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4시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구가 개최한 '서창억새노을마라톤'에 참석한 시민들이 은빛 억새 사이로 달리고 있다. 황의재 기자
지난 15일 개막한 '제11회 광주 서창 억새축제'가 주말을 맞아 나들이객들로 북적인 가운데 이번 행사의 주요 프로그램인 '서창억새노을마라톤'에 많은 시민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마라톤이 끝난 뒤에는 붉은 노을이 내려앉은 억새밭을 달린 뒤 무알코올 맥주와 DJ 공연을 즐기는 '맥크닉(맥주+피크닉)' 행사가 이어지며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은 가을 정취를 만끽했다.
24개월 된 딸 이서아양을 태운 유모차를 밀며 달린 이진욱(33)씨와 달리기 동호회 친구들이 완주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황의재 기자
영산강변 은빛 질주…노을과 함께하는 특별한 마라톤
17일 오후 4시20분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구 영산강변 일대 서창 억새축제 행사장. 상무시민공원을 출발해 영산강변 천변로를 따라 달려온 마라톤 참가자들이 속속 결승선에 들어섰다.
초저녁 가을 햇살 아래 은빛 억새와 분홍빛 코스모스가 만발한 길을 달려온 참가자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일반적인 마라톤 대회가 주로 이른 아침에 열리는 것과 달리 이번 대회는 '선셋런(Sunset Run)'을 주제로 오후 4시에 출발해 만발한 억새와 함께 노을 지는 풍경을 감상하며 달릴 수 있도록 구성됐다.
반려견 '설'이와 함께 5㎞ 코스를 완주한 서구 주민 김재이(35)씨가 노을 아래서 휴식하고 있다. 황의재 기자
"우리 아이·반려견도 함께 뛰어요"…도심 한가운데서 즐긴 이색 레이스
특히 이번 대회에는 가족이나 반려견과 함께 결승선을 통과하는 이색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24개월 된 딸 이서아양을 태운 유모차를 밀며 달린 이진욱(33)씨는 "평소 러닝을 즐겨하는데 딸과 함께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어 유모차를 끌고 왔다"며 "막상 뛰다 보니 땀이 뻘뻘 나 정작 예쁜 노을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더라. 그래도 딸과 함께 완주한 덕분에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추억을 얻어 대만족이다"고 완주 소감을 전했다.
반려견 '설'이와 함께 5㎞ 코스를 완주한 서구 주민 김재이(35)씨는 "도심 한가운데서 대회가 열려 참여하기 너무 편했다"며 "원래 강아지는 출발 지점까지만 동행할 계획이었는데 저와 함께 뛰고 싶어 하는 것 같아 결국 같이 달리게 됐다. 노을과 억새 풍경이 너무 예뻐서 즐겁게 뛰었다"고 덧붙였다.
친구들과 함께 서창억새노을마라톤을 완주한 뒤 무알코올 맥주로 건배를 하고 있는 최아라(46·세번째)씨와 친구들. 황의재 기자
달린 후엔 안심하고 건배…화려한 불빛 아래 스트레스 날린 '맥크닉'
레이스를 마친 참가자들의 발길은 결승선 바로 옆 '맥크닉' 행사 무대로 이어졌다.
이날 완주 메달을 받은 참가자들에게는 일반 주류나 이온 음료 대신 시원한 '무알코올 맥주'가 제공됐다.
이번 무알코올 맥주 행사는 개인 차량을 이용해 방문하는 마라톤 참가자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기획됐다.
달리기 후 찾아오는 갈증은 해소하면서도 음주운전에 대한 우려는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취지다.
또한 운동 후에도 건강을 챙기고자 하는 최근의 러닝 트렌드를 반영했다.
서창억새노을마라톤 대회가 마무리된 후 결승선 바로 옆 무대에서 무알코올 맥주와 함께 시작된 디제잉 파티. DJ의 신나는 음악 소리와 댄서들의 몸동작에 맞춰 시민들이 춤추고 있다. 황의재 기자
행사는 무알코올 맥주를 마시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노을이 지고 어스름이 내려앉기 시작하자 화려한 불빛 아래 DJ의 신나는 음악과 댄서들이 이끄는 디제잉 파티가 이어졌다.
시민들은 언제 달렸냐는 듯 피곤을 잊고 무대 앞으로 나가 신나게 율동을 따라 하고 환호성을 지르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렸다.
친구들과 함께 무알코올 맥주로 건배를 하던 최아라(46)씨는 "차를 가져와서 맥주를 못 마시는 줄 알고 시무룩했는데 무알코올이라 걱정 없이 마실 수 있어서 좋다"며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나서 시원하게 맥주 한 모금 하니 이게 인생인가 싶다"고 활짝 웃었다.
한편 서창 억새축제는 18일까지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 속에서 잠시 멈춰 아무것도 하지 않는 '휴식왕 뽑기 대회'와 반려견과 함께 가을 정취를 만끽하며 뛰는 '왈왈런' 행사가 예정돼 축제의 열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서구청 관계자는 "시민들이 억새밭의 자연경관을 감상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직접 달리며 체험할 수 있도록 선셋 런과 맥크닉 행사를 준비했다"며 "이번 광주 서창 억새축제는 일요일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이어지니 시민 여러분의 많은 방문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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