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병훈 의원 “적은 보험료 장기간 내지 못한 세대, 고의·고액 체납자와 다르게 관리해야”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소병훈 의원실 제공
[주간한국 김동용 기자]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가운데 월 산정보험료가 5만원 이하인데도 6개월 이상 보험료를 내지 못한 세대가 68만 7000세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19만 8000세대는 3년 넘게 체납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긴급복지지원 대상 체납자의 압류·추심 등을 유예하는 체납처분 유예 신청은 제도 시행 이후 170건에 그쳤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7월 기준 지역가입자 가운데 건강보험료를 6개월 이상 체납하면서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세대는 92만 5000세대, 체납액은 1조 5458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월 보험료가 5만원 이하인 세대는 68만 7000세대로 전체 장기체납 세대의 74.3%를 차지했다. 이들의 체납액은 8652억원으로 전체 체납액의 56.0%였다.
월 보험료 5만원 이하 장기체납 세대는 2023년 69만 9000세대, 2024년 71만 8000 세대, 2025년 69만 3000세대, 2026년(7월) 68만 7000세대로 매년 70만 세대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일시적인 경기 변동에 따른 체납이라기보다 적은 보험료도 장기간 내기 어려운 세대가 구조적으로 누적되고 있는 것이다.
월 보험료 5만원 이하 장기체납 세대 가운데 건강보험료 부과자료상 연소득이 100만원 이하인 세대는 49만 세대로 71.3%에 달했다. 이들의 체납액은 6255억원이었다.
다만 공단의 확인소득은 건강보험료 부과에 반영된 소득으로, 실제 가구의 전체 소득이나 경제상황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체납기간이 37개월 이상인 세대는 19만 8000세대로 월 보험료 5만원 이하 장기체납 세대의 28.8%를 차지했다. 이들의 체납액은 5979억원으로 월 보험료 5만원 이하 세대 전체 체납액의 69.1%에 달했다. 체납기간이 길어질수록 보험료와 연체금이 누적돼 자력으로 체납 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지는 구조다.
저소득 체납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분할납부제도도 상당수가 중도에 탈락하고 있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분할납부 신청·승인 세대의 60% 이상이 중도 취소됐다. 공단은 취소 사례 대부분이 분할보험료 6회분을 납부하지 못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공단은 2024년 9월부터 최저보험료 부과 세대가 월별 체납보험료의 절반 이상을 최대 24회까지 나눠 낼 수 있도록 제도를 완화했다. 그러나 시행 이후 신청은 3861건에 그쳤다. 월 보험료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세대가 새로 부과되는 보험료와 기존 체납보험료를 함께 부담하다가 다시 체납 상태로 돌아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월 보험료 5만원 이하 장기체납 세대와 관련한 압류 물건은 2026년 8월 기준 12만5249건이었다. 자동차가 7만 491건으로 전체의 56.3%를 차지했고, 예금 3만 3074건, 부동산 1만 7362건, 카드매출·국세환급금·임금 등 기타 재산 4322건이었다.
이는 압류 세대 수가 아니라 압류된 재산의 물건 수다. 동일 세대의 자동차와 예금 등이 각각 집계됐을 수 있어 실제 압류 세대 수와 압류 후 체납을 해소한 세대 수는 확인되지 않았다.
긴급복지지원 대상 체납자의 압류·추심 등을 유예하는 체납처분 유예제도는 2024년 7월 시행 이후 2026년 8월까지 신청이 170건에 그쳤다.
소병훈 의원은 “지역가입 장기체납 세대 4곳 중 3곳은 월 보험료가 5만원 이하이고, 19만 8000세대는 3년 넘게 체납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적은 보험료조차 장기간 내지 못한 세대를 고의·고액 체납자와 같은 방식으로 관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분할납부를 신청한 세대의 60% 이상이 다시 탈락하고, 제도를 완화했는데도 신청이 3861건에 그쳤다면 현행 지원방식이 체납자의 납부 능력과 맞지 않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 의원은 “생계유지에 필요한 자동차와 예금을 압류하기 전에 복지 위기가구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며 “소득·재산·체납기간을 종합해 생계형 체납자를 선별하고, 분할납부 조건 완화와 체납처분 유예, 지방자치단체 긴급복지 지원을 연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용 기자 dy0728@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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