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 최중량급 우승
준결승까지 전부 ‘한판승’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이현지가 10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 국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78㎏ 이상급 결승에서 프랑스의 로만 디코와 대결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유도의 차세대 간판 이현지(19·용인대)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의 아픔을 씻고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다.
세계랭킹 4위 이현지는 10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 국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78㎏ 이상급 결승에서 로만 디코(프랑스·3위)를 다리대돌리기 절반에 이은 곁누르기 한판으로 꺾고 우승했다. 이로써 한국 유도는 2년 연속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최중량급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
2007년생 이현지는 씨름 선수 출신인 이치훈 제주도씨름협회 전무이사의 딸로, 남녕고 1학년 때 최연소로 국가대표로 발탁된 뒤 차세대 간판으로 활약을 이어왔다. 아버지의 운동 재능을 물려받은 이현지는 씨름 기술과 비슷한 허리후리기를 주 무기로 삼아 청소년 무대를 평정했다.
2024년 세계청소년유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린 이현지는 시니어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에는 각종 대회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최근엔 세계선수권대회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자인 대표팀 선배 김하윤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꺾고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인전 대표로 뽑혔다.
그러나 이현지는 지난 2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78㎏ 이상급 뉴신란(중국·9위)과 결승전에서 압도하는 경기력을 펼치고도 밭다리걸기에 허를 찌르면서 한판패를 기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휴식 없이 곧바로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강행한 이날 이현지는 무시무시한 기량을 펼쳤다. 1라운드에서 모이라 모리요(도미니카공화국·36위)를 경기 시작 5초 만에 왼쪽 발뒤축후리기 한판으로 꺾었고, 2라운드에선 카렌 레온(베네수엘라·17위)을 단 9초 만에 오른쪽 허리대돌리기 한판으로 눌렀다.
이현지는 준결승에서 현 세계랭킹 1위인 라즈 헤르슈코(이스라엘)까지 경기 시작 46초 만에 왼쪽 발뒤축후리기 한판승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마지막 상대 디코는 2020 도쿄 올림픽과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이 종목 베테랑 강자다. 그러나 이현지는 패기로 디코를 몰아세웠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곧바로 오른쪽 밭다리 걸기를 시도하는 등 적극적으로 상대를 몰아붙이던 이현지는 경기 종료 2분여를 남기고 상대의 굳히기 공격을 막다가 지도 1개를 받았다. 그러나 이현지는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공격 수위를 높이며 상대를 몰아붙였다. 결국 경기 종료 1분 44초를 남기고 오른쪽 다리대돌리기로 상대를 넘어뜨린 이현지는 상대 몸에 올라타 굳히기에 나섰고, 곁누르기로 한판이 선언됐다.
그는 경기 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해 정말 기쁘다”며 “오늘은 완성도 높은 경기력을 보여드렸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이어 “디코와 맞붙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경기 전엔 굉장히 긴장했지만, 처음 상대하는 선수와 경기할 때마다 좋은 모습을 보여왔다. 그래서 내 능력을 믿고 경기 내내 밀어붙였다”며 “이 금메달을 한국에 가져갈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유채현기자 yc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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