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협력해 '글로벌사우스 외교' 박차
폴란드 총리 "한국은 미국 이어 가장 중요한 동맹"
한국은 '민주주의 무기고'이자 '민주주의 가치 보루'
이재명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해 6월 캐나다에서 열린 G7 회의에서 양자 회담 전에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도를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이 대통려은 19일(현지시간) 인도에 도착해 동포간담회 만찬 자리에서 "중동전쟁 여파로 공급망 불안과 경제위기가 상시화되는 만큼 한국과 인도는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는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인도는 이제 글로벌 생산과 공급망을 이끄는 핵심 국가가 됐고, 원자재와 에너지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협력할 여지가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20일(현지시간) 국빈 방문은 간디 추모공원에 헌화를 시작으로,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 양해각서 교환식, 공동 언론발표, 총리 주최 오찬 등으로 이어진다.
양국은 2030년까지 500억 달러 교역을 목표로 조선, 해양, 인공지능, 방산 등 분야에서 새로운 협력 사업을 제시할 예정이다.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 후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과 국빈 만찬이 열리고 21일 베트남으로 향한다.
이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작년 6월 캐나다 G7 정상회의와 11월 G20 정상회의에 이어 세번째로 만난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인도에 도착해 저녁시간에 동포간담회를 했다. 연합뉴스
동포간담회에 참석한 초대 델리 한인회장 손녀 지인희 씨는 전쟁포로로 정착한 조부를 이야기하며 "한국 기업이 가장 한국다우면서 인도스럽게 자리 잡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상현 재인도한인회 총연합회장은 "재외국민은 2024년 계엄으로 촉발된 조국의 위기 상황을 접하고 하루도 편히 잠든 날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전쟁과 분단으로 남도 북도 아닌 제 3국 인도를 택한 최인훈 작가 소설 '광장'의 주인공을 얘기하며 "인도 한인 1세대 분들이 얼마나 많은 고난과 희생을 치렀겠느냐"고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인도 국기 색상을 담은 초록색 넥타이를, 김혜경 여사도 녹색 한복 치마를 착용했다.
이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인도 자이샨카르 외무장관을 접견했다. 연합뉴스
인도 첫 일정으로 외무장관을 접견했다. 자이샨카르 장관은 "불안정한 국제정세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이 위기를 한-인도 관계를 더욱 공고하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자이샨카르 장관은 1977년부터 외교관 생활을 시작한 전설적인 외교관으로 2019년 모디 총리 2번째 임기와 함께 장관으로 발탁됐다.
자이샨카르 외무장관은 '인도의 길(The India Way)'이라는 국내에도 번역된 책에서 과거 '비동맹' 정책을 넘어 실리를 중심으로 강대국과 복합적이고 잠정적인 관계를 추구한다는 '다중 정렬(Multi-alignment)' 외교 노선을 정립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정 국가와 동맹을 맺지 않고, 경제·안보·에너지 등 사안에 따라 결과와 실리를 중시하면서 국익에 도움 되는 파트너를 선택하고, 미중 갈등을 이용해 인도의 몸값을 올리는 방안이다.
인도를 이런 기조로 미국이 중국을 포위하려는 쿼드(QUAD, 미국 일본 호주 인도)에 참여하면서, 동시에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와 브릭스(BRICS)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도의 길' 외교 노선은 정리하면 '미국과 협력하고, 중국을 잘 관리하며, 유럽과 교류를 강화하고, 러시아도 안심시키며, 일본을 끌어들이고, 글로벌사우스 국가에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신흥국과 개발도상국) 외교를 선도하는 인도와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지난 13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오찬을 함께 했다. (청와대 사진 일부)
한국과 폴란드는 13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청와대 사진 갈무리)
한국 외교의 지평을 넓히는 것은 무엇보다 제조업 특히 방위산업과 첨단 기술 경쟁력이 배경으로 깔려 있다.
지난 4월 13일 방문한 폴란드 투스크 총리는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고 "저도 대통령님과 마찬가지로 젊을 때 노동자로 일했고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점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폴란드, 유럽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 큰일을 해 주셨기 때문에 다시 한번 감사하다"며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한국이 '민주주의의 무기고'이자 '민주주의의 보루'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당시 "폴란드와 한국은 국토와 주권이 상실된 수난을 극복하고 새 역사를 쓴 공통점이 있다"며 "폴란드 자유노조는 한국 민주화 운동에도 희망의 등불"이었다고 강조했다.
투스크 총리가 젊은 시절 바웬사 전 대통령이 이끈 자유노조에서 활동했다는 점도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기업 400여개가 진출해 한국은 폴란드의 최대 투자국이라며 배터리, 에너지 뿐 아니라 앞으로 신공항, 고속철도 등 인프라 프로젝트 참여에 협조를 요청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자 폴란드는 2022년 한국과 442억 달러(당시 환율 60조원) 규모의 방위산업 총괄계약을 맺었다.
한국 방위산업 역사에서 전례 없는 최대 규모로, 폴란드는 한국의 무기로 러시아의 잠재적 위협에 맞서는 군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1차로 현대로템의 K2 전차가 180대가 도입됐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가 인도됐으며, 한국항공우주의 FA-50 경공격기도 수십대가 인도됐다.
2022년 12월 6일에는 한겨울인데도 당시 폴란드 두다 대통령이 그디니아 항구에 직접 나와 한국의 K2 전차 10대와 K9 자주포 24문을 인도 받는 행사에 참석했다.
두다 대통령은 당시 "현대식 군대가 러시아를 막을 수 있다"면서 한국의 군사장비는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폴란드가 느끼는 안보 불안과 갈증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보여준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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