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점검회의 관련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중동 전쟁에 따른 비상경제 대응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정윤식 기자]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9일 “유가가 120~130달러 수준까지 상승하면 에너지 위기 대응 단계를 ‘경계(3단계)’로 올릴 수 있다”며 “이 경우 민간에도 차량 5부제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이날 KBS KBS 일요 진단에 출연해 “현재는 자율 참여를 요청하는 수준이지만, 상황이 더 악화되면 의무화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며 “국민적 협조가 필요한 시점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위기 단계 격상 기준으로 유가뿐 아니라 전반적인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유가가 120달러 이상으로 올라설 경우 소비 억제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 완화를 위해 추가 유류세 인하도 검토 대상이다.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수급 차질에 대비해 대체 수입처 확보와 사용 우선순위 조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에너지 구조 전환도 병행된다. 정부는 원전 가동률을 높이고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중장기 대응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약 2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도 고유가 대응에 초점이 맞춰진다. 소상공인·자영업자·물류업계 지원, 산업 경쟁력 강화, 공급망 안정 등 4대 분야에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구 부총리는 “이번 추경은 초과 세수를 활용하는 것으로, 국채 발행 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물가 자극 우려도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최근 환율 급등과 관련해서는 “외환보유액이 4200억달러 수준이고 대외 순자산도 충분하다”며 “시장 불안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 대책으로 해외 투자 자금의 국내 유입을 유도하는 ‘3대 패키지’도 추진 중이다. 한국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과 MSCI 선진시장 지수 편입 추진, 국내 복귀 투자계좌(RIA) 도입 등이 포함된다. WGBI 편입에 따른 자금 유입 규모는 500억~6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선 보유세 인상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다만 공급 확대와 금융 정책을 우선하고, 필요 시 세제도 검토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청년 고용 대책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4월 중 청년 뉴딜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일경험 확대, 직무 교육, 창업 지원 등을 포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미 투자 전략과 관련해선 “첫 프로젝트를 미국과 협의 중이며, 에너지 분야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인공지능(AI)과 첨단 산업 육성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기반을 바탕으로 피지컬 AI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에 도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제 개편 방향에 대해선 “상시적으로 이어져 온 조세 지출은 원칙적으로 재검토해 필요 시 폐지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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