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인텔
인텔이 아일랜드 최첨단 반도체 공장 Fab 34의 합작 지분 49%를 142억 달러(약 21조 원)에 전량 재매입하면서 파운드리 사업 반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거래로 인텔은 2024년 사모펀드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에 넘겼던 지분을 2년 만에 30억 달러의 프리미엄을 얹어 다시 사들이며 Fab 34를 사실상 100% 자기 공장으로 되돌렸다.
Fab 34는 인텔 4·인텔 3공정으로 웨이퍼를 양산해 AI PC용 코어 울트라(Core Ultra)와 데이터센터용 제온 6(Xeon 6) 프로세서를 생산하는 유럽 내 핵심 생산 기지로 인텔의 AI PC·AI 서버 전략에서 첫 실전 선단 공정 팹으로 평가된다.
이번 재매입을 통해 해당 공장에서 나오는 제조 마진과 설비 활용 의사결정 권한을 외부 금융투자자와 나누지 않고 온전히 내부화할 수 있게 됐으며 파운드리 고객사 입장에서도 특정 펀드와 수익·용량을 공유하지 않는 보다 단순한 구조로 선단 공정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2024년 체결됐던 아폴로와의 합작 당시 인텔은 당시 막대한 선단 공정 투자 부담을 덜기 위해 Fab 34를 대상으로 합작법인(JV)을 설립한 후 펀드에 49% 지분을 112억 달러에 매각해 자금을 조달했다.
인텔은 51% 지분으로 경영권과 운영 통제력을 유지하는 대신 Fab 34가 창출하는 일부 현금흐름과 향후 수익을 아폴로와 나누는 구조를 택해 회계상 과도한 부채 확대 없이 자본 가벼운(capital-light) 방식으로 인텔 4·인텔 3, 그리고 미국 인텔 18A 공정 투자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번 재매입은 이 JV 구조를 사실상 종결하고 Fab 34를 다시 완전 종속회사로 편입하는 절차로 인텔은 보유 현금과 약 65억 달러 규모의 신규 회사채 발행을 통해 총 142억 달러를 마련해 아폴로 지분 49%를 전량 되사오기로 했다.
데이비드 진스너 인텔 CFO는 "2024년 거래는 당시 핵심 프로젝트를 가속화할 수 있는 중요한 유연성을 제공했고 이제는 더 견고해진 재무 상태와 엄격한 재정 규율 아래 자본 구조를 다시 조정하는 단계"라며 Fab 34 재매입이 인텔의 장기 성장 계획에 맞춘 자본 재배치라고 설명했다.
아폴로 측은 "인텔의 첨단 제조 로드맵이 중요한 시기에 시작됐던 장기 투자로 차세대 칩 대량 생산에 필요한 자본을 댄 뒤 인텔 전략 변화에 맞춰 지분을 넘기는 상호 이익 구조"라고 평가하며 30억 달러 이상의 프리미엄을 확보하는 성공적인 엑시트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시장 반응은 일단 우호적으로 발표 당일 뉴욕증시에서 인텔 주가는 장중 5% 안팎까지 오르며 투자자들이 이번 재매입을 재무·사업 측면에서 힘이 붙은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CNBC 등은 인텔이 2년 전 자본난 해소를 위해 팔았던 지분을 더 높은 가격을 주고 되살 만큼 현금창출력과 사업 자신감이 회복됐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지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신규 채권 발행으로 인한 레버리지 증가 가능성과 Fab 34단일 자산에 대한 재노출 확대를 우려하며 "142억 달러를 다시 넣은 만큼 Fab 34 수익성이 예상만큼 뒷받침되지 못하면 투하자본수익률(ROIC)이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Fab 34의 전략적 위상은 AI 수요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이 공장은 인텔 4공정 기반 코어 울트라를 통해 AI 기능을 강화한 노트북·PC용 프로세서를, 인텔 3공정 기반 제온 6을 통해 AI 추론·클라우드 워크로드를 처리하는 서버용 CPU를 생산한다.
인텔은 미국에서 18A(1.8nm급) 공정을 2026년까지 본격 양산하고 유럽에서는 Fab 34를 통해 인텔 4·3 기반 제품 생산을 확대해 TSMC·삼성전자와의 선단 공정 경쟁에서 격차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낙관적인 시각에선 Fab 34를 100% 품에 안으면서 AI PC·AI 서버 라인 이익을 온전히 독차지하는 동시에 고객사에 대해서도 외부 금융투자자와 수익·용량을 나누지 않는 선단 공정 팹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해 장기 물량·공급 안정성 면에서 신뢰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
그러나 이 거래가 곧바로 인텔 파운드리 사업 부활의 실질적 전환점이냐는 질문에는 의견이 갈린다. TSMC가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약 65%, 삼성전자가 약 12%를 차지하는 가운데 인텔 파운드리의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5% 미만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Fab 34 지분을 100%로 만드는 것만으로는 공정 경쟁력이나 대형 외부 고객 유치라는 본질적 과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며 인텔 3·18A 공정 수율과 성능, 그리고 실제 테이프아웃·대량 양산 고객 사례가 나와야 점유율·실적이 바뀐다고 지적한다.
즉 시장 점유율과 수율, 고객 포트폴리오라는 더 큰 변수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징적이지만 아직은 구조를 정리한 단계에 불과할 뿐이라는 냉정한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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