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TV 연합뉴스
주요 파견국은 중국과 러시아
건설·농업 뿐 아니라 드론과 무기 공장도
지난해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가 최소 17개국에서 최대 10만명 넘게 활동하며 최대 1조700억원 규모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러시아에서는 북한 노동자들이 건설·농업 등 전통적인 노동 분야뿐 아니라 드론과 무기 공장 등 핵심 시설에도 파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는 1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 출범한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이 이같은 내용을 담은 북한 해외 노동자 파견 관련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MSMT에는 한국과 미국, 일본 등 11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에 체류한 북한 노동자는 최소 17개국에 걸쳐 3만5600~10만1280명으로 추산됐다. 이들이 2025년 벌어들인 수익은 4억5000만~8억달러로, 우리 돈 약 6000억원에서 1조700억원에 달한다.
북한 노동자 대부분은 중국과 러시아에 집중돼 있었다. 이들이 벌어들인 돈 가운데 상당 부분은 중국과 러시아에 있는 북한 무역회사들의 군수물자 조달 등에 활용됐으며, 일부는 북한으로 송금된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많은 북한 노동자가 머무는 국가는 중국이다. 보고서는 중국 내 북한 노동자 규모를 2만~7만명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약 1만명의 북한 노동자가 중국에 새로 파견된 것으로 추정되며, 앞으로도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에 파견된 노동자들은 주로 북한과 가까운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단순 가공 등 노동집약적 업종과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일했다. 북한 오일무역회사가 주도해 중국 용정시 산업단지에 약 4600명의 노동자를 파견하고, 훈춘시에도 약 7800명이 파견된 정황이 포착됐다. 단둥 세관을 통한 북한 노동자의 입국도 빈번하게 관찰됐다.
중국 내 북한 IT 노동자들의 활동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보고서는 중국 당국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일부 북한 IT 노동자들이 활동 거점을 중국에서 신의주 등 북한 지역으로 옮긴 사례가 관찰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역시 북한 노동자의 주요 파견국이다. 보고서는 러시아에 체류하는 북한 노동자를 1만5000~3만명으로 추산했다. 특히 “2022년 러우 전쟁 발발 이후 북한 노동자 수가 급증했으며 북러 협력 강화 추세에 따라 지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은 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롭스크, 사할린 등 극동지역을 중심으로 건설·임가공·농업 등에 종사했다. 모스크바와 이르쿠츠크 등에도 북한 노동자들이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의 군수 및 전략산업 시설에까지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알라부가 경제특구의 드론 ‘게란-2’ 생산공장과 무기 공장을 비롯해 철강 가공시설과 조선단지 등 핵심 시설에 북한 노동자들이 파견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이 러시아의 ‘학업 비자’ 제도를 활용해 노동자를 파견하는 정황도 확인됐다. 지난해 러시아가 발급한 대북 비자 가운데 학업 비자가 98% 이상을 차지했는데, 러시아는 학업 비자로도 수익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국내법을 개정했다. 이에 북한 노동자들이 현장 실습을 명목으로 건설과 농·축산업 등에 투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해외 인력 활동은 중국과 러시아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아프리카에서는 카메룬과 적도기니 등 10개국에서 수백명의 북한 노동자가 의료·건설·IT·제조업 등에 종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캄보디아와 라오스, 베트남 등에서 북한 IT 노동자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중앙아시아에서도 몽골 등을 중심으로 소수의 북한 노동자가 근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 지난해 러시아에서는 모스크바와 이르쿠츠크 등지에 최소 3개의 북한 식당이 새로 문을 열었다. 북한 IT 관련 업체들은 블라디보스토크에 ‘붉은별무역회사’, ‘조선락원무역회사’ 등의 사무실을 개설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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