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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비인후과계, 필수ㆍ중증의료 역할 재정립 촉구

이비인후과계가 국제학술대회 ‘ICORL 2026’를 통해 글로벌 리더십을 뽐내는 동시에, 국내 이비인후과의 위기에 대한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이비인후과계, 필수ㆍ중증의료 역할 재정립 촉구

ICORL 2026ㆍ춘계학술대회 개최...학회ㆍ의사회원팀 선언

[의약뉴스]

이비인후과계가 국제학술대회 ‘ICORL 2026’를 통해 글로벌 리더십을 뽐내는 동시에, 국내 이비인후과의 위기에 대한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이사장 구자원)와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회장 안영진)는 18일 일산 KINTEX 제2전시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비인후과가 직면한 의료 환경의 위기를 경고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각적인 정책을 발표했다.

▲ 대한이비인후과학회와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는 18일 일산 KINTEX 제2전시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단순 경증 취급에 수련 붕괴 직전" 이비인후과형 변형 중증도 분류 촉구

학회측에 따르면, 이번 학술대회는 창립(1947년) 이후 100회째를 맞이한 기념비적인 행사로, 32개국에서 150여 명의 해외 연자를 포함해 총 1338명이 참석하며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이비인후과학의 중심(Anchor)으로 자리매김한 한국 의학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그럼에도 학회는 ‘질병군 중증도 분류 체계(KDRG)’로 인한 이비인후과 진료 및 수련 생태계의 붕괴를 경고했다.

▲ 구자원 이사장.

실제로 의정 사태 전후(2023~2025년) 수련병원 통계 상 펠로우(임상강사) 인력이 무려 63.3% 급감했다는 전언이다.

이 가운데 학회가 진행한 설문조사(304명 참여)에 따르면, 응답자의 88.8%가 ‘저수가 및 정부 규제’를 위협 요인으로 꼽았으며, 상급종합병원 내 입지 축소로 전공의와 전문의의 ‘개원가 쏠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72.7%에 달했다.

정부가 지역의료를 살리겠다며 비수도권 전공의 배정을 50%까지 늘리려 하지만, 인프라 확충 없는 기계적인 전공의 배정은 지방 수련의 질 저하와 추가 인력 이탈을 부를 뿐이라는 것이 학회측의 지적이다.

지방은 임상강사 확보가 더 어려워 지방 지도전문의의 교육 부담이 수도권의 1.75배에 달한다는 것.

구자원 이사장은 “초고령 환자나 중증 합병증이 동반된 난도 높은 수술조차 현행 KDRG 체계에서는 통계적 장벽(최소 300건 청구)과 행정적 잣대 탓에 단순 경증 질환으로 묶인다”면서 "이로 인해 상급종합병원에서 이비인후과의 병상 및 교원 정원이 삭감되고 있으며, 이는 곧 필수의료를 담당할 후속 세대 단절로 이어지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에 학회는 ‘이비인후과형 변형 중증도 분류 체계’ 도입을 정부에 공식 제안했다.

80세 이상 초고령 환자나 1ㆍ2차 병원에서 전원 된 고난도 환자, 다학제 융합 진료가 필요한 수술 등에 대해 중증도를 상향 보정하는 4단계 알고리즘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구 이사장은 “다음 주 보건복지부와 만나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사업에 이 같은 의견을 적극 개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치매 막는 방어선, 66세 생애전환기 국가 청력검진 도입해야”

이비인후과의사회는 초고령사회를 맞아 국가 재정을 절감하고 1차 의료의 예방적 역할을 강화할 핵심 카드로 ‘66세 생애전환기 국가 청력검진 전면 도입’을 꺼내 들었다.

▲ 안영진 회장.

안영진 회장은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란셋(Lancet)에 따르면 난청은 치매 발병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제1 위험요소’”라며 “난청 방치로 인한 인지 기능 저하를 막으려면, 66세 생애전환기에 정확한 청력검사를 시행하고 보청기 등 청각 재활을 조기에 실시하는 것이 국가적으로도 가장 비용 효과적인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 일반 건강검진 기관에서는 방음 부스 등 전문 시설이 없어 단순 문진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안 회장은 “모든 검진센터에 수천만 원의 장비를 설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전국 2800여 개 1차 이비인후과 의원에 이미 완비된 전문 인프라를 활용해 순음청력검사와 언어청력검사를 원스톱으로 시행하자”고 제안했다.

비용 청구 방식으로는 산부인과의 자궁경부암 국가검진 모델을 벤치마킹할 것을 권고했다.

66세 대상자에게 바우처를 지급해 전문 이비인후과에서 진단받게 한 뒤, 해당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에 직접 청구하면 별도의 인프라 구축 비용 없이 즉각적인 사업 시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K-의료의 글로벌 앵커, 학회ㆍ의사회 원팀으로 위기 돌파”

학회는 이번 ICORL 2026을 기점으로 필수의료 역량 강화는 물론, 글로벌 학술 리더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다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미국이비인후과학회(AAO)와 공동 심포지엄을 열어 한국이 선도하고 있는 고주파열치료(RFA) 및 로봇수술의 세계적 기준을 함께 수립하고, 후두ㆍ기도 재건 및 AI 음성 복원 등 첨단 임상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또한 개발도상국 의사들을 초청해 장학금을 지원하는 '글로벌 메디컬 연수 사업'을 확대하 K-의료의 선한 영향력을 아시아 전역으로 전파했다는 전언이다.

채성원 학술대회장은 “이번 100회 학술대회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전공의들이 현장으로 돌아와 다시 재건을 시작하는 원년의 의미를 담고 있다”며 “전통과 첨단 기술을 아우르는 융합의 장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구자원 이사장과 안영진 회장은 입을 모아 “이비인후과는 호흡기 감염병 대응부터 암 치료, 청각 재활까지 국민 삶의 질 전반을 책임지는 명실상부한 필수의료”라며 “학회와 의사회가 원팀(One Team)으로 뭉쳐 진료 가치를 재평가받고 국민 신뢰를 높여가겠다”고 전했다.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cyvaster@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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