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와 이세돌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임교수가 2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구글 포 코리아 2026’에서 바둑판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게 서울은 현대 인공지능(AI) 시대의 시작과도 같은 곳입니다.”
이른바 ‘알파고의 아버지’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 ‘알파고’를 이긴 유일한 인간 이세돌 9단과 10년 만에 다시 만났다. 구글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제미나이’ 이용량이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한국 시장을 겨냥해 국내 파트너와 협업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허사비스는 2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구글 포 코리아 2026’에서 이 9단, 조승연 작가와 3자 대담을 나눴다. 이번 행사는 ‘알파고 대국’ 10주년을 맞아 한국 사회의 변화와 구글의 미래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허사비스는 “이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은 지난 10년간 일어난 놀라운 인공지능 기술 진보의 시작점이었다”고 말한 뒤, 2016년 3월13일 네 번째 대국에서 나온 이 9단의 78수를 두고 “제 인생에서 가장 놀라운 순간 중 하나”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 9단을 당황하게 한) 알파고의 ‘37수’가 과학 분야에서 필요한 인공지능의 창의성을 보여줬다면, 이 9단의 78수는 인간의 위대함을 보여준 장면”이라고 덧붙였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임교수 자격으로 참석한 이 9단은 “알파고와의 대국은 제 인생의 의미를 재정립하게 된 출발점”이라며 “인공지능은 인간과 협업하는 파트너가 될 수도 있지만, (기술 발전에 따라) 인간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주도권을 어떻게 지켜나갈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2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구글 포 코리아 2026’에서 조승연 작가와 대담을 하고 있다. 구글코리아 제공
허사비스는 알파고 대국 8년 뒤인 2024년,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예측·설계하는 인공지능 ‘알파폴드’를 개발한 공로로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기존에 박사과정 연구자 한 명이 단백질 하나를 분석하는 데 5년가량이 걸렸지만, 이 기술을 통해 연구팀은 1년 만에 단백질 2억개의 구조를 분석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는 알파폴드와 같은 기술이 “향후 10~20년 내 모든 질병을 해결할 수도 있다”며 “인공지능을 제대로만 활용한다면 앞으로 10년간 과학계에서 일어날 놀라운 발견들이 인류 번영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한국에 대해 “인공지능 시대의 최전선에 설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와 로보틱스, 제조업 역량 등 탄탄한 산업 기반과 유수 대학 및 연구기관을 두루 갖춘 점을 언급하며, 10년 전 알파고 대국을 서울에서 개최한 배경에도 “한국의 미래지향적 성격”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구글은 인공지능 역량 강화 브랜드 ‘에이아이 올림’을 발표하고 청년·개발자·스타트업 등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와이비엠(YBM)넷과 손잡고 교육 특화 모델(런 엘엠)을 기반으로 제미나이에서 무료로 토익 문제를 풀 수 있는 기능도 이날부터 제공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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