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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미화 칼럼] AI 디지털 교과서 시대, 교육의 핵심은 '기술'이 아닌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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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화 칼럼] AI 디지털 교과서 시대, 교육의 핵심은 '기술'이 아닌 '질...

이미화(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경찰학 박사/전 중부대 경찰행정학과 겸임교수)

대한민국 교육 현장은 지금 거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올해부터 초·중·고 일부 학년을 대상으로 AI 디지털 교과서가 본격 도입되며 교실 풍경이 급변하고 있다.

학생 개개인의 학습 속도를 분석해 최적의 경로를 제안하는 스마트한 조력자의 등장에 대한 기대도 크지만, 동시에 현장에서는 기기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생각하는 힘이 퇴화하고 문해력이 저하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기술이 교실의 주인이 된 지금, 우리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진짜 역량은 AI를 잘 다루는 스킬인가, 아니면 AI를 압도하고 통제하는 사고의 근력인가? 필자는 그 답을 AI가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인간 고유의 비판적 사고력에서 찾고자 한다.

이미 싱가포르나 핀란드 등 해외 교육 선진국들은 기술 습득보다 기술을 다루는 인간의 주체성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 AI의 답변에서 논리적 허점을 찾아내고 그 속에 숨은 데이터의 편향성을 비판적으로 검증하게 함으로써, 기술에 길들여지는 수동적 소비자가 아닌 기술을 설계하고 다스리는 주체적인 주인을 길러내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은 우리 당진의 AI 교육이 나아가야 할 세 가지 구체적인 사고력 강화 방향을 시사한다.

첫째,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실을 가려내는 ‘논리적 검증력’이다.

AI는 사실이 아닌 정보를 그럴듯하게 가공하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수시로 노출한다. 따라서 지금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AI 디지털 교과서가 제시하는 정답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정답이 도출된 과정을 의심하고 파고드는 힘이 더 중요하다. 필자가 제안하는 당진형 AI 미래교육 센터가 데이터의 출처를 대조하고 교차 검증하는 디지털 팩트체크 실험실이 되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보가 생성된 배경과 맥락을 추론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의 사고는 비로소 논리적 단단함을 갖추게 될 것이다.

둘째, 기술적 효율 너머를 성찰하는 ‘다각적 가치 판단력’이다.

AI는 오직 최단 경로와 최대 효율을 기준으로 답을 내놓는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갈등은 효율성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당진은 현대제철과 KG스틸 등으로 대표되는 철강 산업, 그리고 당진발전본부라는 에너지 산업이 공존하는 역동적인 현장이다. 이곳에서 우리 아이들이 실제 산업 데이터를 분석하며, “AI가 제안한 효율 지표가 우리 이웃의 안전이나 환경적 가치와 충돌할 때, 인간인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를 치열하게 논쟁하게 해야 한다. 기술적 정답이 인간적 가치와 부딪힐 때 발생하는 치열한 사유(思惟)의 과정이야말로 당진의 아이들을 미래 리더로 만드는 핵심 자산이다.

셋째, 스스로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메타인지(Metacognition)적 질문력’이다.

AI 디지털 교과서가 문제풀이를 돕는 시대에 지식 그 자체는 더 이상 경쟁력이 아니다. 이제 교육의 핵심은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파악하여, AI에게 어떤 질문을 던져야 더 가치 있는 통찰을 끌어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질문의 힘에 있다. 세상의 상식에 “왜?”라는 의문을 품고, AI를 도구 삼아 복잡한 문제를 새롭게 정의하는 설계자로서의 사고력을 키워주는 것이 급선무다.

AI는 훌륭한 조력자이지만, 자신의 결과물에 대해 결코 스스로 책임지지 않는다. 기기는 갈수록 정교해지겠지만, 기술을 어떤 방향으로 사용할지 결정하고 책임지는 것은 결국 인간의 몫이다. 우리 아이들이 태블릿 PC 위에서 문제 하나를 더 빨리 푸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AI의 결과물에 대해 당당히 질문을 던지고 그 답변이 불러올 사회적 파장을 책임 있게 고민하는 깊이 있는 태도다.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의 성공 여부는 기기의 보급 대수가 아니라, 기술 너머의 세상을 스스로 설계하는 주체적인 미래 시민을 얼마나 길러냈느냐에 달려 있다. 질문하는 용기, 그리고 기술을 통제하는 비판적 사고력, 그것이야말로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인간의 존엄함을 지키고, 우리 아이들을 진정한 시대의 주인으로 세우는 가장 본질적인 길이다.

당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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