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GRDP 꼴찌 대구, 이대로는 안 된다"
이정현 "출마 준비" 한마디에 공관위 신뢰 추락
주호영 가처분 결과도 국민의힘 판세 변수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부겸 전 국무총리(왼쪽)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시사한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 /연합뉴스
오는 6·3 선거를 앞두고 과거 지역주의 타파의 상징으로 꼽혔던 김부겸 전 총리와 이정현 전 의원의 엇갈린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2010년대 중반 각각 대구와 전남에서 험지 돌풍을 일으켰던 김 전 총리와 이 위원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혀 다른 상황에 놓였다.
10여년 전 적진을 개척하며 한국 정치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던 두 인물이지만, 2026년 선거판에서 이들이 마주한 현실은 극명히 대비된다. 당의 든든한 지원 속에 영남권 탈환의 선봉장으로 화려하게 귀환한 김 전 총리와, 잇단 공천 갈등 속에 당내 반발을 마주하다 갑작스레 험지 출마를 시사하고 나선 이 위원장의 상반된 처지가 이번 선거의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김부겸의 대구 탈환 승부수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총리는 이날 오전에는 서울 여의도 국회, 오후에는 대구 2·28 기념공원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다시 대구시장 선거에 도전하고자 한다"며 6·3 지방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전 총리는 경북 상주 출신으로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대구·경북(TK) 확장성을 가진 대표적 인물로 지목된다. 그는 지난 16대 총선에서 경기 군포에서 당선된 뒤 3선을 지냈고, 19대 총선을 앞두고 '지역주의 타파'를 내세워 대구로 지역구를 옮겼다.
김 전 총리는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서 야권 후보 사상 최대인 40.3%를 득표해 당시 민주당 후보로는 최고 성적을 기록했으며, 2016년 총선에서 31년 만에 대구 수성갑에서 민주당 후보로 당선돼 민주당 깃발을 꽂은 이력이 있다.
대구에서 야당 후보로 경쟁력을 입증한 김 전 총리를 '필승 카드'로 낙점한 민주당 지도부는 전폭적인 지원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대구·경북 신공항 예산 지원, 2차 공공기관 및 기업은행 본사 이전 등 이른바 '공약 보따리'를 투입해 대구시장 자리를 거머쥐겠다는 전략이다.
김 전 총리는 출마 선언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보따리 공약'과 관련해 "보따리를 풀겠다는 식은 자칫 시민들께 모욕이 될 수 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30년째 GRDP(1인당 지역 내 총생산) 꼴찌인 대구가 대전환 없이는 버틸 수 없다. 이 문제에 대해 당 지도부와도 단단히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정현 험지 출마에 요동치는 국힘
텃밭 수성에 나서야 할 국민의힘은 극심한 자중지란에 빠졌다. 이정현 위원장 체제의 공관위로부터 컷오프(공천 배제) 통보를 받은 유력 주자들이 결과에 불복하며 독자 노선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주호영 의원은 컷오프 가처분 신청 결과를 주시하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 뒀고,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역시 무소속을 뜻하는 흰색 점퍼 차림으로 프로야구 개막전과 새벽시장 등을 순회하며 현장 유세를 강행 중이다.
이인선 대구시당위원장은 "서운함과 아쉬움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선당후사의 모습을 보여달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갈등 봉합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당내에서는 대구에서 밀리면 지도부가 총사퇴해야 할 위기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경선 혼란이 보수 표심 분산으로 이어져 김 전 총리에게 3파전의 유리한 지형을 내어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공천 실무를 총괄하는 이정현 위원장의 행보는 당내 혼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2014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당시 보수정당 후보로 전남 순천·곡성에서 49.4%를 득표해 당선되며 26년 만에 호남의 벽을 넘었던 그가 돌연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험지 출마를 시사했기 때문이다.
경선 관리를 맡은 심판이 직접 선수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기존의 컷오프 결정들마저 투명성을 의심받는 상황에 처했다. 대의명분이 흔들린 이 위원장의 험지 출마 선언은 오히려 '자기 정치'를 위한 포석이 아니었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주호영 의원의 가처분이 (법원에서)인용되면 오히려 무소속으로 나갈 가능성이 높다"며 "인용되더라도 이정현 공관위는 이걸 다시 되돌릴 생각은 전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역내총생산(GRDP)
= 일정 기간 특정 지역에서 생산된 최종 재화와 서비스의 합이다. 국민경제상의 지역(시·도) 경제의 위치를 알게 하고, 지역경제 상호 간 비교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국민경제의 지역적 분석과 지역개발시책 수립에 활용된다.
여성경제신문 서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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