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희(왼쪽)와 백하나. EPA연합
한국 배드민턴 여자복식 간판 이소희-백하나(이상 인천국제공항)가 31년 만에 세계선수권 정상에 올랐다.
여자복식 세계랭킹 3위 이소희-백하나는 23일(한국시간) 인도 뉴델리 인디라 간디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복식 결승에서 세계 1위 류성수-탄닝(중국)을 게임스코어 2-0(21-15 21-15)으로 완파했다.
한국 여자복식이 세계선수권 정상에 오른 건 1995년 스위스 로잔 대회 길영아-장혜옥 이후 31년 만이다. 이소희와 백하나 모두 생애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 한 번도 넘지 못했던 상대를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꺾었다. 올 시즌 류성수-탄닝과 다섯 차례 맞붙어 모두 패한 이소희-백하나는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완벽하게 설욕하며 5연패 사슬을 끊었다.
둘이 한 조로 세계선수권 메달을 획득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2023년과 2025년 대회에서 모두 16강에 머물렀던 이소희-백하나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 8강 벽을 넘어선 뒤 결승까지 내달려 정상에 올랐다.
이소희에게는 더욱 특별한 금메달이다. 신승찬과 호흡을 맞춰 2014년 세계선수권 동메달을 획득했던 이소희는 2021년에는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에는 백하나와 금메달을 합작하며 세계선수권에서 금·은·동메달을 모두 수집했다.
1게임부터 이소희-백하나가 주도권을 잡았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5점을 연달아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중국 조가 추격에 나섰지만 단 한 번도 동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중반 이후에도 리드를 지킨 이소희-백하나는 중국의 반격을 차분하게 끊어내며 21-15로 1게임을 가져왔다.
2게임 초반 4-4까지 맞선 이소희-백하나는 연속 3득점을 기록하며 한발 앞서갔다. 하지만 세계 1위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류성수-탄닝은 중후반부터 끈질기게 따라붙었고, 13-12로 한 점 차까지 압박했다.
최대 승부처에서 이소희-백하나의 집중력이 빛났다. 무려 67차례나 셔틀콕이 오간 긴 랠리를 끝내 따내며 중국의 추격을 끊었다. 기세를 탄 두 선수는 내리 5점을 쓸어 담아 순식간에 18-12까지 달아났다.
승기는 완전히 한국 쪽으로 넘어오자, 다급해진 류성수-탄닝의 범실이 이어졌다. 이소희-백하나는 끝까지 흔들리지 않으며 21-15로 2게임마저 따냈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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