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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계안칼럼] 부동산 말고 꿀릴 것이 없다

1노무현정부 때는 부동산대책이 30차례나 나왔을 정도로 부동산대책 풍년인 정부였다. 2003년 5·23 대책, 직후 10·29 대책, 2005년 8·31 대책, 2006년 3·30 대책, 2007년 1·11 대책 등 굵직한 것만 해도 5개나 된다.

[이계안칼럼] 부동산 말고 꿀릴 것이 없다

1노무현정부 때는 부동산대책이 30차례나 나왔을 정도로 부동산대책 풍년인 정부였다. 2003년 5·23 대책, 직후 10·29 대책, 2005년 8·31 대책, 2006년 3·30 대책, 2007년 1·11 대책 등 굵직한 것만 해도 5개나 된다. 주된 내용은 재건축 분양권 전매 제한 제도,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확대, 종합부동산세, 다주택자 양도세 강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세대별 합산 종합부동산세 과세, 3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분양가상한제, 청약가점제 등 지금 우리가 익숙하게 접하는 규제책들의 대부분이 그때 나왔다.

정부의 규제책들이 나올때마다 시장 왜곡이 심화됐고, 정부대책을 비웃듯이 가격상승세가 가속화했다. 당시 열린우리당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필자는 공급대책이 부동산가격을 안정화시킨다는 판단하에 양질의 주택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환매조건부주택(일명 반값아파트)을 공급하기 위한 법안을 입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상승세의 대세를 막을 정도가 되지는 못했다. 결국 버블 세븐 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세로 노무현정부의 지지도는 추락했고, 수많은 업적이 부동산 정책 실수 하나에 가려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권 말기인 2006년 12월 27일 부산 북항 재개발 종합계획 보고대회 및 부산지역 인사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재임기간 동안의 성과에 대하여 이렇게 자평했다. “저희 정부가 정책에 시행착오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제일 큰 게 부동산이다. 거꾸로 얘기하면 부동산 말고 꿀릴 것이 없다.” 이 정도로 버블 세븐 가격 폭등과 종부세 논란은 거센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사실 노 전 대통령은 정말 많은 일을 해낸 분이다. 정치자금법 입법, 방폐장 부지 선정, 용산기지 이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국방·사법개혁 등 장기간 미뤄왔던 해묵은 사회적 과제들을 대부분 정리했다. 우리 경제도 5% 성장률로 순항했다. 그러나 딱 한가지 부동산 정책 실패라는 과가 그 많은 공을 다 덮어버렸다.

노무현정부(그리고 뒤이은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실패는 그 본질이 국민을 투기범으로 규정짓고 시작한데서 비롯된다. 부동산을 주거용 소비재로만 보고 미래의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일체의 행위를 투기로 보는 데서 모든 정책이 꼬이게 된다. 비단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 어디를 가도 주택은 필수소비재이면서 재산형성을 위한 기본 투자자산으로 여겨진다. 각국 정부도 부동산시장에서 시장실패가 나오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쓴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부동산이 투기자산으로 취급된다. 우리 정부의 인식대로라면 대한민국국민은 전부 투기꾼이다. 집을 가지고 있으면 투기꾼이고 집이 없으면 잠재적 투기꾼이다.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그리고 세계 어디에서도 가격 정책은 모두 시장 실패를 불러온다.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다. 20세기 개발경제 체제 하에서는 부동산 가격 억제 정책이 어느 정도 정당성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시장 자율성을 인정하고 가격에 인위적으로 개입하는 정책을 멈춰야 한다. 정부의 정책은 국민의 주거서비스를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춰야한다. 민간 건설기업들의 주택공급을 얼마나 어떻게 활성화할 것이고, 경제적으로 주거 서비스를 소비하지 못하는 주거 취약계층을 위하여 공공 주거 서비스를 얼마나 차질없이 제공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2026년도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이 났다. 그중에서 특히 눈에 띈 것은 한강벨트의 반란이었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발이 표심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한 것이 이것 때문만이라고 믿지는 않는다. 실제로 국민적 반발이 있었는 것인지도 알수 없다. 그러나 만에 하나라도 이것이 실제 표심이라면, 노무현(문재인) 정부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다. 이재명정부는 지금이라도 정책 목표를 주거서비스 지원으로 전환하고 대대적 공급 대책에 나서기를 바란다. 세종시로 이전할 청와대와 국회의사당 자리라도 주거복지를 위해서 내놔야 할 판이다.

이계안 2.1지속가능재단 설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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