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리노이주의 한 슈퍼마켓. 사진=연합뉴스.
미국 소비자들의 경제 심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란 전쟁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증시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을 앞두고 경계감 속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 미시간대는 경기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자신감을 반영하는 소비자심리지수 잠정치가 4월 47.6으로 전달 53.3 대비 5.7포인트(10.7%) 하락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전문가 전망치를 밑도는 수준으로, 해당 집계 이후 최저치다. 이전 최저치는 물가가 급등했던 2022년 6월의 50.0이었다.
이번 조사는 3월 24일부터 이달 7일까지 이뤄진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집계됐다.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 합의가 발효되기 이전에 전체 응답의 약 98%가 수집됐다.
현재 경제 여건 지수는 3월 55.8에서 4월 50.1로 하락했고, 같은 기간 소비자 기대지수는 51.7에서 46.1로 떨어졌다.
특히 물가 우려가 크게 확대됐다.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월 3.8%에서 4월 4.8%로 급등했다. 2025년 4월 이후 월간 최대 상승 폭이다.
소비자들의 장기 인플레이션 전망을 반영하는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2%에서 3.4%로 올라 2025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 물가 공포 확산…"전쟁이 경제 악화 주요 요인"
집계를 관장하는 조안 슈 디렉터는 "연령, 소득, 정당 등 모든 인구통계학적 집단에서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하락세가 광범위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소비자가 이란 전쟁을 경제 여건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전쟁으로 인한 공급 차질이 개선되고 휘발유 가격이 안정되면 소비자들의 경제 전망은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증시도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반영하며 방향성을 잡지 못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69.23포인트(0.56%) 내린 47916.57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7.77포인트(0.11%) 밀린 6816.89를 기록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80.48포인트(0.35%) 오른 22902.89로 장을 마쳤다.
미국과 이란은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첫 대면 종전 협상에 나선다. 미국에서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 이란에서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 협상단을 이끈다.
협상을 앞두고 양측은 신경전을 이어갔다. 갈리바프는 자신의 엑스 계정에 "레바논에서의 휴전과 이란의 동결 자산 해제는 협상이시작되기 전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 합의가 불발될 경우 대대적인 공격에 나설 것이라며 "이란은 국제 수로(호르무즈 해협)를 이용한단기적 갈취 외에는 실질적 카드가 없다는 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압박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양측이 협상 직전까지도 협상 주제를 합의하지 못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이 이란으로 병력을 증파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 CPI 급등에도 시장은 '관망'…금리 동결 기대 확대
미국의 물가 지표는 상승세를 보였지만 시장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9% 급등했다. 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가파르게 오른 영향이다.
다만 전품목 수치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고, 근원 CPI는 예상치를 밑돌며 완만한 흐름을 이어갔다. 에너지 충격이 기저 인플레이션으로 확산될지 여부가 향후 변수로 지목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올해 12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전날 71.1%에서 75.2%로 반영했다. 25bp 금리 인하 베팅은 24.4%에서 21.7%로 낮아졌다.
오리온의 팀 홀랜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월과 4월에 나오는 어떤 데이터도 무시하려고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사이에 빠져나갈 길이 있다는 전제하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의료건강과 금융, 필수소비재가 1% 이상 하락했다. 소프트웨어 업종도 약세를 이어갔다. 인공지능(AI) 회사 앤트로픽의 새로운 보안 서비스가 기존 소프트웨어 업체의 보안 취약성을 파고들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세일즈포스는 3% 이상 하락했고, 서비스나우는 투자 의견 하향까지 겹치며 7% 넘게 급락했다. 팔란티어 역시 AI 서비스 확산 우려 속에 1% 이상 떨어졌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0.26포인트(1.33%) 내린 19.23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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