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등 영향으로 생산자물가가 급등한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도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이승우 기자)
[충남일보 이승우 기자] 국제유가 급등의 영향을 정면으로 받으면서 7개월 연속 상승했고 향후 소비자물가에도 적지 않은 상방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3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3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5.24로 전월 123.28보다 1.6% 상승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2022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도 4.1% 올라 오름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9월 이후 이어진 생산자물가 상승세가 7개월째 계속된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생산자물가 상승은 공산품이 사실상 이끌었다. 공산품은 전월 대비 3.5% 상승했는데 그 중심에는 석탄 및 석유제품이 있었다. 해당 품목은 한 달 새 31.9% 급등했다.
화학제품도 6.7% 올라 원자재와 중간재 가격 불안이 제조업 전반으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세부 품목 가운데서는 나프타와 에틸렌, 자일렌, 경유 등 석유화학 계열 제품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반면 장바구니와 직접 맞닿아 있는 농림수산품은 전월 대비 3.3% 하락했다. 농산물과 축산물 가격이 함께 내린 영향이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도 산업용 도시가스 하락 등의 영향으로 0.1% 떨어졌다. 서비스는 음식점 및 숙박 서비스가 소폭 올랐지만 운송 서비스가 내리며 전체적으로 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원자재발 물가 충격이 아직은 공산품 중심으로 반영됐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 흐름이 생산 단계에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생산자물가는 통상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품목별로 차이는 있지만 원재료와 중간재 가격 상승이 이후 최종 소비재와 서비스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이번에는 석유제품뿐 아니라 화학제품, 일부 반도체 품목까지 동반 상승해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넓게 퍼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물가 파급 경로를 보여주는 지표들도 일제히 올랐다. 생산자물가와 수입물가를 함께 반영한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2.3% 상승했다.
원재료가 5.1%, 중간재가 2.8%, 최종재가 0.6% 각각 오른 결과다. 국내 출하와 수출을 모두 포함한 총산출물가지수도 전월 대비 4.7%, 전년 동월 대비 9.0% 상승했다.
국내외 시장에 공급되는 상품 가격 전반이 동시에 꿈틀거리고 있다는 뜻이다.
향후 흐름은 결국 국제유가와 중동 정세에 달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3월 급등했던 유가가 4월 들어 전월 평균보다 다소 낮아졌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미 오른 원자재 가격이 생산 현장에 순차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은 여전하다.
이문희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은 "3월 이전에 상승한 원자재 가격 영향이 점차 파급될 것으로 예상돼 생산자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 앞으로의 흐름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3월 생산자물가는 농산물 안정에도 불구하고 유가발 충격이 산업 전반의 가격 구조를 다시 흔들기 시작했음을 보여준 셈이다.
경제계 한 전문가는 “원재료와 중간재에서 시작된 압력이 최종 소비 단계까지 번질 경우 최근 다소 진정 흐름을 보였던 물가 여건도 다시 긴장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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