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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터뷰] 윤태선 ㈜렉슨 대표… "AI 시대, 캡처도 증명 필요"

“AI가 사진 속 글자와 영상 속 얼굴까지 감쪽같이 바꾸는 시대입니다.

[인터뷰] 윤태선 ㈜렉슨 대표… "AI 시대, 캡처도 증명 필요"

윤태선 렉슨㈜ 대표 /사진=김민환 기자

“AI가 사진 속 글자와 영상 속 얼굴까지 감쪽같이 바꾸는 시대입니다. 이제는 캡처를 남기는 것보다 그 캡처가 조작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13일 윤태선(50·사진) 렉슨㈜ 대표는 디지털 증거 플랫폼 ‘캡틀(Captle.io)’을 개발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2022년 청주에서 설립된 렉슨은 법률 서비스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기술로 줄이는 리걸테크 기업이다.

윤 대표는 “과거에는 범죄 현장과 증거가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악성 댓글이나 허위 게시물, 합성 영상 등 피해 상당수가 온라인에서 발생한다”며 “피해자가 캡처를 남기더라도 상대방이 조작됐다고 주장하면 이를 입증하는 데 어려움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증거를 제대로 남기는 일이 전문가만 할 수 있는 영역이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누구나 쉽게 온라인상의 피해를 기록하고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끝에 캡틀을 개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캡틀은 인터넷상의 글·사진·영상 등을 수집해 해당 자료가 특정 시점에 존재했고 이후 변경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다.

그는 “캡틀은 ‘이날 인터넷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화면을 저장하는 것을 넘어 언제 수집됐고 이후 손대지 않았다는 사실까지 함께 남기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사용 방법도 간단하다. 공개된 인터넷 게시물은 주소를 입력하면 캡틀이 해당 페이지의 내용을 수집한다. DM이나 비공개 카페처럼 이용자만 접근할 수 있는 화면은 ‘캡틀 클립’을 이용해 저장할 수 있다.

수집된 자료에는 시간정보와 함께 이후 변경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기록된다. 이 과정을 ‘봉인’이라 부른다.

윤 대표는 “봉인된 자료는 이후 글자 하나만 바뀌어도 변경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며 “경찰이나 변호사 등 자료를 전달받은 사람도 직접 진위를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피해는 하나의 게시물로 끝나는 경우보다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증거가 수십, 수백 건 쌓이면 피해자가 직접 정리하기 어려운 만큼 이를 고소나 법률 상담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기존 캡처 방식의 가장 큰 한계로는 ‘진정성 입증’을 꼽았다.

그는 “캡처는 결국 하나의 이미지이기 때문에 글자나 날짜, 시간을 수정해도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법원이 전자증거를 판단할 때 중요한 것은 결국 원본 그대로인지, 누군가 손대지 않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것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앞으로는 무엇을 캡처했느냐만큼 그 자료가 조작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어떻게 증명하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캡틀의 주요 활용 분야로는 학교폭력과 연예계의 악성 댓글·딥페이크 피해 등을 보고 있다.

윤 대표는 “학교폭력은 온라인에서 피해가 발생한 뒤 게시물이 삭제되면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피해 학생이나 보호자가 그 자리에서 자료를 봉인하면 학교에서도 원본 여부를 확인하고 시간 순서에 따라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팬이 악성 게시물을 발견해 제보하면 원본을 봉인하고 기획사는 정리된 자료를 고소 등에 활용할 수 있다”며 “악성 댓글이나 딥페이크에 노출된 아티스트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팬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한편 윤 대표는 오는 11월 캡틀을 정식 출시한 뒤 딥페이크 등 디지털 콘텐츠의 진위를 판별하는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충북 청주 출신인 그는 청석고와 고려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법학사 학위를 취득한 뒤 미국 WMU 로스쿨에서 증거법 등을 이수했으며, 현재 비영리단체 디지털휴먼라이츠 대표를 맡고 있다.

김민환 기자 kgb5265@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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