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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보호무역 정책이 본격화되고 있다. 핵심은 관세다. 중국을 겨냥한 고율 관세는 이미 국제 경제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으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역시 그 충격에서 자유롭지 않다. 한국 상업용 빌딩 시장도 마찬가지다.
관세 충격은 무역 통계에 그치지 않는다. 기업 실적을 악화시키고, 투자 여력을 줄이며, 결국 부동산 시장의 수요 기반을 흔든다. 한국 수출의 핵심 품목인 반도체·자동차·철강이 미중 무역 갈등의 직격탄을 맞으면, 해당 기업들이 임차하는 오피스 면적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경기 위축은 공실률 상승과 거래량 감소로 이어진다. 이는 과거 사례가 이미 증명하고 있다.
한국 빌딩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역할은 적지 않다. 서울 도심업무지구(CBD)·강남업무지구(GBD)의 대형 오피스 거래는 상당 부분 글로벌 자본이 주도해왔다. 그러나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는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투자 자금이 자국으로 회귀하는 '리쇼어링(reshoring)'를 자극한다. 미국 내 고수익 자산의 매력이 높아지면, 한국 시장을 향한 외국인 자금은 빠져나갈 수 있다. 대형 빌딩 거래 시장의 위축이 우려되는 이유다.
오피스 임대료는 기업 실적과 직결된다. 수출 기업들이 관세 충격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 임대 면적 축소나 이전 압력이 커진다. 소비 위축은 상가 빌딩의 공실률을 높이고, 임대 수익의 안정성을 떨어뜨린다. 임대 수익을 보고 투자에 나선 수익형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이는 직접적인 타격이다.
철강·알루미늄 등 주요 건설 자재가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 경우, 국내 건축 비용은 상승한다. 개발 마진이 줄면 신규 프로젝트는 연기되거나 축소된다. 공급이 줄면 기존 빌딩의 희소성은 높아지지만, 시장 전체의 활력은 떨어진다. 단기 호재처럼 보이는 공급 감소가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경쟁력 약화로 귀결될 수 있다.
모든 전망이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실물 자산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주식·채권 등 금융 자산의 변동성이 확대될 때, 안정적 임대 수익을 제공하는 빌딩은 방어적 투자처로 부각된다. 프라임 오피스와 핵심 상권 내 자산은 이런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가치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금리 정책과 외환 안정화 조치는 기본이다. 공실률 확대를 막기 위한 임대료 지원이나 중소 상가 보호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해외 투자자를 유인하기 위한 세제 혜택이나 규제 완화도 선택지 중 하나다. 위기를 계기로 지방 거점 도시 빌딩 시장으로의 투자 분산을 유도하는 정책도 중장기적으로 의미 있다.
트럼프 관세는 한국 빌딩 시장에 복합적인 충격을 예고하고 있다. 외국인 자본 이탈, 기업 임차 수요 감소, 공실률 상승이 맞물리면 시장 조정은 피하기 어렵다. 다만 빌딩은 여전히 실물 자산으로서의 본질적 가치를 갖고 있다. 변화의 방향을 냉정하게 읽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투자자와 정책 결정자만이 이 국면을 기회로 전환할 수 있다.
성지환 원빌딩 매매사업부 1본부 60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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