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위기에서 반등까지…리더십 교체가 만든 전환점
1년 만에 터진 주총서 박수 터져...기술·혁신 인사 대성공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회장,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배경·이재용 회장=뉴시스, 전영현 부회장=삼성전자, 편집=남빛하늘>
[인사이트코리아 = 남빛하늘 기자]
고성과 질책 난무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삼성전자 주주총회는 박수와 환호로 가득했다. 1년 만의 분위기 반전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전영현 카드’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7기 정기 주총에서는 “마음고생 많으셨다” “우울하고 불안했던 주가를 끌어 올려주셔서 감사하다”는 등 주주들의 격려와 감사가 쏟아졌다.
지난해 주총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당시 주주들은 반도체 사업 기술 경쟁력 저하와 부진한 주가를 이유로 경영진을 향해 “사퇴할 생각이 없느냐”고 질책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뉴시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의 과감한 인사가 변화를 이끌었다고 평가한다. 특히 2024년 5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에 전영현 부회장을 투입한 것이 전환점이 됐다는 분석이다.
그 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위기설’에 휩싸여 있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 공급망에 오랜 기간 들어가지 못하며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준 상황이었다. 삼성전자가 정기 인사 시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파격 인사를 단행한 배경이다.
전 부회장은 ‘반도체 위기 극복’ 특명을 받고 사령탑에 올랐다. 전 부회장은 2000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로 입사해 2010년대 초중반까지 반도체 전성기를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이후 전 부회장은 ‘기술 경쟁력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이 과정에서 과감한 결단력을 보여줬다. HBM3E(5세대) 성능 향상을 위해 핵심 소재인 10나노미터(㎚) 4세대(1a) D램 재설계를 지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정면돌파식 경영 스타일도 강점으로 꼽힌다. 그는 2024년 10월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며 이례적으로 ‘반성문’을 내놓았다.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과 기술 경쟁력 문제를 경영진 책임이라고 인정하며 정면돌파에 나선 것이다.
회사 안팎에서는 “전영현의 복귀가 신의 한 수였다”고 평가한다. 위기에서 과감한 결단력과 정면돌파를 택하는 리더십이 사업 반등의 중심축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조직 구조 개편도 주효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2인 대표 체제’를 복원했다. DS부문은 전 부회장이,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노태문 사장이 맡으며 부문별 사업책임제를 확립한 것이다.
기존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를 실(室)로 상설화하고 수장을 교체했다. 기존 TF장이었던 정현호 부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박학규 사장을 전면에 내세우는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이 회장의 적극적인 대외 행보도 반도체 사업 반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지난해 7월 ‘사법리스크’를 해소한 후부터 글로벌 네트워크를 앞세워 주요 고객사와의 협력을 강화해 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삼성전자 주총 분위기 반전은 인사와 조직 개편, 슈퍼사이클이라는 외부 환경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실적 개선, 주가 급등으로 이어진 결과”라고 평가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도 “삼성전자 DS부문은 HBM4 양산 선점, 파운드리 수율 개선 등으로 기술 경쟁력이 향상됐다”며 “반도체 반등은 업황 회복이 주요 요인이지만, 신속한 투자와 조직 개편이 함께 실행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