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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원장 선임 절차 하세월에 전기연구원 난처

한국전기연구원은 올해 창립 50년을 맞은 국책 연구기관이다. 지난 9일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KERI 창립 50주년 전문가 포럼’에서 김남균(가운데) 원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원장 선임 절차 하세월에 전기연구원 난처

■전기연구원 6개월째 새 원장 못 뽑은 이유

선임 권한 있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전임 원장 임기 지나고서야 공모 시작

절차 진행 하세월 속에 그마저도 재공모

연구원 중장기 프로젝트 빠른 대응 한계

“내용 자세히 알지 못해” 무책임한 답만

한국전기연구원은 올해 창립 50년을 맞은 국책 연구기관이다. 지난 9일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KERI 창립 50주년 전문가 포럼’에서 김남균(가운데) 원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전기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이 6개월 가까이 새 원장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다. 선임 주체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라는 곳이다. 이 기관은 전임자 임기 만료 후에야 공모에 들어갔고 이후에도 무려 반년을 허비했다. 무책임한 행정 탓에 국책 연구기관은 중장기 연구 계획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1976년 정부 출연 연구 기관으로 설립돼 전력·전기 분야 브레인으로 자리 잡았다. 창원에 본원을, 경기 안산·의왕에 분원을 두고 있다.

전기연구원장은 임기 3년에 연임할 수 있다. 김남균 원장은 15대 직을 맡아 연임 없이 올해 1월 12일 임기 완료 예정이었다. 하지만 6개월 지난 지금도 직을 유지하고 있다. 후임 선임 절차가 ‘하세월’이기 때문이다.

원장 선임 권한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 있다. 이 기관은 과학기술 분야 정부 출연 연구 기관을 지원·관리한다. 이곳은 전기연구원을 비롯해 한국재료연구원 등 23개 연구 기관장 임명·해임 권한을 두고 있다. 기계공학자이자 국회의원 출신인 김영식 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전기연구원장 응모 자격 기준은 △해당 분야 연구개발에 관한 전문 경력, 탁월한 연구 실적, 전공 등을 보유한 사람 △해당 연구 기관의 경영 혁신에 대한 정책을 제시하고 적극 추진할 역량을 보유한 사람 등이다. ‘정당 소속자 제외’ 말고는 크게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제출 서류는 기본적인 것 외에 △연구 기관 경영 혁신 및 운영 방안에 대한 소견서(A4 5매 내외) △주요 업적 및 경력 소개서(A4 5매 내외) △연구 실적 현황 등이다.

한국전기연구원장 선임 상황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지난 1월 29일에 새 전기연구원장 공모를 공고했다. 이는 김 원장 임기 완료 17일 지난 시점이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2월 12일 서류를 마감했다. 이후 50일가량 지난 4월 2일 원장 후보자 심사위원회를 열어 3인을 이사회에 추천했다. 후보자는 △김석주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김응상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김호민 제주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였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또 그로부터 석 달 지난 이달 10일에서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원장 선임 안건을 다뤘다. 이사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부·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을 당연직 이사로 하는 등 20인 이내로 구성해 있다. 투표 결과 선임 요건인 재적 이사 과반 득표 기준을 충족한 후보자는 없었다.

국방과학기술연구회는 재공모를 진행하기로 했다. 공고 시점은 15일로 계획돼 있다. 앞선 속도대로라면 올해 연말 혹은 내년 초에야 새 원장 선임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도내 연구개발 업계 종사자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이번뿐만 아니라 다른 연구기관에서도 대부분 전임자 임기를 훌쩍 넘겨서야 새 원장을 뽑는다”라고 지적했다.

전기연구원은 현재 김남균 원장 체제를 한시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올해 3월 출연연구기관 관련 정관을 개정했다. 전임 임기 만료 후에도 새 기관장을 선임하지 못할 때 부원장이 직무대행을 맡게 했다. 김 원장은 올해 1월 12일 임기 만료였기에 기존 정관 적용으로 직을 계속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임시 체제에 가까워 연구개발 중장기 비전 마련에서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특히 지금 정부에서는 연구과제중심제(PBS) 단계적 폐지, 에너지 고속도로 및 AI 전력소 추진 등 대형 정책·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급변하는 상황에서 수개월은 매우 긴 시간이다.

전기연구원 관계자는 “중장기적인 발전 측면과 발 빠른 대응에서는 아쉬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라고 전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분위기다. 홍보팀 관계자는 전임 원장 임기 완료 후 공모 진행에 관해 “23개 기관을 다루다 보니 그 이유까지는 세세히 알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공고 이후 수개월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이유에서는 “인사 검증 과정에서 여러 가지 확인할 내용이 많다”라고 밝혔다. 해당 기관 경영 공백 관련해서는 “특별히 드릴 말이 없다”라고 말했다.

/남석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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