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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위클리오늘] LS그룹, '전력 인프라 슈퍼사이클' 중심…전선에서 배터리...

플랫폼·IT 기업들이 주도하던 시총 상위권에 '제조·인프라' 기업이 재진입하는 흐름을 상징한다. LS의 재평가는 우연이라기보다, 시대 수요와 전략이 맞물린 결과에 가깝다. AI 시대의 전력 수요 폭증, 각국의 에너지...

[위클리오늘] LS그룹, '전력 인프라 슈퍼사이클' 중심…전선에서 배터리...

[위클리오늘=이연숙 기자] 구자은 회장이 이끄는 LS그룹의 최근 궤적은 ‘사양산업의 반전’이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전선으로 대표되던 전통 제조기업이 탈탄소 전력, 배터리 소재, 로봇 부품, 그리고 AI 기반 스마트 제조까지 아우르는 인프라 기업으로 빠르게 재정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LS그룹은 매출 45조7223억원, 영업이익 1조4884억원을 기록하며 2003년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9%, 영업이익은 23% 늘었다. 자산 규모 역시 1년 새 26조4436억원에서 43조5441억원으로 급증했다. 숫자만 보면 ‘호황’이지만, 더 본질적인 변화는 성장의 축이 이동했다는 점이다. 내수 중심의 전선 기업에서 글로벌 전력망과 배터리 밸류체인을 연결하는 전략 산업군으로 올라섰다.

핵심에는 LS전선이 있다. 강원 동해 해저케이블 공장에 HVDC 설비를 대폭 증설해 아시아 최대급 생산능력을 확보했고,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액은 7조63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2% 늘었다. AI 확산과 데이터센터 증설, 국가 간 전력망 연결 수요가 맞물리며 해저 HVDC 케이블은 각국이 확보하려는 전략 자산으로 떠올랐다. 과거 ‘굴뚝 산업’으로 불리던 전선이 이제는 에너지 안보의 핵심 인프라가 된 셈이다.

배터리 소재에서도 수직계열화가 진행 중이다. LS는 전북 새만금에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LLBS) 전구체 공장을 세웠고, LS MnM은 황산니켈 생산 확대에 1조8000억원을 투자했다. 황산니켈→전구체→양극재로 이어지는 구조를 국내 기술로 연결해, 중국 의존도를 낮춘 ‘탈중국 공급망’의 한 축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최근에는 로봇 부품으로 영역이 확장됐다. LS에코첨단소재가 글로벌 로봇 부품사에 액추에이터용 권선을 공급하며 첫 로봇 수주를 따냈다. EV에 이어 로봇, AAM 등 차세대 모빌리티로 적용처가 넓어지고 있다. 고성능 ‘세각선’ 기술은 동일 크기 모터에서 더 높은 출력과 효율을 구현하는 핵심 부품으로, 일본·유럽 중심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 향후 희토류와 권선을 묶는 공급망 전략까지 가동되면, ‘탈중국’ 수요를 흡수할 여지도 커진다.

제조 방식도 바뀌고 있다. LS일렉트릭 청주 사업장은 AI 기반 스마트공장으로 전환돼 저압기기 생산량이 하루 7500대에서 2만대로 늘었고, 에너지 사용량은 60% 이상 줄었다. 동해 해저케이블 공장에는 디지털 트윈과 AI 기반 공정 최적화 시스템이 도입됐고, 울산 온산 제련소에는 ‘온산 디지털 스멜터’가 구축됐다. 설비 이상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IoT 시스템은 협력사로 확산 중이다. AI는 구 회장의 신년사 작성 시연을 넘어, 실제 현장 운영 체계로 들어왔다.

이 같은 변화는 자본시장에서도 즉각 반영됐다. 한때 4조원대에 머물던 그룹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26조원에서 최근 57조원으로 두 배 넘게 뛰었다. 순위도 17위에서 10위로 상승했다. 플랫폼·IT 기업들이 주도하던 시총 상위권에 ‘제조·인프라’ 기업이 재진입하는 흐름을 상징한다.

LS의 재평가는 우연이라기보다, 시대 수요와 전략이 맞물린 결과에 가깝다. AI 시대의 전력 수요 폭증, 각국의 에너지 안보 경쟁, 배터리 공급망 재편, 로봇과 전동화 확산이라는 거대한 흐름 위에서 LS의 기존 사업은 ‘구식’이 아니라 ‘필수’로 재해석됐다.

쟁점은 지속 가능성이다. 대규모 설비 투자와 글로벌 수주 확대가 실적 변동성을 키울 수 있고, 배터리 소재와 로봇 부품은 아직 경쟁이 치열한 초기 시장이다. 그럼에도 LS가 유리한 이유는 명확하다. 전선·전력·소재·부품·제련·자동화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이미 보유한 상태에서 신사업을 얹고 있기 때문이다.

구자은 LS그룹 회장

구자은 회장이 낙점한 ‘CFE(무탄소 전력)’와 배터리, 그리고 AI 기반 제조 혁신은 단발성 구호가 아니라 그룹 전반의 투자와 조직 재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선 기업으로 출발한 LS가 ‘전력 인프라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는 과정은, 한국 제조업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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