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환율 상승 개인 해외투자와 중동사태가 영향…"개입 기계적으로 하는 것 아냐"
"정책전환 언급 후회…내국인 해외 투자 급증으로 환율상승…서학개미 발언은 말실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한은 별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동결 배경과 환율, 부동산 정책 등을 설명하고 있다. [한은 제공]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달러-원 환율 상승이 외국인 주식 매도에 따른 자금 유출 영향이 컸다며 이러한 국면에서는 외환시장 개입의 실익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연말 환율 급등기와 달리 최근 당국 개입이 적었던 이유에 대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익실현 과정에서 자금을 회수하는 국면에서는 환율을 낮추기 위한 시장 개입은 결과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만 더 이익을 보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최근 환율 상승이 외국인 투자자의 이익실현 성격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1~4월 외국인 주식 매도 규모가 약 470억달러로 작년 한 해 전체 규모인 70억달러보다 훨씬 큰 수준"이라며 "3월 한 달에만 약 298억달러가 빠져나갔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 주가의 상승이 대부분 IT·반도체 주도했고, 외국인 입장에서는 이익이 많이 실현됐을 때 일부를 빼기 쉬운 구조가 작용했다"며 "현재 환율은 중동 사태와 외국인의 매도세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면에서 작년 11월, 12월하고는 좀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11~12월은 통계적으로 개인 투자자의 해외 투자가 3배 넘게 늘면서 환율 변동을 이끌었다"는 기존의 분석을 유지했다.
그는 "이란 사태가 안정되면 환율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올라간 만큼 빠르게 내려올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환율 예측은 어려워서 그때그때 상황을 보면서 얘기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임기 중 가장 크게 후회되는 일로 지난해 11월 외신 인터뷰에서 통화 정책 기조 전환을 언급했던 일을 꼽았다.
한은은 당시 공식적으로 금리 인하기에 있었는데, 시장에서는 이 총재의 발언을 인상 기조로의 전환으로 해석하면서 국고채 금리가 폭등한 바 있다.
앞서 그는 작년 11월 싱가포르에서 진행한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국내총생산(GDP)갭(잠재성장률-실질성장률)이 마이너스 상태인 만큼, 공식 입장은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한다는 것”이라면서도 “금리 인하의 폭과 시점, 혹은 정책 방향의 변경(change of direction)이 있을지는 앞으로 나올 새로운 데이터에 달렸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크게 논란을 일으켰던 ‘서학개미’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말실수였을 수 있지만, 크게 후회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 총재가 11월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환율 상승의 원인으로 내국인 해외 투자 급증을 들면서 ‘환율 상승이 서학개미 탓이라는 거냐’는 여론이 들끓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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