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가 보강된 온프레미스 AI서버.자료=여정현 필자 제공.
[이코리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부가 주최한 '2026월드IT쇼'가 모두 끝났다. 올해 행사에는 총 17개국 460개 기업이 참여하고 약70,000명의 참관객이 방문하여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하지만 코엑스의 D홀에는 급식 전시회가 개최되었고, 코엑스 2층의 The Platz는 텅텅비어 한국을 먹여살리는 반도체 전시회나 의료 전시회에는 미치지 못하였다.
마음AI의 휴머노이드 로봇. 자료=여정현 필자 제공.
올해의 전시회는 '생각을 넘어 행동으로: 인공지능(AI), 현실을 움직이다'라는 주제로 개최되었는데 로보틱스나 자율주행이 전시회에서 한층 강화되어 전시되었다. 한국기업 마음AI는 '로봇의 두뇌를 만드는 기업'을 목표로 하는데 올해는 4족 보행로봇 진도봇과 정교한 로봇팔을 전시했다. 마음AI의 로봇 중 일부는 중국계 기업이 제작한 것이지만 다양한 휴머노이드 로봇도 전시했다. 농기계로 유명한 대동도 올해 자율주행으로 움직이는 트랙터 등을 전시하여 참관객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대표적인 AI기업인 SK하이닉스도 올해는 전시장 안내 로봇을 입구에 배치했다. SK그룹은 ‘AI풀스택’을 자랑하며 대형 랙들과 무선 조종이 가능한 지게차들을 전시했다. SK가 강조한 AI 풀스택은 AI반도체(사피온/SK하이닉스), AI인프라(AI데이터센터), AI모델(AI전환), AI모바일 서비스를 SK가 모두 제공하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SK그룹은 전시회에서 자사가 개발한 다양한 어플들을 전시했다.
자체 로봇 플랫폼이 부족한 삼성전자는 대형 디스플레이에 구현된 가상인간을 전시장 전면에 내세워 사람을 대신하게 했다. 삼성전자는 130인치 마이크로RGB 디스플레이를 전면에 전시하며 디스플레이 강자임을 알렸다. 마이크로 RGB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초미세 RGB 소자를 기반으로 하는데 각 소자가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방식이며, 이를 개별적으로 정밀 제어하여 화질을 구현한다. 마이크로RGB는 별도의 백라이트가 필요한 LCD와 달리 소자를 직접 끄고 켤 수 있어 완벽한 블랙(True Black) 표현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깊이 있는 명암비와 섬세한 색상 표현력을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엘지그룹의 AI가 동행하는 생활공간. 자료=여정현 필자 제공.
디스플레이 기업인 LG그룹은 천정에 로프를 매달아 집단적으로 균형을 맞춘 디스플레이 제품군을 전시했고, 자사의 주력모델인 자율주행 플랫폼인 알파블을 전시했다. LG그룹의 알파블은 미래 자율주행을 선도하는 플랫폼을 지향한다. LG전자가 전시한 컨셉트카는 목적지에 따라 내부를 오피스, 영화관, 식당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기술이 핵심이다.
LG의 AI기술은 자율주행 경로상의 맛집을 추천하고 증강현실로 정보를 디스플레이에 투영할 수 있다. 탑승자의 현상태를 파악하여 조명과 온도, 시트마사지 등을 최적화하는 것도 LG의 컨셉트카가 추구하는 바이다.
LG그룹은 집주인이 등장하면 AI가 자동으로 온습도와 배경음악을 조절하고, 회의일정을 점검하고, 건물내 에너지를 절감하는 AI가 동행하는 가상의 생활공간을 소개하기도 했다.
스타트업인 밤플은 로봇손만을 전시하여 주목을 끌었다. 밤플은 손바닥과 손가락 마디 안에 초소형 모터를 직접 배치하여 인간의 손과 거의 동일한 크기를 유지하면서도 강력한 힘을 내도록 설계했다. 밤플의 로봇손은 손가락 끝에 정밀한 촉각 센서가 탑재되어 있어, 계란처럼 깨지기 쉬운 물체부터 무거운 공구까지 물체의 강도와 형태에 맞춰 악력을 조절할 수 있다. 또한 밤플은 엄지손가락을 포함한 5개 손가락이 독립적으로 움직여 가위질을 하거나, 펜을 잡고 글씨를 쓰는 등 복잡한 도구 조작이 가능하도록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SWM의 자율주행택시. 자료=여정현 필자 제공.
피지컬AI 부문에서 주목을 받은 또 다른 분야는 자율주행이었다. 강남에서 실제 운행 중인 에스더블유엠(SWM)과 자율주행 서비스 청사진을 발표한 카카오모빌리티가 특별히 부각되었다. SWM은 전시회에서 실제 강남 도심을 달리는 토레스 EV기반의 로보택시를 전시했다. 이 회사는 정해진 노선 없이 승객의 출발지와 목적지를 있는 '도어 투 도어(Door-to-Door)' 방식의 유상 운송 서비스를 이미 강남구에서 시연하고 있다.
이 회사는 레노버(Lenovo)와 공동 개발한 NVIDIA Thor칩을 탑재한 차세대 자율주행 플랫폼 AP-700도 소개했다. 제품은 약 2,000 TOPS의 연산 능력을 갖춰, 복잡한 도심 상황을 실시간으로 문제 없이 처리해준다.
택시호출앱으로 이미 각광을 받는 카카오모빌리티는 레벨4 자율주행에 대한 청사진을 내어 놓았다. 회사는 강남뿐만 아니라 송파, 서초 지역까지 자율주행 서비스를 확대 도입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사고나 돌발 상황에 AI가 맥락을 분석하지만, 관제센터에서 즉각 원격 개입할 수 있는 안전 시스템도 강조했다.
대동이 전시한 자율주행트랙터. 자료=여정현 필자 제공.
올해의 전시회는 이례적으로 어워드테크관과 글로벌관, 엔터테크관, K-AI반도체생태계관 등의 4개의 특별관이 설치되었다. 먼저 어워드테크관을 살펴보면 한국콘텐츠의 해외수출과정에서 필수적인 음원분리와 교체, 더빙, 자막을 자동화한 가우디오랩이 대통령상을 받았다. 최근의 전세계 리걸테크는 빠르게 변호사들의 일자리를 잠식하고 있는데 이미 다수의 변호사들은 겨우 월200만원을 힘겹게 버는 처지로 전락했다. 리걸테크에 AI를 도입한 로앤컴퍼니는 전시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올해 글로벌관에서는 캐나다와 터키, 키르기즈스탄 등의 투자유치부처가 출품하여 한국의 IT기업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가상 K-POP콘서트 업체들이 출품했는데, 참관객들이 HMD를 장착하면 다양한 콘서트 실황을 보다 실감나게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K-AI 반도체 생태계관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팹리스(Fabless) 기업들이 총출동하여 국산 AI 반도체의 기술력을 뽐냈다. 특히 엔비디아(NVIDIA) 등 글로벌 기업의 GPU를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추론 및 학습 전용 AI 가속기들이 관람객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리벨리온은 Rebel, 푸리오사는 레니게이드, 모빌린트는 MLA100, 딥엑스는 DX-V1, 하이퍼엑셀은 LPU를 선보였는데 한국을 대표하는 AI가속기들의 대부분이 소개되었다.
다양한 중소기업들도 GPU가 보강된 AI서버들을 전시했다. 발열이 많은 AI서버들을 위한 액침냉각장치들도 최근 AI전시회에 빠지지 않는 제품들이다. 단일랙에 다양한 냉각장치를 결합한 AI제품들도 다수 등장했는데 대당 가격이 2억원을 넘었다. 과거 단순한 프린터를 만들던 브라더는 올해는 3차원 바코드를 읽어 제품마다 다른 처리를 진행하는 정교한 산업시스템을 전시했다.
MOSA(Modular Open Systems Approach) 플랫폼은 국방 및 항공우주 분야에서 무기 체계의 유연성과 확장성을 극대화하는 개방형 아키텍처 방식이다. 모사는 단일 부품이나 시스템을 특정 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표준화된 인터페이스를 통해 다양한 모듈을 자유롭게 조합하고 교체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 우크라이나전쟁과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한국의 방산업체들이 주가를 높이고 있는데 다양한 모사(Mosa)제품들도 전시회를 빛냈다.
2026월드IT쇼는 그 막을 내렸는데 전시회는 AI가 화면 속의 '지능'을 넘어 우리 삶의 물리적 공간과 산업 현장을 제어하는 '행동하는 지능'으로 이미 진화했음을 선포하는 자리가 되었다. 전시회는 여러 한국 기업들이 AI가속기부터 피지컬 로봇, 자율주행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생태계의 핵심 공급자로서 활동하고 있음을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필자 소개] 여정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대우그룹 회장비서실에서 근무했으며, 안양대 평생교육원 강사, 국회사무처 비서관 등을 지냈다.
여정현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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