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정부의 영재학교 설립 공모와 관련, 울산교육청이 '울산과학고 전환을 통한 영재학교 신설 불가' 입장을 고수하는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자칫 지역에 영재학교 설립이 무산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울산과학고 유지를 고집하는 데는 '지역인재 양성 기회 축소 및 지역인재 유출 우려'가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본보 8월 5일·11일·14일 보도)
14일 울산교육청에 따르면, 오는 10월 16일까지 실시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과학기술원 부설 영재학교 지정·전환 공모'의 신청 조건은 학교 신설이 아니라, △1안 기존 과학고 전환 △2안 기존 일반/특성화고 전환으로 영재학교를 설립하는 방안이다. 영재학교를 새로 짓는 방식이 아닌 기존 고등학교를 전환하는 방식인데, 과학고를 전환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울산교육청은 울산과학고 전환을 통한 영재학교 설립에는 불가하다는 입장인데, 그 이유로 울산에 한 곳밖에 없는 울산과학고를 없애고 전국 선발형 영재학교 운영은 지역인재 육성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지역인재 육성 측면에서 보더라도, 영재학교는 과기부 지침(30~50%)에 따라 정원 60명 기준 울산학생은 최소 18명(30%)에서 최대 30명(50%)만 보장받는다. 하지만 울산과학고는 70명 정원 모두 울산학생들로만 구성되는 특목고다.
또 울산과학고를 영재학교로 전환할 경우, 지역 공립교육 자산 유실도 발생한다. 울산과학고는 건물과 부지, 물품 등이 울산교육청 즉 울산시민의 공공재산으로 운영되지만 영재학교는 과학기술원에 기부채납을 통해 이관 운영되는 교육기관이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에 대한 기회도 울산과학고와 영재학교의 차이는 크다.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모집정원 20% 이상 선발하는 것이 법적 의무인 울산과학고는 자체 규정에 따라 국가유공자 자녀 모집도 정원의 3% 이내 추가로 선발하고 있다. 반면 영재학교는 사회통합전형 실시 여부와 규모가 학교 자율에 맡겨지면서 지역 내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학생·국가유공자 자녀의 입학 기회에 대한 제도적 보장이 약화될 우려가 존재한다.
초·중·고 연계 지역 인재 육성 차원에서도 울산과학고는 학생·교사가 울산 지역 초등(동아리 재능기부)·중학교(과학체험·진로탐색 캠프)·고교(질문한마당) 학생을 직접 가르치고 이끄는 지역 과학교육의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영재학교는 전국 단위로 선발한 학생을 UNIST가 자체 운영함으로써 울산지역 초·중·고와의 연계 의무가 없어 울산학생이 참여하는 프로그램 축소·중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인공지능(AI) 분야 특화 교육을 위한 영재학교이지만, 울산과학고도 2025년 약 100억원을 투입해 실험동 개관 등 신규 인프라 구축에 나섰고, R&E·STEAM·AI 특화과정을 운영하며, 2028년 입시 AI 전형 도입 예정이다.
울산교육청 관계자는 "지역 인재 육성과 교육 불균형 해소 차원에서 추진되는 이번 정부 공모에 응한다는게 기본 입장이나, 울산에 한 곳밖에 없는 울산과학고를 없애고 전국 선발형 영재학교 운영은 지역 인재육성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면서 "울산과학고 존속할 경우, 울산과학고 폐교 및 영재학교 설립 등의 장단점, 지역사회 이익 유무 등을 잘 따져서 울산시, 유니스트와 협의하고 지역사회 여론 수렴을 거쳐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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