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최고 환율 기록…유가 급등·달러 강세 ‘더블 악재’
파월 매파 발언에 금리 인하 기대 후퇴…브렌트유 110달러 돌파
이란 전쟁 격화에 유가 급등,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19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 표시되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포인트데일리 강준호 기자] 중동 전쟁의 포성이 짙어지며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이란 전쟁 격화에 따른 국제 유가 폭등과 달러 강세라는 '더블 악재'가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1500원선을 넘어섰고 상승세를 타던 코스피는 힘없이 주저앉았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주간 거래 종가 기준)은 전날보다 17.9원 급등한 1501.0원을 기록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09년 3월10일(1511.5원) 이후 약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날 환율은 개장 직후 1505.0원까지 치솟으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환율 급등의 도화선은 중동발 군사 충돌이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최대 가스전 등을 폭격하자 이란이 카타르의 주요 가스 시설에 보복 공격을 감행하며 전면전 위기가 고조됐다.
이에 5월 인도분 브렌트유가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는 등 에너지 가격이 치솟았다.
여기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매파적 발언이 불을 지폈다.
파월 의장은 유가 급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경고하며 금리 인하 기대감을 일축했고 이는 달러 인덱스를 100선 위로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김서재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에너지 순수입국으로서 중동 의존도가 높아 전쟁 소식에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 역시 "고유가로 인한 달러 결제 수요 확대가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당분간 저환율 회귀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시도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되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61.81포인트(2.73%) 내린 5763.22로 마감했다.
'육천피' 탈환을 노리던 기세는 꺾였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1조8825억원어치를 내던지며 하락장을 주도했다.
시가총액 상위권인 삼성전자(-3.84%), SK하이닉스(-4.07%), 현대차(-4.22%) 등 대형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 지수도 1.79% 하락한 1143.48로 장을 마쳤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비트코인이 1% 이상 하락하며 1억400만원대로 밀려났고 안전자산인 금 가격마저 2.37% 떨어지는 등 자산 시장 전반이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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