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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광희 의원은 "AI 시대로 전환되면서 사람들이 실제 경험 대신 화면 속 경험으로 대체하는 시대가 오고... " 이제는 전화번호를 외우지 않아도 되듯 기억과 지식은 AI가 대신하는 시대가 됐으니 학교에서는 '사람으로...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불교가 준 ‘깨어 있음’으로 지혜 교육 시대 열겠다”

정치가 하지 못하는 역할을 불교를 비롯한 종교가 해주길 바란다는 이광희 의원. 깊은 신심과 활발한 의정활동으로 한국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주도하는 대표적 의원이다.

‘자등명법등명’ 의정활동 지침

구제역 ‘살처분’ 현장서 '각성'

“불교를 통해 배운 여러 가지 생각들을 흐트러뜨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3월 초 국회 의원실에서 만난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청주시 서원구)은 첫마디부터 담담했다. 이광희 의원의 얼굴에는 ‘단단함’이 먼저 읽혔다. 국회 정각회원으로 활동하며 불교와 깊은 인연을 이어온 이 의원을 만나 신행과 의정 활동, 그리고 시대를 읽는 시선을 들었다.

이 의원과 불교 인연은 충북대 학생운동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5공화국 전두환 정권에 맞선 6월 항쟁(민주화운동) 속에서 총학생회를 만드는 과정에서 대불련 출신의 여학생 부장을 만난 것이 첫 인연이였고, 1990년대 중반 청주불교방송 문화기획팀장으로 일하게 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불교는 학문적으로 접근하기가 일단 쉬웠습니다. <금강경>을 처음 봤을 때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알면 알수록 이건 잘못 공부하면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이 의원은 “제가 생각하던 운동권의 공동체주의와 불교의 가르침이 굉장히 맞아떨어졌다”면서 “이금희(부인) 씨를 먼저 만나지 않았다면 머리를 깎고 출가했을 수도 있겠다 싶을 만큼 불교는 매력적이었다”고 회상했다.

22대 국회 들어 내란 사태와 필리버스터가 이어지면서 지역구 활동에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22대 국회는 지방 의원들한테 특히 어려운 게 사실”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교의 가르침은 의정활동을 지탱하는 힘이 됐다. “자등명법등명(自燈明法燈明)이 저에게는 가장 큰 가르침입니다.” 부처님의 마지막 설법이 어렵고 힘든 상황마다 떠오른다고 밝혔다. “밖에서 뭔가를 구하기보다 내 안에서 뭔가를 찾자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게 저한테는 제일 큰 것 같아요.”

국회의원이면 피해갈 수 없는 주민들의 민원 처리에서도 원칙은 분명하다. “최선을 다해 의견을 관철시키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안 되면 안 된다고 말씀을 드립니다.” 노력을 다하고도 안 된 경우가 있을 때 서운하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며 씁쓸하게 웃었지만, 원칙만은 굽히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뜻이다.

충청북도 도의원 초선 시절인 2010년, 구제역 지원을 위해 현장을 찾았다가 멀쩡하게 살아있는 소가 포대에 싸여 ‘살처분’ 되는 장면을 목격했다. “지금도 트라우마가 남아있니다.” 생명이 희생되는 광경을 목도한 충격으로 100일간 매일 108배를 올렸다고 전했다. “그때 스님들께 ‘세상이 이렇게 어려울 때 종교가 해야 할 역할이 있는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 경험은 불교의 역할에 대한 생각을 굳혔다. “결국 종교는 ‘정치가 하지 못하는 영역’에서, 최악의 순간에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이광희 의원은 “AI 시대로 전환되면서 사람들이 실제 경험 대신 화면 속 경험으로 대체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면서 “위안을 얻기 위해 절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불교가 정신적 치유의 역할에 더 집중해 주길 당부하는 마음이었다.

한국 정치에 불교가 줄 수 있는 메시지를 묻자, 이 의원은 주저 없이 ‘청안(淸眼)’, 즉 ‘깨어 있음’을 꼽았다. “악(惡)해서 잘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몰라서 실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달궈진 쇳덩이를 알고 짚는 것과 모르고 짚는 것은 결과가 다르다”는 부처님 말씀을 인용한 이 의원은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어서 깨어 있지 않으면 위험하디”면서 “청년들의 극우화도 결국 우리세대가 제대로 역할을 못 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교육에 대한 생각도 깊었다. “‘실용 교육’에서 ‘지혜 교육’으로 전환돼야 할 때가 왔습니다.” 이제는 전화번호를 외우지 않아도 되듯 기억과 지식은 AI가 대신하는 시대가 됐으니 학교에서는 ‘사람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삶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 성찰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불교가 오래전부터 물어온 질문들이 바로 그것이기도 합니다. 지금 우리 세대 정치인들의 과제이기도 합니다.”

의원 가운데 국회도서관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이광희 의원은 ‘독서광’이다. 책은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중요한 마음의 양식이다.

“ 불교에 누를 끼치지 않겠다”

불자 정치인으로 최선 ‘다짐’

이날 이광희 의원은 독립운동가이자 3·1운동의 주역인 백초월 스님의 순국비를 청주에 세우는 일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백초월 스님은 항일 독립운동을 이끌다 1944년 6월 29일 청주 탑동 형무소(현재는 철거)에서 순국했다. 당시 일제에 의해 스님의 유해가 공동묘지에 버려지다시피 해 지금도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다수의 국회의원들이 패용하고 있는 진관사 태극기, 그 태극기가 세상에 알려진 것도 백초월 스님 덕분이다. 스님이 생전 청주 용화사에서 법문한 기록도 남아 있다. 그럼에도 정작 ‘순국의 땅 청주’에는 스님을 기리는 흔적 하나 없다. 이 의원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깜빡 잊고 있었다”며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청주 시내 중심에 있는 중앙공원에 영규대사 비와 조헌 선생 비가 있잖아요. 그 옆에라도 백초월 스님 순국비를 세우고 추모행사를 하면 의미가 클 것입니다.” 임진왜란 때 최초의 승전을 이끈 영규대사 비가 있는 중앙공원에 일제강점기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백초월 스님의 비를 함께 세울  것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청주가 항일과 호국의 땅임을 아우르는 상징이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광희 의원은 내년 3·1절이나 부처님오신날을 목표 시점으로 삼고 청주시, 충북도 지역사찰과 협력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요즘 가장 많이 성찰하는 화두를 묻자, 이 의원은 잠시 생각하다 “내려놓는 것”이라고 답했다. “국회의원이 되고 보니 오는 게 너무 많아요. 의전, 접대, 명절 선물…그런 것 자체가 저는 스트레스입니다.” 국민 소환제를 공약으로 발표하고 법안도 만든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전했다. “국회의원으로서 내려놓을 권한은 없는지, ‘인간 이광희’로서 굳이 꽉 쥐고 살아야 하는 건지. 그런 생각을 요즘 되게 많이 합니다.”

종교화합에 대한 생각도 남달랐다. 문익환 목사로부터 큰 깨우침을 받았고, 지역 복지 활동에서는 가톨릭 신부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불교에서는 정신적으로 많이 받았습니다. 종교 전쟁이 없는 나라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지 깊이 깨닫고 있습니다.” 매년 청주에서 열리는 불교방송 종교화합 행사에서 기독교·가톨릭이 함께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며, 그런 자리가 더 늘어나길 바란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불교신문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청하자, 이 의원은 “특별한 말씀보다 저에 대한 다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스님들은 스님들의 역할이 있고, 불자들은 불자들의 역할이 있듯이, 정치인 불자인 저한테는 제가 해야 할 역할이 있습니다.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소한 불교를 욕먹이지 말자는 게 제 다짐입니다.”

이광희 의원은…

충북 청주 출생. 충북대 재학 중 총학생회 활동을 하며 학생운동에 참여했다. 충북불교방송(현 청주불교방송) 문화기획팀장을 역임하며 불교와 깊은 인연을 맺었다. 충북도의회 의원(2010~2018)을 거쳐 21대·22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청주 청원)을 지내고 있다. 국회 정각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2년 연속 국회도서관상을 수상하는 등 독서와 인문적 소양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두꺼비 살리기 운동 등 지역 생명환경 운동을 꾸준히 이끌어 왔다.

이성수 기자 soolee@ibulgyo.com

사진=장용준 기자 jyjun@ibulgyo.com

[불교신문 3916호/2026년4월1일자]

이성수 기자, 사진=장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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