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겸 울산시장이 5개 구·군을 순회하며 진행한 '울산 온(ON) 미팅'이 두 달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약 3,400명의 시민이 참여하고 170여건의 건의 사항이 쏟아진 이번 행사는 시장이 직접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하다. 하지만 진정한 성공 여부는 지금부터다. 이 수많은 목소리가 컴퓨터 속 보고서로 남느냐, 아니면 시민의 삶을 바꾸는 정책으로 부활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번 미팅에서 나온 건의 사항들은 울산의 오늘과 내일을 관통하는 절실한 과제들이다. 중구의 AI 스타트업 지원 요청이나 동구의 AI 난자 안심 보관 도시 제안은 울산이 '제조업 도시'를 넘어 '미래 혁신 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청년들의 외침이다.
울산시는 이번에 접수된 170여건의 건의 사항에 대해 '희망 고문'이 아닌 '실질적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 지자체장이 시민을 만나는 행사가 '보여주기식' 일회성 이벤트로 전락하는 사례를 우리는 과거에 수없이 봐왔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검토하겠다"는 답변으로 환호를 받지만, 지나고 나면 예산과 규정의 벽에 부딪혀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번 '온 미팅' 역시 그런 전철을 밟는다면, 시민들의 기대는 더 큰 불신과 실망으로 돌아올 것이다.
당장 실행 가능한 사업은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예산이나 법적 절차가 필요한 중장기 과제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현행 2년인 신혼부부 주거 지원을 5년으로 늘려달라는 요청처럼 저출생 대책과 직결된 사안은 시정 우선 순위에 두고 파격적인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
'온(ON) 미팅'의 이름처럼 시민들의 목소리에 울산시의 정책 엔진이 언제나 '켜져(ON)' 있어야 한다. 자치단체장이 직접 발로 뛴 진정성이 빛을 발하려면, 행정력이 뒷받침된 결과물로 증명해야 한다. 불통의 벽을 허물고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진정한 '소통 창구'로서 '온 미팅'이 울산 행정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길 기대한다.
울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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