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거래소, [출처=NYSE]
3월 미국 생산자 물가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지정학 리스크 완화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5% 상승했다. 시장 추정치인 1%를 크게 하회한 수치다. 상승 폭은 2월(0.5%)과 동일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4% 올라 2023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 유가 급등에도 서비스 물가 상승 속도는 예상보다 완만
이번 PPI는 상품과 서비스 간 온도차가 뚜렷했다. 최종 상품 가격은 전월 대비 1.6% 오르며 2023년 8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로 호르무즈해협 봉쇄 우려가 부각되면서 에너지 가격이 8.5% 급등한 영향이다.
반면 전체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최종 서비스 가격은 전월 대비 보합(0.0%)에 머물렀다. 항공 여객 운임과 트럭 운송료는 상승했지만, 식품·주류 도매 마진과 연료·윤활유 소매 마진은 하락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무역 서비스를 제외한 근원 PPI 역시 0.2% 상승에 그치며 물가 압력이 제한적임을 시사했다.
생산자물가는 일정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선행지표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주목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에도 영향을 준다.
이에 따라 에너지 가격 급등이 아직 서비스 물가로 전이되지 않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 미·이란 2차협상 기대감에 증시 환호…AI로 시선 이동
같은 날 뉴욕증시는 물가 지표보다 지정학 변수에 더 크게 반응했다. 미국과 이란이 이르면 이틀 내 2차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는 기대가 확산되면서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17.74포인트(0.66%) 오른 48,535.99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81.14포인트(1.18%) 상승한 6,967.38, 나스닥지수는 455.35포인트(1.96%) 오른 23,639.08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으로 이틀 안에 뭔가 일어날 수 있다"며 "당신들은 정말로 거기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과 이란이 이슬라마바드에서 2차 종전 협상에 돌입할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다만 협상이 종전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트럼프는 "나는 그들이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말해왔다"며 "20년이라는 기간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협상 재개 자체에 주목했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 전략가는 "이란과의 긴장이 다시 고조돼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작다"며 "시장은 이미 이란에 대한 불안감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종전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제유가도 하락 전환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7.9% 급락해 배럴당 91.28달러에 마감했다.
시장의 관심은 다시 인공지능(AI) 인프라로 이동하는 흐름이다. 엔비디아는 10일 연속 상승하며 시가총액 4조8000억달러 수준을 회복했다. 최근 10거래일 상승률은 약 18%에 달한다.
마이크론테크놀러지는 9% 넘게 급등했고 AMD와 TSMC도 3% 안팎 상승했다. 아마존, 알파벳, 메타, 테슬라도 4% 내외 오르며 기술주 전반이 강세를 보였다.
반면 은행주는 실적에도 불구하고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JP모건은 호실적에도 1% 가까이 하락했고 웰스파고는 5% 넘게 떨어졌다. 씨티는 2% 이상 상승했다.
한편 금리 인하 기대는 소폭 강화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12월까지 25bp 인하 확률을 30.3%까지 반영했다. 이는 전일 26.9%보다 상승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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