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6일 대통령 주재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에서 광주 군공항 부지에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사진은 7일 광주송정시장의 한 식당. 점심시간이 시작됐지만 식당과 상점 대부분은 손님이 드문 모습이다. /차유민 수습기자 cmy22@namdonews.com
"반도체 공장이 들어오고 상권이 함께 살아나면 더할 나위 없죠."
7일 오전 11시께 전남광주 광산구 광주송정역 대합실. KTX와 지하철, 시내버스를 이용하려는 승객들로 역사는 분주했다. 여행 가방을 끌고 개찰구를 향하던 시민들 사이에서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광주 군공항 부지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계획이 최대 관심사였다.
대합실 벽걸이 TV에서 관련 뉴스가 나오자, 시민들은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화면을 바라보며 "광주에도 진짜 반도체 공장이 들어오는 거냐", "군공항 이전부터 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송정역 인근 상인들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침체한 상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광주송정역은 향후 반도체 산업단지의 교통 거점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공장 건설과 본격 가동이 시작되면 기업 관계자와 협력업체, 연구 기관 인력의 이동이 늘어나 역세권 상권은 물론 주거 수요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카페를 운영하는 박모(52)씨는 "공장이 들어오면 출장객과 협력업체 직원, 젊은 직장인이 늘면서 역 주변 상권도 활기를 띨 것"이라며 "요즘처럼 손님이 뜸한 상황에서는 기대가 더 크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발 이야기만 커지고 착공이 계속 늦어지면 상인들은 기대만 안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며 "언제부터 사람이 오고 상권이 바뀌는지 정부가 구체적인 일정부터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30년 넘게 과일 가게를 운영해 온 이모(66)씨도 "예전보다 유동 인구가 많이 줄었다"며 "공장과 함께 시장까지 살아난다면 상인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같은 날 찾은 광주군공항 인근 신촌동 일대 부동산 시장은 아예 매물이 잠겼다. ‘반도체 공장을 전남광주에 짓는다’는 정부 발표 이후 가격 상승을 기대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기 시작한 탓이다.
공인중개사 A씨는 "매물 자체가 없다. 시세 변동도 없고 오히려 매물이 없다"며 "오래전부터 해당 부지를 소유하고 있던 땅 주인들이 더 오를 것을 기대하고 내놓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기대감이 커지는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광산구 주민 이모(64)씨는 "군공항 이전 이야기를 너무 오래 들어 이번에도 발표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생각부터 든다"며 "국가 사업이 걸린 만큼 속도는 나겠지만 이전 지역 주민이 이해할 지원책과 무안의 동의가 먼저 풀려야 한다"라고 했다.
서울행 KTX를 기다리던 직장인 최모(39)씨는 "800조 원이라는 숫자는 솔직히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광주에 첫 공장이 언제 들어오는지, 지역 기업이 납품과 협력에 얼마나 참여하는지, 청년 채용이 얼마나 이뤄지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차유민 수습기자 cmy22@namdonews.com·/유지인 수습기자 youin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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