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윤창현 코스콤 사장이 인공지능(AI)과 디지털자산의 확산 속 국내 파생상품 시장의 구조와 기능을 전반적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윤 사장은 전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장내파생상품 도입 30주년-성과, 현안, 그리고 다음 30년을 준비하며' 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최근 금융시장은 인공지능(AI) 기술의 확산, 디지털자산의 부상, 글로벌 자본 이동의 가속화 등으로 인해 과거와는 다른 차원의 변화를 겪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창현 코스콤 사장/사진=아시아타임즈
그는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기술적 변화가 아니라 시장 구조와 참여 방식, 리스크 관리 방식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변화"라고 평했다.
이어 "파생상품 시장 역시 이러한 변화 흐름 속에서 기존의 상품 구조와 거래 방식, 시장 운영 체계를 근본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거래 인프라와 데이터 기반 시장 운영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또 "데이터 활용 역량을 높이고 실시간 리스크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는 것이 향후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며 "기술과 제도의 결합을 통해 보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시장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사장은 디지털자산과 파생상품 시장의 결합 가능성에 대해서도 비교적 상세히 언급했다.
그는 "디지털자산이 새로운 투자 자산군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에 대한 시장 수요 역시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을 단순히 규제의 대상이 아니라 제도권 내에서 관리 가능한 영역으로 편입하는 방향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자산 파생상품 도입은 시장 안정성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충분한 사전 검토와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 장치가 필수적"이라며 "거래소 중심의 장내시장 인프라를 기반으로 투명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국제 기준과의 정합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며 "글로벌 주요 시장과의 규제 체계 비교를 통해 국내 시장에 적합한 제도 설계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사장은 "국내 장내파생상품 시장은 지난 30년간 가격발견과 위험관리 기능을 수행하며 자본시장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며 "시장 변동성과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시장 구조와 역할을 재정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1996년 코스피200 선물 도입 이후 국내 파생상품 시장은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 등 주요 경제 충격 속에서도 리스크 관리 수단으로 기능해 왔다"며 "파생상품은 자본시장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지탱하는 핵심 장치"라고 말했다.
이어 "파생상품은 단순한 투자 수단이 아니라 자산가격의 효율적 형성과 위험 이전 기능을 수행하는 시장 인프라로서,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이 리스크를 관리하고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해 왔다"며 "특히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파생상품 시장이 제공하는 가격 신호와 헤지 기능이 시장 안정에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30년간의 성과는 시장 참여자와 인프라가 함께 축적해 온 결과"라며 "이제는 이러한 기반 위에서 다음 30년을 준비하는 방향으로 시장의 기능과 구조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사장은 투자자 보호와 관련해서는 "파생상품은 구조적 특성상 레버리지가 내재되어 있고 상품 설계가 복잡한 경우가 많아 투자자 보호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며 "시장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보다 정교한 투자자 보호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존의 일률적인 진입 규제 방식은 시장 유동성과 가격발견 기능을 제약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며 "투자자의 이해도, 투자 경험, 상품 위험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맞춤형 보호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불완전판매를 방지하고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기 위해 상품 구조, 수익구조, 위험요인 등에 대한 공시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며 "시장 참여자의 책임성과 윤리성을 제고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투자자 보호와 시장 활성화는 상충되는 개념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요소"라며 "두 가지 목표를 균형 있게 달성할 수 있는 정책 설계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윤 사장은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 "향후 파생상품 시장은 단순한 양적 확대를 넘어 질적 고도화를 중심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시장 효율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규제, 인프라, 상품 개발이 각각 분리된 영역이 아니라 상호 유기적으로 연계된 전략 아래 추진될 필요가 있다"며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시장 발전 로드맵 수립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또 "시장 참여자 간 신뢰를 기반으로 한 생태계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거래소, 금융투자회사, 학계, 정책당국 간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파생상품 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술 혁신과 제도 혁신이 병행되어야 한다"며 "새로운 상품 개발과 시장 구조 개편을 통해 국제 시장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윤 사장은 "다음 30년은 기존의 성장 경로를 단순히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맞는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되는 시기"라며 "선제적인 대응과 체계적인 준비를 통해 국내 파생상품 시장이 자본시장의 핵심 인프라로서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축사에 나선 황성엽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글로벌 투자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파생시장 역시 새로운 환경에 맞는 역할과 기능을 모색해야 하는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며 "협회 차원에서 업계·학계·당국 간 유기적 소통을 통해 우리 파생시장이 다음 30년을 향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강병진 한국파생상품학회 회장은 "올해는 국내 장내파생상품 도입 30주년이라는 의미 있는 해"라며 "파생상품 시장은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등 다양한 경제적 충격 속에서도 금융시장의 핵심 인프라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평가했다.
윤선중 동국대학교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파생상품은 신속한 가격발견과 리스크 관리 수단을 제공함으로써 자본시장의 선순환을 유도하고 소비자 효용을 극대화하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적은 비용으로 대규모 포트폴리오의 리스크 관리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자본시장 효율성을 높이는 핵심 수단"이라며 "향후 지표금리 체계 개편과 시장 구조 혁신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서희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두 번째 주제발표에서 "디지털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 도입은 제도적으로 검토 가능한 영역"이라며 "다만 금융시장으로의 위험 전이를 방지하기 위한 규제 체계 정비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정부, 학계, 유관기관 전문가들이 참여해 파생상품 시장의 발전 방향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김기동 한국거래소 상무는 "코스피200 제로데이옵션 등 옵션 상품 다양화를 추진하고, 탄소배출권 선물과 디지털자산 선물 상장을 준비 중"이라며 "궁극적으로 24시간 거래체계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병기 UNIST 교수는 "파생상품 시장의 핵심은 유동성과 거래소 신뢰 인프라"라며 "거래소가 시장 기준을 형성하는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성대 금융투자협회 상무는 "진입규제 중심의 투자자 보호 방식에서 벗어나 투자자 특성과 상품 위험도를 반영한 맞춤형 보호 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황현철 홍익대학교 교수는 "장내파생상품과 장외상품 간 규제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고 일관된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며 "디지털자산 파생상품 도입 과정에서 기존 규제 원칙에 대한 재검토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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