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사노동조합이 학부모의 교권 침해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실명 언급이 없었다’는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리자 전면 재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인천교사노조는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학부모 가해자에게 내린 인천 서부경찰서의 불송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단체 대화방에서 교사의 실명이 직접 언급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특정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은 사안의 맥락과 정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형식적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대화방은 특정 학급 학부모들로만 구성된 폐쇄적인 공간이며, 대화가 이뤄진 시점이 담임교사와의 갈등 직후라는 점을 고려할 때 비방의 대상이 누구인지는 누가 보더라도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4월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부모 A씨가 학급의 AI 디지털 교과서 활용 수업에 반대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A씨는 수업 방식 변경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같은 학급 학부모들을 온라인 단체 대화방에 초대해 “아이들이 공부를 제대로 하기 어렵다”, “수업이 아니라 실험실 마루타 같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담임교사에게 태블릿PC 지원이나 교사의 지도를 더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답변과 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허위 민원을 제기했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결국 담임교사는 교육활동 침해 사안 신고서를 접수하고 지역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요청했다. 같은 해 5월 열린 지역교권보호위원회에서는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례법’에 따른 2호 처분이 내려졌다. 교권 침해가 인정된 셈이다.
그러나 A씨는 이후 행정심판 청구와 국민신문고 게시글 작성, 학교폭력 신고 등을 이어가며 문제 제기를 지속했다.
이에 담임교사는 올해 초 A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지만, 경찰은 이달 초 ‘특정성 부족’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린 것이다.
김성경 인천교사노조 위원장은 “교사는 단 한 번의 의혹 제기만으로 직업·사회적 기반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며 “이번 결정은 교권 보호 체계 전반에 대한 신뢰를 흔드는 사안으로 책임 있는 판단이 이뤄질 때까지 지속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인 기자 ji36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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