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일관된 요구 '대중견제'
전작권, 공은 차기 美 대통령?
무역법 301조와 조인트 팩트시트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사진=연합)
최근 정동영 통일부장관 '구성 핵시설 발언' 이후 미측이 내린 정보공유제한 조치에 더해 미 의회가 이재명 정권을 '좌파 정권'이라며 쿠팡 등 미국 기업 차별 중단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 전후부터 이 대통령 외교 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해왔던 친공화당계 인사들이 한국의 안보·경제노선에 대한 구두·서면 불만 표시를 본격화했다.
미국의 일관된 요구 '대중견제'
이 시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책사라고 불린 '스티브 배넌'의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가 재조명됐다. 그는 과거 트럼프 1기 백악관 수석전략가 출신으로 대표적 MAGA 진영 인사다. 미 보수층의 발언은 곧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로 읽힌다.
지난해 배넌은 한국이 미·중 사이 균형을 잡기는 불가능하다며, 중국이 한국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태도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동맹 강화 및 중국 공산당과의 단절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 당선 이후 친트럼프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는 "공산주의자들이 한국을 점령했다"고 적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선 직후 미 백악관이 수일내내 축하 전화를 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다가, 축하메시지에서 '중국 영향력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는 점도 다시 수면에 올랐다.
미 하원의원 54명의 성명, '김범석 쿠팡 의장 신변 보호 요청'으로 구체화된 '미플랫폼 차별 금지'(온라인플랫폼규제법안 철회) 요구도 당초 미국이 한미통상 마찰 원인 중 하나로 거론해왔던 사안이다.
지난해에도 미국 통상대표부(USTR) 및 하원의원 43명, 구글·애플 등 IT 대표의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 등 행정부·의회·산업계가 전방위적 압박에 나선 바 있다. 모든 사안에는 '대중견제에 한국 정부가 함께 할 것이냐'는 질문이 내포돼 있다.
제이미어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사진=연합)
전작권, 공은 차기 美 대통령으로?
안보 영역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제이미어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조건을 2029년 1분기까지 달성하겠다는 내용을 미 국방부에 제출했다고 알렸다.
그러나 29년 1분기는 트럼프 대통령-후임 대통령 임기가 엇갈리는 시기라는 점, 브런스 사령관이 늘 성급한 전환보다 중요한 건 철저한 준비라고 강조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측의 신중한 접근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 그보다 이른 28년을 목표로 잡고 있다. 브런슨 사령관은 한국의 전작권 전환 속도전을 '정치적 편의주의'에 빗대며 비판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북핵을 이고 있는 비핵국이 자주국방을 맹목적으로 희망하는 게 말이 되냐'는 여론이 팽배하다. 브런슨 사령관도 주한미군의 대중견제로서의 '전략적 유연성'을 강조하면서도, 북한의 핵이 우리 안보의 주요변수라는 지점을 꼬집었다.
특히 전시 상태에서 전작권이 실질적으로 발효되는가가 관건인데, 국제정치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는다. 일각에서는 전작권 전환의 최종 결정이 '차기 백악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무게를 싣는다.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에 여당 의원들이 불출석한 모습(사진=펜앤마이크/이채정 기자)
무역법 301조와 조인트 팩트시트
이런 상황에서 상대국의 무역 관행이 불공정하다고 판단될 경우 보복조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 대상국에 한국이 포함됐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가 대중견제 카드로 꺼낸 법안을 한국에 겨냥했기 때문이다.
최근 미 의원들의 '쿠팡 발언'에는 한국이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 사항을 위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안보-통상을 연결짓는 트럼프 행정부 특성상 팩트시트 위반을 전작권 전환, 핵잠수함 추진 등에 제동을 걸 정치적 사유로 활용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정동영 장관의 핵시설 소재지에 대한 공개적 표명에 대한 미국의 대응 조치도 '대북유화책 한국 정부'에 대한 길들이기 일환으로 풀이된다.
24일 제임스 헬러 주미 대사 대리를 만났다던 장동혁 제1야당(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기자들에게 "미국측이 양국 신뢰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조인트 팩트시트 실현도 어렵다는 인식을 갖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헬러 대사대리는 "정보유출 재발 금지에 대한 확실한 보장과 약속을 달라"는 요청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측이 가용한 모든 채널을 가동해 이재명 정부를 겨냥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SNS 이스라엘 비판 발언, 국회 쿠팡 청문회 등이 꼽히고 있다.
이채정 기자 rmfwoddl12345@gmail.com
이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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