 이웃한 지방자치단체 앞바다도 촘촘한 감시가 필요하지만 엇박자가 빚어지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전담 인력은 부산에만 있고 울산시와 경남도엔 없다. 해수부와 별개로 지자체가 보유한 해수 감시 장비는 부산시에만 12대가 있다.

이에 ‘지방 소멸’ 위기에 맞서 행정통합 또는 특별연합을 모색하는 부산·울산·경남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공동 감시센터를 만들어 24시간 해수를 감시·분석하는 방안을 찾자는 의견도 나온다. 부산시 원자력안전과 관계자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부산·울산·경남 앞바다가 먼저 노출되기 때문에 3개 시·도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원전 오염수 문제를 3개 시·도 광역사무에 포함해서 함께 대응하면 예산과 인력의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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