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위기 가구 고령층 잇따라 숨진 채 발견

전남광주지역에서 또 사회적으로 고립된 고령층이 숨진 채 발견됐다.

위기 가구 고령층 잇따라 숨진 채 발견

위기 가구 고령층 잇따라 숨진 채 발견

고위험군 분류 안돼 치료·상담 소홀

지역 극단적 선택 61세 이상 36%

촘촘한 생명 안전망 구축 필요

2026년 08월 30일(일) 19:45

전남광주지역에서 또 사회적으로 고립된 고령층이 숨진 채 발견됐다.

배우자 돌봄 부담과 가족관계 단절 등으로 심리적 위기를 겪는 노인들이 잇따라 숨지면서 이들의 정서적 변화를 살피는 촘촘한 ‘생명 안전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광주서부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새벽 5시 50분께 전남광주시 서구 유촌동 한 아파트 단지에서 70대 여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자녀들과 떨어져 지내면서 요양병원에 입원한 남편을 오랫동안 홀로 돌봐 온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숨지기 전 우울증과 공황장애 등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 관할 지자체인 전남광주시 서구는 A씨를 복지 서비스 지원 대상자로 발굴하고도 ‘위기 징후’를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지난 6월부터 전남광주시 서구를 통해 ‘통합돌봄서비스’를 받기 시작해 지역 복지관과 연계한 반찬 지원, 말벗 등 복지 서비스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남편이 동거인으로 등록돼 있고 경제적으로도 취약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살·고독사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지 않아 치료나 전문 상담 등도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도 영광군 대마면의 한 주택에서 기초생활수급자 90대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B씨 역시 배우자가 수년 전부터 중증 치매로 요양병원에 입원하고 자녀를 먼저 떠나보내는 등 ‘위기 가구’의 전형이었으나, 관할 지자체는 B씨의 평소 행동에서 큰 어려움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례관리 대상에도 포함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발간한 ‘2026 자살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전남광주 지역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이들 1030명 가운데 61세 이상은 376명으로 36.5%에 달했다.

극단적 선택 동기는 신체적 질병 문제 137명(36.4%)가 가장 많았으며, 정신·정신과적 문제 135명(35.9%), 경제·생활 문제 49명(13.0%), 가족관계 문제 17명(4.5%) 등이 뒤를 이었다. 65세 이상 자살률(인구 10만명당 발생 건수)은 광주 40.4명, 전남 44.5명으로 전국 평균(37.9명)을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이미 행정에 의해 복지 수요가 발굴된 노인의 자살 사례가 나오면서, 발굴 이후 가정의 생활환경과 정서적 변화를 확인하는 지자체 관리 체계에도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이정서 조선이공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례관리 대상자를 최초 발굴한 이후 생활 환경 변화를 추적·관찰하지 않는 등 단발성 서비스에 머무는 ‘단절적 사후 관리’가 만든 비극”이라며 “지자체의 복지 서비스 제도를 전면 재점검하고 위기 가구에 생활지원과 정신건강 상담을 제공할 수 있는 전담 기구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준명 기자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