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울산의 공유재산, 최고가만이 답은 아니다

지방자치단체가 가진 공유재산을 빌려줄 때 가장 높은 임대료를 써낸 곳을 고르는 것이 언제나 시민에게 가장 큰 이익이 되는지 생각해보자는 글이었다. 임대료뿐 아니라 일자리와 지역경제, 시민에게 돌아가는 가치도 함께 봐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울산의 공유재산, 최고가만이 답은 아니다

구글 선호출처 추가

변의현 사회적기업 ㈜우시산 대표

얼마 전 '시민의 재산에는 임대료보다 더 큰 가치가 있다'는 제목의 글을 실은 적이 있다.(울산신문 2026년 8월 25일자 14면)

지방자치단체가 가진 공유재산을 빌려줄 때 가장 높은 임대료를 써낸 곳을 고르는 것이 언제나 시민에게 가장 큰 이익이 되는지 생각해보자는 글이었다. 임대료뿐 아니라 일자리와 지역경제, 시민에게 돌아가는 가치도 함께 봐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필자가 과거 운영했던 장생포 고래박물관 기념품점을 떠올려본다.

처음에는 단순히 고래 모양의 기념품을 파는 공간이었다. 그러다 지역 작가와 청년들과 함께 만든 고래 캐릭터가 인형과 가방, 생활용품이 됐다.

찾는 사람이 늘면서 일자리도 생겼다. 고래 뱃속에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온다는 이야기를 접하면서 버려지는 페트병에 관심을 갖게 됐다. 바다로 흘러갈 수도 있는 페트병으로 고래 인형의 속을 채워보자는 생각이었다.

귀신고래를 본떠 만든 캐릭터 '별까루'에는 장생포 앞바다에 귀신고래가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폐페트병은 재생 솜과 원단이 돼 인형과 가방을 만드는 데 쓰였다.

박물관에서는 발달장애인 송종구 작가의 멸종위기 바다생물 작품 전시도 열었다.

그의 그림을 활용한 제품이 기념품점에서 판매됐고, 제품을 만드는 일에는 다른 발달장애인들도 참여했다. 그 공간의 가치를 임대료만으로 계산했다면 이런 일들은 어디에 적어 넣어야 할까.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있다. 국립울진해양과학관은 울진시니어클럽과 함께 '파도소리 오션마켓'을 운영한다.

지역 어르신들이 음료와 간식, 지역 특산물을 팔며 관람객을 맞는다. 관람객에게 필요한 매점이 어르신들의 일터가 되고, 지역 상품을 파는 곳도 됐다.

국가가 가진 국유재산을 빌려주는 방식도 달라졌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지난 10월 1일 서울과 경기, 제주의 유휴 국유건물 네 곳을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등에 빌려주는 입찰 계획을 밝혔다.

지난 6월 국유재산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연간 임대료는 재산가액의 1%로 정했다. 사용자는 자격을 갖춘 참여자 가운데 추첨으로 고른다.

울산의 공유재산은 어떤가. 울산에는 공공청사와 관광·문화시설 등 많은 공유재산이 있다. 모든 공간을 사회적기업에 주거나 임대료를 받지 말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임대료도 시민에게 돌아갈 중요한 수입이다. 공공재산은 쓰임이 제각각이다. 관광을 위한 공간이라면 관광을 살리는 사람이, 일자리를 위한 공간이라면 실제 일자리를 만드는 사람이 잘 써야 한다. 임대료 액수만 봐서는 누가 그 일을 잘할지 알기 어렵다.

운영자를 고를 때는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지역 기업과 어떻게 협력할지, 시민에게 어떤 도움이 될지도 함께 살펴보자.

선정 기준은 미리 공개하고, 운영을 맡긴 뒤에도 약속한 일을 실제로 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울산의 공유재산이라면 '가장 비싸게'보다 '가장 잘 쓰이게' 하는 쪽을 더 고민했으면 한다.

변의현 사회적기업 ㈜우시산 대표

변의현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