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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삼성전자 총파업 임박…반도체 전선에 긴장감 확산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글로벌 빅테크들의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객사들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도 ‘안정적인 공급’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주요 고객사들도 최근 삼성전자 측에...

[이슈] 삼성전자 총파업 임박…반도체 전선에 긴장감 확산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협상이 결국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총파업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에 들어가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긴장감이 빠르게 높아지는 분위기다. 반도체 생산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공급망과 수출, 금융시장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최근 들어 “지금 상황을 가볍게 보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삼성전자가 특히 예민하게 바라보는 건 생산량 자체보다 공급 안정성과 고객 신뢰다. 반도체는 일반 제조업처럼 멈췄다가 바로 다시 돌릴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웨이퍼 투입부터 세부 공정까지 24시간 끊김 없이 이어져야 하기 때문에 중간에 문제가 생기면 정상화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이번 파업 가능성을 더욱 민감하게 보는 이유로 AI 반도체 시장 상황을 꼽는다.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글로벌 빅테크들의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객사들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도 ‘안정적인 공급’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주요 고객사들도 최근 삼성전자 측에 생산 차질 가능성과 대응 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은 최근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경영현황 설명회에서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섰다. 전 부회장은 현재 반도체 호황에 안주해선 안 된다며 지금을 경쟁력 회복의 마지막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조 총파업 예고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생산과 공급 안정성만큼은 흔들려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회사 안팎의 긴장감이 높아진 가운데 각 사업부가 중심을 잡고 경영 활동을 이어가야 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올해 1분기 DS부문 실적은 큰 폭으로 개선됐지만 삼성전자 내부 분위기가 마냥 밝지만은 않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메모리 업황 회복 영향이 컸던 만큼 현재 흐름에 안주할 경우 AI 반도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 부회장은 고객 신뢰 문제도 여러 차례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공급 우위 시장에서도 고객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품질과 납기 안정성을 흔들림 없이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파업 예고로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생산과 공급만큼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임원진에 전달한 셈이다.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이 잇따라 공개 메시지를 내놓는 것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역시 사내 게시판을 통해 총파업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직접 드러냈다. 그는 “최악의 상황이 오면 노사 모두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며 생산 차질과 고객 신뢰 하락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후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DX부문장도 공동 메시지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역할 수행과 조직 안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최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삼성전자 파업 가능성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점검했다. 회의에서는 반도체 생산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수출과 공급망,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긴급조정권 가능성까지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어떠한 경우에도 파업만은 막아야 한다”며 실제 파업이 발생할 경우 긴급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긴급조정권은 국민경제에 중대한 피해가 우려될 경우 정부가 쟁의행위를 중단시키고 강제 조정에 나설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다만 긴급조정권은 노동자의 단체행동권 제한 논란과 맞물리는 만큼 정부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노동계 역시 “산업 규모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노동권을 제한해선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노사 간 추가 대화를 통한 해결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갈등이 단순 임금 협상을 넘어 삼성전자와 한국 반도체 산업 전체의 신뢰 문제로 번지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반도체 산업은 한번 공급망 신뢰가 흔들리면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삼성전자가 가장 우려하는 건 당장의 손실보다 ‘공급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인식이 시장에 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총파업 문제는 이제 노사 갈등만의 영역을 넘어섰다. 한국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산업의 안정성과 글로벌 공급망 신뢰, 시장의 불안 심리까지 함께 흔드는 변수로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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