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완식 박사·세계생활체육연맹(TAFISA) 이사·TAFISA Korea 회장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는 울산에 찾아온 역사적 기회다. 산업수도 울산이 세계적인 정원도시로 도약하는 무대이며, 울산의 새로운 미래를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는 먼저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울산은 과연 세계인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필자는 우선 그 답을 교통에서 찾고자 한다.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끈 대표 도시다. 세계적인 조선소와 자동차 공장, 석유화학단지를 품고 있으며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상징으로 성장해 왔다. 하지만 교통만큼은 여전히 자동차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다. 시민들의 승용차 의존도는 높고 대중교통 이용률은 낮다. 시민들에게는 익숙한 일상이지만 외부 방문객에게는 상당한 불편으로 다가온다.
서울에서 KTX를 타고 울산역에 도착한 관광객을 생각해 보자. 울산역에 내리는 순간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기대감이 아니라 막막함일 수 있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떤 버스를 타야 하는지,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쉽게 알기 어렵다. 부산에서 동해선을 타고 태화강역에 도착한 방문객도 마찬가지다. 태화강 국가정원과 대왕암공원, 장생포, 영남알프스 등 훌륭한 관광자원이 있지만 이를 연결하는 교통체계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부산에는 도시철도가 있고 대구에도 도시철도가 있다. 그러나 울산은 아직 도시철도가 없다. 울산의 트램 건설사업에 대해서도 김상욱 울산시장 당선인이 전면 재검토를 공식화함으로써 추진 방향조차 불확실한 상황이다. 국제정원박람회 이전에 모든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사치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장기계획만이 아니다. 시민과 관광객이 즉시 체감할 수 있는 교통혁신이다.
필자는 첫 번째 과제로 울산역과 태화강역을 연결하는 직행 수소버스 체계를 제안한다. 울산역-신복로터리-삼산동-태화강역을 잇는 고빈도 직행노선은 울산의 지상철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10분 간격 운행만 가능해도 시민과 관광객의 이동 편의성은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이다. 두 번째는 북구와 울산공항, 태화강역을 연결하는 순환 수소버스 체계다. 북구에서 공항을 거쳐 태화강역으로 이어지는 노선은 시민 생활교통망은 물론 국제행사 기간 관광객 수송의 핵심축이 될 수 있다. 세 번째는 통합환승체계 구축이다. 울산역과 태화강역, 시내버스와 광역교통망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해야 한다. 관광객이 교통수단을 고민하는 도시가 아니라 목적지만 선택하면 되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걷기다. 정원박람회는 자동차를 위한 행사가 아니다. 사람이 걷고, 머물고, 즐기는 행사다. 아무리 아름다운 정원을 조성하더라도 걷기 불편한 도시라면 국제행사의 성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역에서 공원까지, 버스정류장에서 상권까지, 강변에서 문화공간까지.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어야 한다.
울산은 오랫동안 산업과 생산의 효율성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이제는 시민의 삶의 질과 도시의 품격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 자동차 중심 도시에서 사람 중심 도시로. 그것이 울산 대개조의 출발점이다.
교통 대개조의 목표는 단순히 철도를 건설하는 데 있지 않다. 사람의 이동을 편리하게 만들고, 도시를 더 걷기 좋게 만들고, 더 많은 사람들이 머물고 싶은 도시로 만드는 데 있다. 2028 국제정원박람회는 울산이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트램은 미래의 과제다. 그러나 울산역과 태화강역을 연결하고, 수소버스 중심의 친환경 교통망을 구축하고, 시민과 관광객이 걷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 일은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다. 국제정원박람회의 성공은 꽃과 나무에서만 결정되지 않는다. 사람이 얼마나 편하게 이동하고, 얼마나 즐겁게 걸을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교통 대개조는 결국 사람 대개조이며 도시 대개조다. 그리고 그 변화는 시민의 발걸음에서 시작된다. 울산, 정원을 걷고 세계를 품다. 홍완식 박사·세계생활체육연맹 이사·TAFISA Korea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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